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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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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아에몬드 입 안에 와인을 조금 머금은 채로 허니에게 온 편지들을 자기가 먼저 읽고 있었겠지. 별다른 이야기 없이 평범한 내용이라 허니에게 전해줘도 괜찮겠다 싶어서 남은 와인을 단숨에 비우고 편지를 잡아 잘 준비를 마친 허니 뒤로 다가갔을 것 같다. 허니 의자에서 일어나서 뒤 돌자 아에몬드가 편지들 내밀고 있어서 미소지으며 그거 받아들으려다 아에몬드가 갑자기 손 뒤로 빼는 바람에 편지 끄트머리 잡지도 못했겠지.
어째 아에몬드 자기보다 편지를 더 반기는 것 같아 괜히 허니가 팔 뻗어가며 편지 잡으려고 하면 손을 더 높게 들어 잠시 그렇게 놀려 먹었다가... 허니가 입술 깨물며 자기 올려다보면 즐거운 걸 못 숨기고 웃었다가 손 느리게 내렸음. 하지만 허니 편지 만지작 거렸다가 발 힘껏 들어서 아에몬드 입술에 살며시 자기 입술 겹쳤겠지. 살짝 스치는 정도로만.
아직 남아있는 옅은 와인 향에 허니 숨 크게 들이마시면 아에몬드 머리로 꾹 누르는 것처럼 허니 입에 입 맞추고서 그제야 옷 벗기 시작했겠지. 허니 손길에 의해서 머리가 풀려지면 아에몬드 침대에서 허니가 손으로 자기 머리카락 빗어내리는 손길 느끼는데 허니가 아직도 와인 향이 나는 것 같다고 하면 아에몬드 가볍게 웃었고 안대까지 벗은 후에는 촛불이 꺼지는 동시에 둘의 고른 숨소리만 침실에 울려 퍼지고 있었을 듯.
평민이기도 했지만 조금 시끄러운 성 안에서도 조금 떨어진 농가에서 자란지라 허니 술에 대해서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그래도 가끔 아에몬드의 얼굴에서 잔잔히 맡아지는 향긋함은 알고 있었고 만찬 자리에서 나오면 한모금 정도는 마셔봤을 것 같다. 몇 번 마셔보니 자기 취향이 아닌 건 바로 알았지만. 씁쓸한 맛에 미간을 찌푸린 허니 얼굴을 보고 아에곤이 따라하며 놀리기도 했어서 허니 딱히 그렇게 더 궁금해 하진 않았고...
그렇지만 아에곤이 선물이랍시고 과실주를 잔뜩 보내주면 허니 어...하며 수많은 병 앞에서 뒷짐지고서 몸 숙여 호기심에 바라봤겠지... 시종을 향해 뒤 돌고서 이거... 쓴 맛 나는 건가요? 하면 그런거보단 아주 가벼울거라고 하는 말에 허니 정말 궁금해서 딱 한 병만 받아들어 방 안에 두고 잔을 가져와서 그걸 마셔봤는데..
그래서 그걸 말리지도 않았다..
아에몬드 어쩐일로 허니가 자기 전에 입는 편한 옷 차림새가 아닌 모습으로 있으면 그냥 자길 늦게까지 기다렸나 싶어 미소 짓긴 했으나 금방 가까이서 보니까.... 딱 고주망태 상태로 있는거지. 기가 차단 식으로 한숨 뱉었으나 그 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눈은 다 감긴채로 비틀거리며 서있는 걸 보고 아에몬드 시종들 돌아보니까 말릴 수가 없었다고 하는 말에 나지막하게 저리 말했다가 죄송하다고 비는 소리에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아 눈 감은채로 잠시 미간 찌푸렸음.
달콤하게 입 안을 감싸는 맛에 허니 계속해서 홀짝거렸고 그렇게 취해버렸지만 고작 반 병도 비우지 않았음. 따지자면 세 잔쯤... 처음엔 잘 몰랐다가 몸이 붕 뜨는 듯 몽롱해지면 그때서야 아... 하면서 잔 내려뒀지만 아에몬드 들어올 쯤이면 취기가 올라서 똑바로 서있기도 힘들어 하는 중이었겠지... 아에몬드 목숨 구걸하는 목소리들 듣다가 입 열어서 명령 내리려는 순간 자기 입이 틀어 막히면 눈 날카롭게 떴고
허니 손이 자기 입 막고 있으면 아에몬드 이 상황은 또 뭘까... 하며 허니 손 잡아 내리려다 허니가 한 손 또 들어서 두 손으로 입 막으면 아에몬드 허니 손목 잡아 쥐어서 손 내리는데 그거 지켜 보는 시종들만 헉. 하면서 숨죽이고 있었겠지. 허니 하지만 거기서 안 멈추고 잡혀 내린 손 다시 올려서 아에몬드 뺨 양 손으로 찹. 소리 나도록 꽉 잡고는 그만..!.. 좀! 하는데 아에몬드 눈 조금 크게 떠졌고 허니 그 손으로 아에몬드 얼굴을 꼭 빵 반죽 주무르듯 만지기 시작했음. 무섭게..굴지..좀 말아..요!
