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알못ㅈㅇ
수정재업 + 조금 압해



조위는 의사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가족 내력상 의사가 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음.

딱히 꿈도 없었고 하고 싶은것도 없었고 머리 좋은 유전자 타고나 의대 들어가는 게 어렵지도 않았고 남들은 피보는게 무서워서, 해부하는게 무서워서 걸림돌도 많았지만 조위는 비위도 좋아서 그마저도 어렵지 않은편이라 그냥 천직인가보다 납득하며 의사가 되었을거임.

그니까 요점이 뭐냐, 의사라면 응당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을 사명감. 그게 사실은 좀 부족하다는거임.

지나치게 현실적이라 그럴 수도 있었음. 의사가 무슨 히어로도 아니고 사람의 생명이라는게 인간의 힘으로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의사도 그냥 직업이지 뭐. 조위는 그런 의사였음.


조위의 하루는 아침에 출근해서 (당직실에서 밤새고 내려오는게 아니라면) 새하얀 의사가운으로 환복을 한 뒤 부터 시작이었음. 어제 정리한 환자들 차트를 다시 체크하고 각 병실별로 상태를 확인하러 다니고 병원 식당에서 대충 밥을 떼우고 환자들 진료를 보고 밤늦게까지 새로 업로드된 논문을 살펴보고 등등 보통 이 패턴에서 크게 달라지는거 없이 기계적으로 흘러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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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사 선생님. 애인 있으세요?


지금은 당돌한 질문 하나에 문득 동그란 눈을 뜨고 질문한 환자를 쳐다본 조위였음.


- 있으시겠죠? 의사분들은 결혼도 빨리하시는것 같던데 매디컬드라마 같은거 보면요.


자문자답을 하며 웃고있는 앳된 얼굴을 보던 조위는 순간적으로 손에 들린 차트를 눈으로 다시 훑었음.


이름: 유덕화
나이: 만 19세


어리네.

이제 막 소년에서 청년이 될 나이를 확인한 조위가 가장 먼저 한 생각이었음.

병원에 입원해도 젊음으로 이겨내고 금방 퇴원 할 거라고 믿을 나이. 앞으로 그릴 수 있는 미래가 수 없이 많을 나이. 그래서 자신의 병명보다 남의 연애사나 가십에 더 관심을 보일 수 도 있는 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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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인 아직 없는데


그래서 평소라면 그저 입을 꾹 닫은채 입꼬리만 살짝 끌어당기며 예의상 웃었을 조위가 몇마디를 더 얹은 이유는,


- 너 같이 잘생긴 사람을 아직 못 만났거든.


눈 앞에 아직도 생기를 가득 담은 눈을 빛내고 있는 표정 때문이었을거임.

비록 그의 이름과 나이 아래에 적혀있는 병명이 불치병을 뜻하는 의학용어 일지라도. 벌써 체념으로 무너지는걸 보기엔 이를테니까...







이렇게 그냥 기계처럼 의사의 삶을 살던 조위가 시한부지만 생기 넘치고 활발한 덕화 만나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거 보고싶다.

덕화는 예쁘고 자상한 의사 선생님이 첫사랑이라 자기 마음 표출하느라 바빠서 직진하고 조위는 누구 눈치 보지않고 온전히 사랑을 표현하는 덕화한테 스며들어서 어떻게든 병을 치료해주려고 노력하게되겠지. 그리고 마지막 희망으로 실행했던 임상치료가 성공하게되서 덕화가 기적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성공적으로 수술 끝나고 회복한 덕화는 조위의 손을 잡아 끌더니 장난스레 웃으며 말하겠지.


- 나 치료 잘 받으면 키스해주기로 했잖아요.


눈 감고 입술을 오리처럼 쭈욱 내밀고 두근 두근하는 표정으로 기다리는 덕화일거임.


- 내 첫키스 선생님이랑 하고싶단 말이에요. 어서요.


이 수술이 얼마나 성공률이 희박했는지, 수술하고 나와서도 한참 동안 누워있던 덕화를 보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그 순간 그런 걱정들 다 잊고 그제야 마주 웃으며 살며시 덕화의 입술에 입술 포개는 의사 선생님 조위였음 좋겠다.

그리고 덕화는 조위 선생님이랑 함께하는 미래를 상상하며 병마와 싸웠던거 굳이 말로 하진 않았고 행동으로 보여주겠지. 첫사랑 조위 선생님과 첫키스 이후에도 건강해진 몸으로 의사쌤 침대에 눕혀서 홀랑 잡아먹더니 첫연애도 다 성공해서 결국 결혼에 골인해버림. 조위네 병원에 전설로 남을듯 사랑의 힘으로 병을 극복한 살아있는 전설로ㅋㅋㅋㅋ





유덕화양조위 덕화조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