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599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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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8 23:45
전편
https://hygall.com/585935967
스완아를로너붕붕
-보고싶어
이런거 보통은 허니가 말하는 쪽이였다
*
-시나리오 봐줬으면 하는게 있는데 그거 들고가면 지금 가도돼요?
“그거 딱히 없어도 지금 와도 돼”
-진짜? 진짜간다
“...진짜의 진짜의, 진짜.. 진짜로 와도 되는...데. 미안해 누가 찾아왔다 사무실밖으로 마중은 못나갈거같아”
-어차피, 한번도 마중나온적 없으면서 새삼 무..슨, 지금 갈게요!
저말을 한참 할때의 허니는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이미 제나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입학을 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완전 쌔거인 학생은 아니라지만 어쨌든 지금보다도 좀더 어렸다.
‘난 너랑 평범한 식사나 평범한 산책같은거 하고 싶어’
스완이 나중에 이혼하고나서야 간신히 툭 터놓고 말하게 되는 이 말속의 저 ‘평범함’ 이라는건 다른 사람들의 평범함과는 또 다를수있지
두사람 사이에서 저 평범한 어쩌고는.
허니가 지치기전, 아직 말을 속으로 잘 참지 못했을때.
그래서 사무실에서는 보통 별 거리낌없이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던 스완이, 종종 크게 튀어나오는 ‘보고싶어!’ 나 ‘사랑해!’ 에 조금 놀라 웃으며 수화기를 달칵 손으로 들어 귀에 갖다대고 “...어디길래 그렇게... 도서관 앞 광장? 그 사람많은곳? 장난이지?” 나지막히 웃고 통화했던 저 때에 허니가 만들어준 두사람만의 평범한 일상이였던거고.
알고보니 스완 본인은 얌전히 따라가다가 결국엔 길들여져버린 그런..
저때 시나리오 봐줬음 싶은게 있다는건, 스완이 딱히 허니보다 예술적 문학적으로 더 봐줄수 있는건 없다고 스완 본인이 그렇게 여겼고.
본인이 봐줄수있는 부분은 그거였다.
시나리오를 받아볼 프랑스인 교수가 우습게 보지 않을정도로 정돈된 문장인지 / 사소하게 스펠링이 틀려서 뜻이 바뀐 부분이 있는지 / 대사의 뉘앙스가 허니가 생각한 부분이랑 다르게 쓰인게 있는지
그런저런거.
“이상한부분있어..?”
“주인공이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 ‘오스카’야?”
“이상해?!”
“아니, 꽤 흔하게 쓸거야”
스완이 두어번 꼼꼼하게 훑던 제 과제를 덮어 책상앞으로 고이 밀어서 놔주는걸 입까지 조금 벌리고 빤히 보던 너붕붕한테,
이때쯤엔 이미 일년여를 만나 대충 패턴을 파악하고 있던 스완이 조용히 눈을접어 웃어보이더니 “여기서 기다릴거지?” 물었다
응.. 하며 시나리오 수정의 수정의 수정에서 드디어 해방된 너붕붕은, 그렇게 고개숙여 눈을 좀 비비는 와중에도 그런걸 물었다
“...나, 안보고 싶었어?”
그야 졸업필수과제철이라 바빠서 역대 최고로 길게 못본 시기였다
“보고싶었... 보고싶다고 내가 얘기안했나?”
“응, ‘나도-’ 라고만 해 맨날, 어제도- 내일도”
“내일은 아직 모르는거 아냐?”
“이미- 알아, 난 이제 스완 아를로 한정으로 예언자야”
사실 이때부터 슬슬 그 섭섭한 낌새를 느꼈었던거 같기도 하다
그치만 지금의 스완이 저때의 스완을 변호하자면 그렇게 생각했을수도 있지
‘내가 보고 싶다고 어린애들처럼 말하면 네가 눈부시게 웃으면서 곧장 과제싸짊어지고 앞뒤 안재고 달려올까봐’ ‘근데 네가 그렇게 오면 내가 막상 널 밀어내지는 못하니까’ ‘그래서 졸업앞두고 부풀었던 네 기대를 내가 잘못 끼어들어서 차츰 박살내는걸까봐’
*
-보고싶어
스완아를로 입에서 보고싶다는 소리가 이렇게까지 앞뒤안재고 나온적이 있나?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힌 너붕붕은 여태 따박따박 받아치다가 입을 꾹 닫아버리고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도 간신히 다시 입을 뗀건, 이대로 침묵이 더 길어지면 스완이 다시한번더 보고싶다고 할거같아서였다
-허ㄴ...
“내가 왜, 내가 왜 보고싶어”
-보고싶을때 됐어
“참아보지 그랬어!”
왜 이제와서 말을 안 참냐고 !
“말을 좀..! 원래 하던식으로 참아보지 그랬어, 아님 ‘오스카가 보고싶대’라고 잘하던 섭섭한 소리로 돌려말하던지”
-집이야?
“아니? 밖이야”
-...그럼 방금 그 전자렌지 소리는 어디서 난건데
“........친구집이야”
-허니, 나 네가 울고 졸라서 결혼하겠다고 했던게.. 아냐.
그순간 허니가 숨을 참는 소리가 여기까지 생생히 들리는 듯 했을 스완 보고싶다. 아차 싶었겠지. 설마 댁이 그 토크쇼를 챙겨볼줄은 몰랐다는 그런 숨참기였겠지
한동안 전화기 이쪽과 저쪽에서 아주 침묵만 가득했는데.