매일.. 눈을 이렇게...뜨고..있어...
허니 아에몬드 눈꼬리 손가락으로 밀어 올렸다가 아랫눈꺼풀도 당기듯 쭈욱 내리는데 아에몬드 처음 겪는 상황에 얼빠진 채 가만히 있으면 허니 아에몬드 얼굴 다시 주무르겠지. 여기도.. 이렇게 올리면.. 좋은데.. 하더니 입꼬리도 잡아 쭈욱 올려버리면 시종들 중 한명 웃음참는 소리 나는데 아에몬드 눈만 그 쪽으로 돌아가면 다시 쥐죽은 듯 조용해졌음.
여러번 찹.찹. 거리는 소리가 고요한 실내에 퍼져나가면 아에몬드 결국 한숨 내쉬었고 허니 아에몬드 얼굴에서 손 떼고는 은발 머리카락 끄트머리를 꼭 실 잡아당기듯 조금씩 잡아서 당기는데 아에몬드 이마에 핏줄 솟아오르기 직전으로 턱에 힘 주고서 간신히 다들 나가. 하면 그제야 살았다 하면서 다들 나간거지. 문 닫히는 소리가 나는 동시에 아에몬드 허니 팔 윗쪽 양손으로 꽉 움켜잡았다가
딱.
소리 나게 또 딱밤 갈겨버렸음. 허니 그럼 이마 손으로 감쌌다가 씩씩거리더니... 아에몬드 코 손으로 잡아버렸을 것 같다. 아에몬드 그럼 이거 안 놓지. 하고 눈 무섭게 뜨며 나지막하게 말하는데 허니 기어코 아에몬드 이마에 똑같이 손가락 튕기면 아에몬드 천장 보면서 하. 하는 소리 크게 냈음.
조금만..마음에 안 들면... 이마에 구멍 뚫려요..! 이러다!
허니 그동안 딱밤맞은 서러움 술김에 다 토해내면 아에몬드 얼굴 손으로 쓸고서 허니 보면서 저걸 어떡하지... 하는데 허니 갑자기 피곤하다고 그대로 침대로 올라가면 아에몬드 손에 낀 장갑 벗으면서 허니 따라갔겠지. 잘..거야. 하고 아에몬드 손길 뿌리치던 허니 근처로 머리 장식이며 이것저것 떨어지는데 그거 아에몬드가 다 빼내는 중이었음. 옷이야 많이 벗겨봤으니 보지도 않고 능숙하게 끈 풀어내고 단추 풀어내는데 그런 아에몬드에게 허니 한다는 말이...
이... 호색한... 같으니라고...
이런거면 아에몬드 이젠 화도 안나고 그저 기가차서 한숨만 내쉬면서 허니 옷차림이 가벼워지자 마자 그대로 툭 밀어서 눕게 해버리고는 손에 쥔 장신구들은 대강 던지듯 아무데나 두고 이불 끙끙거리며 끌어당기는 허니 보면서 안대 신경질적으로 잡아 벗어서 떨어트렸음. 거의 다 감긴 눈 깜빡이던 허니 그래도 아에몬드가 침대 위로 올라올 때까지 기다렸고 좀 전에 호색한이라고 한 건 생각도 안 나는지 아에몬드가 또 눈에 들어오면
냉큼 안겨서는 매일 늦게나 오고... 오면..화 내거나... 잔소리만 하고... 중얼중얼 거리는데 아에몬드 부인, 그토록 싫다면 좀 놔주시지. 하고 이죽거리며 자기 어깨에 걸쳐진 허니 팔 잡아 내리려고 했겠지. 하지만 허니 그건 또 싫은지 안겨있는데 아에몬드 내일 단단히 버릇을 고쳐놔야, 하는 순간 허니가 다시 입 열었을 것 같다. 조금 전이랑 다르게 너무나도 가라앉은 목소리로.
또.. 꿈을 꿨어요.
한동안 안 꿨는데. 또.. 당신 닮은 아이가 나와서.. 허니 물기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하면 아에몬드 생각치도 못한 말에 허니 등 손으로 감쌌을 것 같다. 허니 그럼 아에몬드 목덜미에 얼굴 기댄채로 말했겠지. 너무..예뻤는데. 당신 눈하고 똑같은 눈을 하고 있었어..... 허니 그러더니 안 보고도 손 뻗어서 아에몬드 사파이어 박힌 눈가 더듬었을듯.
