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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7 20:16
라고 다이루크가 케이아한테 말하는거 보고싶다.
다운 와이너리에서 작은 연회가 열렸는데 마침 휴가를 와 있던 케이아도 참석하게 된 거임. 최근 마물 토벌 등 거친 일만 하던 케이아는 오랜만의 연회를 앞두고 들떠서 신나게 옷 고르는데, 이미 머리부터 발끝까지 품위 있게 차려입은 다이루크가 케이아의 방에 오더니 옷 갈아입는 모습을 지켜보면 좋겠다. 그러더니 셔츠는 좀 더 어두운 색으로, 장신구는 단순한 걸로 바꾸는 게 어떠냐며 아마 케이아의 취향이 아닐 것 같은 훨씬 수수한 옷들을 골라주는 거임.
"다이루크, 내가 너에게 옷차림을 지적받을 이유는 없지 않아?"
나름 연회 기분을 내고 싶었던 케이아는 기분이 상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고개를 휙 돌렸음. 다이루크는 반항적인 얼굴을 한 동생의 턱을 잡고 진지하게 눈을 맞추었지. 그 눈빛을 보자 다이루크가 괜한 참견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케이아도 조금 순순해지면 좋겠다.
"눈에 띄지 마."
간결하고 딱딱한 명령조의 말투가 주는 위압적인 분위기에 케이아는 목 뒤가 오싹해지는 감각을 느꼈음. 의형이라고 해도 거의 또래 친구처럼 자랐던 다이루크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는 것은 아주 생소하고 짜릿했지. 다이루크의 손에 잡혀있는 턱을 지나치게 의식하자 얼굴이 점점 뜨거워지기 시작했음. 겉으로도 티가 날 정도로 침을 꿀꺽 삼킨 케이아는 잠시 열기에 멍해져 있다가 붉어진 얼굴로 다이루크의 손길에서 빠져나오면 좋겠다. 
"이유는 안 말해 줄 거야?"
"...연회에 참석하는 사람 중에 취향이 별난 남색가가 있어."
다이루크도 아까의 묘한 분위기를 인지한 듯 괜히 장갑을 고쳐 끼며 대답했음. 남색가라니, 그렇다면 어떤 의미에서 네가 더 위험한 것이 아니냐고 케이아가 말하려 했지만 다이루크가 먼저 덧붙였지.
"사막인과도 같은 피부를 가진 외모를 유별나게 좋아한다더군. 너는 사막인이 아니지만, 조심해서 나쁜 건 없잖아."
그 날 연회가 시작되자 틈만 나면 케이아를 방으로 끌고 들어가서 다른 사람 눈에 안 띄도록 하는 다이루크 보고싶다. 케이아는 자기도 나가서 연회 좀 즐기게 해달라고 투덜거렸지만 다이루크는 문 빼꼼 열고 지나가는 사용인한테 술이나 음식, 디저트 등을 가져오도록 요청해서 대부분 방 안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줬겠지ㅋㅋㅋㅋ 그러다 잠시 자리를 비웠던 다이루크가 심란한 표정으로 방에 돌아오는데 케이아가 '무슨 일이야? 설마 그 남색가를 만났어?' 하고 묻자 다이루크 ㅈㄴ 얼탱터진 표정으로 '그 자가 내게 태닝해 볼 생각이 없냐고 추근거리더군...'했으면 좋겠다. 그 얘기 들은 케이아도 ㅈㄴ 심란해져서 다이루크가 음식 가져다 주는 대로 받아먹으며 얌전히 방에서 쉬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