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08804684
view 5033
2024.10.20 21:47
"내일 중요한 저녁식사 자리 있어."
"그래서요?"
"꼭 참석해. 부모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게 있는데 몇 방울 더 튀긴다고 달라지나."
허니가 빈정대자 아빠가 일어나 허니에게 성큼성큼 다가왔어. 아빠는 손이 시뻘개지도록 허니 손목을 움켜쥐었어.
"어디서 말대답이야."
허니는 저 표정을 알아.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봐왔지만 아직도 저 얼굴을 보면 눈물이 고여. 슬프냐고? 아니. 무섭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게 되는 동시에 비굴하게 굽혀야 하는 스스로가 혐오스러운 것뿐이야.
"...알았어요, 갈게요."
가장 단정한 옷을 입은 허니는 마지막으로 시퍼렇게 멍든 손목에 스카프를 감았어. 안내해주는 자리에는 딱 봐도 고리타분해 보이는 남자가 미리 와 있었어. 아, 저 남자가 내 약혼자구나. 허니는 직감했지.
"나랑 결혼하는 거 괜찮겠어요?"
인사 없이 대뜸 던져진 허니의 질문에도 남자는 싱긋 웃더니 메뉴판을 열었어.
허니는 식사를 하며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 허니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반항이었어. 약혼자도 허니에게 말을 걸지 않았지. 건조한 식사 후 약혼자가 처음으로 말했어.
"데려다 주겠습니다."
"차 갖고 왔어요."
허니는 약혼자의 제안을 거절하고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어.
허니는 약혼자를 다시 만나는 자리가 결혼식일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허니가 가는 곳마다 약혼자가 따라다녔어.
"저 새끼는 귀찮게 왜 자꾸 따라와."
"누구?"
"성가신 놈 있어."
너드같이 해가지고 클럽엔 어떻게 들어왔는지. 허니는 자기를 옥죄는 기분을 떨치려 술을 들이부었어.
허니가 비틀거리며 클럽을 나서자 클럽 안에서는 한 번도 가까이 오지 않던 약혼자가 허니를 부축했어. 허니는 약혼자를 탁 밀치고 날카롭게 말했어.
"혼자 할 수 있어요."
"압니다. 그냥 제가 도와주고 싶어서 그래요."
"꺼져요."
운전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허니는 가까운 호텔로 걸어갔어. 가던 길에 주얼리 매장이 있는 걸 본 허니가 문을 열고 들어갔어.
"이거랑, 이거... 이거 주세요. 아, 저것도 같이."
허니가 돈을 물 쓰듯 하는 동안 약혼자는 허니 뒤에 서 있었어. 약혼자를 의식한 허니는 유리장에 몸을 기대며 말했어.
"다들 행복한데 나만 불행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지금 행복합니까."
약혼자의 눈에는 허니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전혀 비치지 않았어. 그 말에 정신이 든 허니는 포장되어 나온 주얼리를 약혼자 반대쪽 손으로 들고 도망치듯 매장을 나왔어.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그는 말이 없었어. 허니가 카드키를 받고 방문을 열 때까지도 그는 허니 뒤를 따랐어. 허니는 문을 활짝 열고 비꼬았어.
"들어와요. 그렇게 원하던 건데."
약혼자는 고개를 젓고 주머니에서 작은 통을 꺼내 허니 손에 쥐여줬어.
"잘 자요."
발걸음이 멀어지고 허니는 쥐었던 손을 폈어. 곰돌이 모양 비타민 젤리였어.
야니스너붕붕
https://hygall.com/608925151
"그래서요?"
"꼭 참석해. 부모 얼굴에 먹칠하지 말고."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게 있는데 몇 방울 더 튀긴다고 달라지나."
허니가 빈정대자 아빠가 일어나 허니에게 성큼성큼 다가왔어. 아빠는 손이 시뻘개지도록 허니 손목을 움켜쥐었어.
"어디서 말대답이야."
허니는 저 표정을 알아.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봐왔지만 아직도 저 얼굴을 보면 눈물이 고여. 슬프냐고? 아니. 무섭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게 되는 동시에 비굴하게 굽혀야 하는 스스로가 혐오스러운 것뿐이야.
"...알았어요, 갈게요."
가장 단정한 옷을 입은 허니는 마지막으로 시퍼렇게 멍든 손목에 스카프를 감았어. 안내해주는 자리에는 딱 봐도 고리타분해 보이는 남자가 미리 와 있었어. 아, 저 남자가 내 약혼자구나. 허니는 직감했지.
"나랑 결혼하는 거 괜찮겠어요?"
인사 없이 대뜸 던져진 허니의 질문에도 남자는 싱긋 웃더니 메뉴판을 열었어.
허니는 식사를 하며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 허니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반항이었어. 약혼자도 허니에게 말을 걸지 않았지. 건조한 식사 후 약혼자가 처음으로 말했어.
"데려다 주겠습니다."
"차 갖고 왔어요."
허니는 약혼자의 제안을 거절하고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어.
허니는 약혼자를 다시 만나는 자리가 결혼식일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허니가 가는 곳마다 약혼자가 따라다녔어.
"저 새끼는 귀찮게 왜 자꾸 따라와."
"누구?"
"성가신 놈 있어."
너드같이 해가지고 클럽엔 어떻게 들어왔는지. 허니는 자기를 옥죄는 기분을 떨치려 술을 들이부었어.
허니가 비틀거리며 클럽을 나서자 클럽 안에서는 한 번도 가까이 오지 않던 약혼자가 허니를 부축했어. 허니는 약혼자를 탁 밀치고 날카롭게 말했어.
"혼자 할 수 있어요."
"압니다. 그냥 제가 도와주고 싶어서 그래요."
"꺼져요."
운전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 허니는 가까운 호텔로 걸어갔어. 가던 길에 주얼리 매장이 있는 걸 본 허니가 문을 열고 들어갔어.
"이거랑, 이거... 이거 주세요. 아, 저것도 같이."
허니가 돈을 물 쓰듯 하는 동안 약혼자는 허니 뒤에 서 있었어. 약혼자를 의식한 허니는 유리장에 몸을 기대며 말했어.
"다들 행복한데 나만 불행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지금 행복합니까."
약혼자의 눈에는 허니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전혀 비치지 않았어. 그 말에 정신이 든 허니는 포장되어 나온 주얼리를 약혼자 반대쪽 손으로 들고 도망치듯 매장을 나왔어.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그는 말이 없었어. 허니가 카드키를 받고 방문을 열 때까지도 그는 허니 뒤를 따랐어. 허니는 문을 활짝 열고 비꼬았어.
"들어와요. 그렇게 원하던 건데."
약혼자는 고개를 젓고 주머니에서 작은 통을 꺼내 허니 손에 쥐여줬어.
"잘 자요."
발걸음이 멀어지고 허니는 쥐었던 손을 폈어. 곰돌이 모양 비타민 젤리였어.
야니스너붕붕
https://hygall.com/608925151
https://hygall.com/608804684
[Code: 5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