하나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그 두 눈이 너무...너무,
그만해.
네 잘못 아니니까. 아에몬드 허니 말 더 못하게 하면 허니 고개 끄덕이는데 아에몬드 어느샌가 허니 숨막히도록 끌어안고 있었고 허니 그렇게 거의 처음으로 아에몬드에게 꿈 이야기를 하다가 순식간에 잠들었을 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허니 깨질듯이 아픈 머리 감싸며 일어났는데 해는 이미 뜬 지 오래고 침대 옆도 비워진지 오래였어서... 잠깐 기억 더듬다가,
미쳤나봐... 하고 자기 머리 쥐어짰을 것 같다. 아에몬드 얼굴 주무르고 별 말을 다 했던 게 떠오르면 허니 침대 위에서 이불 발로 차면서 벌떡 일어났다가 아에몬드 코 쥔거랑 복수랍시고 똑같이 딱밤 갈긴것도 생각나면 허니 나... 나 성 밖으로 나가야겠어... 하면서 시종들 들어오면 도망가야 한다고 했겠지...
하지만 허니 말을 타러 나간다고 둘러대고 정말 도망이라도 갈 셈으로 나가려다가 숙취가 심할테니 충분히 쉬고 계시라고 하셨습니다. 라는 말을 문 앞 병사에게 전달받으면 난... 죽었다.. 하고 아에몬드 돌아올 때까지 입술만 씹어댔는데.... 늘 해가 지면 오던 아에몬드 어쩐일로 해가 지기 전에 문 박차고 들어오면 허니 아에몬드 보고서 흠칫하며 드레스 자락만 꽉 쥐고 있었겠지.
.....
.....
아에몬드 아무말 없이 망토 끈을 풀어 던지듯 벗어두고 장갑 벗는 내내 허니 보고있으면 허니 그 눈 살며시 피하는데....허니 매도 먼저 맞는 게 맞다고... 의자에 털썩 등 붙이고 다리 꼬고 앉아있는 아에몬드랑 눈 마주치면 알아서 그 앞으로 걸어갔을 것 같다. 아에몬드 그리고 자연스레 꼬고 있던 다리 풀어서 허니가 자기 다리 위에 앉게 했겠지... 허니는 그럼 가만히 머리, 그러니까 이마를 아에몬드 쪽으로 기울인 채로 눈 감고 있었음...곧 딱밤세례 떨어지는 걸 숨죽이고 있다가 눈도 한 번 질끈 감았지만..
아에몬드 그럼 분명히 들어오기 전까지는 그래도 버르장머리를 고쳐두겠다고 단단히 마음먹고 들어왔는데... 또 허니가 자기 앞에서 고분고분 숙이고서 잘못했다고 온 몸으로 말하고 있으면 이상하게 웃음이 나와서 입꼬리 한 번 올렸다가.. 허니 이마 그냥 엄지손가락으로 매만지며 허니 머리 흔들리도록 한번 거세게 누르는 걸로 딱밤 대신했음. 허니 그럼 느리게 눈 떴고
아에몬드 그저 아주 긴, 긴 한숨 내쉬면서 허니 보다가 그래도 허니 입술 손가락으로 꼬집듯 잡았겠지. 이 입에 술이 들어가는 일은 다신 없어야 할거야. 허니 그럼 입술 잡힌채로 고개 열심히 끄덕였고 아에몬드 허니 입술 잡던 손에 힘 풀고 그 손 내려서 자연스레 허니 아랫배 위 덮었음. 허니 그럼 순간 숨 멈추는데 아에몬드 손바닥으로 꾹 누르듯 덮어서 쓸어내리다 허니가 자기 손 잡으면 그제야 허니 손 다시 잡아 올리면서 손 떼어냈겠지.
아에몬드 그리고 그 잡아올린 손등에 입술 누르면서 흔들리는 허니 눈하고 한참이나 눈 맞추고 있었을 것 같다...
입에 술이 들어가는 일은 없어야 할거라 했지만 그래도 가끔 허니 입 안으로 술이 들어갈 때는 있었는데 그땐 늘 아에몬드가 곁에 있었겠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에몬드 입에 머금고 있던 와인이 허니 입 안으로 들어갈 때만... 맛 없다면서 눈 찌푸리던 허니 자기 입술 손등으로 눌러 닦으면 아에몬드 그래도 가끔 와인 한잔은 허니랑 그렇게 나눠마셨음.
유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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