“딱 한번만 더 말하는거야, ‘지금 당장 보고싶어’ 갈게,
내가 가서 하는 말 틀린건지 맞는건지 들어줘”
이번에 그 침묵 깬건 예전처럼 허니가 아니고 스완이였을거 보고싶다
담편
https://hygall.com/586095252
https://hygall.com/585935967
스완아를로너붕붕
-보고싶어
이런거 보통은 허니가 말하는 쪽이였다
*
-시나리오 봐줬으면 하는게 있는데 그거 들고가면 지금 가도돼요?
“그거 딱히 없어도 지금 와도 돼”
-진짜? 진짜간다
“...진짜의 진짜의, 진짜.. 진짜로 와도 되는...데. 미안해 누가 찾아왔다 사무실밖으로 마중은 못나갈거같아”
-어차피, 한번도 마중나온적 없으면서 새삼 무..슨, 지금 갈게요!
저말을 한참 할때의 허니는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이미 제나라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다시 입학을 한 케이스이기 때문에 완전 쌔거인 학생은 아니라지만 어쨌든 지금보다도 좀더 어렸다.
‘난 너랑 평범한 식사나 평범한 산책같은거 하고 싶어’
스완이 나중에 이혼하고나서야 간신히 툭 터놓고 말하게 되는 이 말속의 저 ‘평범함’ 이라는건 다른 사람들의 평범함과는 또 다를수있지
두사람 사이에서 저 평범한 어쩌고는.
허니가 지치기전, 아직 말을 속으로 잘 참지 못했을때.
그래서 사무실에서는 보통 별 거리낌없이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던 스완이, 종종 크게 튀어나오는 ‘보고싶어!’ 나 ‘사랑해!’ 에 조금 놀라 웃으며 수화기를 달칵 손으로 들어 귀에 갖다대고 “...어디길래 그렇게... 도서관 앞 광장? 그 사람많은곳? 장난이지?” 나지막히 웃고 통화했던 저 때에 허니가 만들어준 두사람만의 평범한 일상이였던거고.
알고보니 스완 본인은 얌전히 따라가다가 결국엔 길들여져버린 그런..
저때 시나리오 봐줬음 싶은게 있다는건, 스완이 딱히 허니보다 예술적 문학적으로 더 봐줄수 있는건 없다고 스완 본인이 그렇게 여겼고.
본인이 봐줄수있는 부분은 그거였다.
시나리오를 받아볼 프랑스인 교수가 우습게 보지 않을정도로 정돈된 문장인지 / 사소하게 스펠링이 틀려서 뜻이 바뀐 부분이 있는지 / 대사의 뉘앙스가 허니가 생각한 부분이랑 다르게 쓰인게 있는지
그런저런거.
“이상한부분있어..?”
“주인공이 키우는 강아지 이름이, ‘오스카’야?”
“이상해?!”
“아니, 꽤 흔하게 쓸거야”
스완이 두어번 꼼꼼하게 훑던 제 과제를 덮어 책상앞으로 고이 밀어서 놔주는걸 입까지 조금 벌리고 빤히 보던 너붕붕한테,
이때쯤엔 이미 일년여를 만나 대충 패턴을 파악하고 있던 스완이 조용히 눈을접어 웃어보이더니 “여기서 기다릴거지?” 물었다
응.. 하며 시나리오 수정의 수정의 수정에서 드디어 해방된 너붕붕은, 그렇게 고개숙여 눈을 좀 비비는 와중에도 그런걸 물었다
“...나, 안보고 싶었어?”
그야 졸업필수과제철이라 바빠서 역대 최고로 길게 못본 시기였다
“보고싶었... 보고싶다고 내가 얘기안했나?”
“응, ‘나도-’ 라고만 해 맨날, 어제도- 내일도”
“내일은 아직 모르는거 아냐?”
“이미- 알아, 난 이제 스완 아를로 한정으로 예언자야”
사실 이때부터 슬슬 그 섭섭한 낌새를 느꼈었던거 같기도 하다
그치만 지금의 스완이 저때의 스완을 변호하자면 그렇게 생각했을수도 있지
‘내가 보고 싶다고 어린애들처럼 말하면 네가 눈부시게 웃으면서 곧장 과제싸짊어지고 앞뒤 안재고 달려올까봐’ ‘근데 네가 그렇게 오면 내가 막상 널 밀어내지는 못하니까’ ‘그래서 졸업앞두고 부풀었던 네 기대를 내가 잘못 끼어들어서 차츰 박살내는걸까봐’
*
-보고싶어
스완아를로 입에서 보고싶다는 소리가 이렇게까지 앞뒤안재고 나온적이 있나?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힌 너붕붕은 여태 따박따박 받아치다가 입을 꾹 닫아버리고 잠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도 간신히 다시 입을 뗀건, 이대로 침묵이 더 길어지면 스완이 다시한번더 보고싶다고 할거같아서였다
-허ㄴ...
“내가 왜, 내가 왜 보고싶어”
-보고싶을때 됐어
“참아보지 그랬어!”
왜 이제와서 말을 안 참냐고 !
“말을 좀..! 원래 하던식으로 참아보지 그랬어, 아님 ‘오스카가 보고싶대’라고 잘하던 섭섭한 소리로 돌려말하던지”
-집이야?
“아니? 밖이야”
-...그럼 방금 그 전자렌지 소리는 어디서 난건데
“........친구집이야”
-허니, 나 네가 울고 졸라서 결혼하겠다고 했던게.. 아냐.
그순간 허니가 숨을 참는 소리가 여기까지 생생히 들리는 듯 했을 스완 보고싶다. 아차 싶었겠지. 설마 댁이 그 토크쇼를 챙겨볼줄은 몰랐다는 그런 숨참기였겠지
한동안 전화기 이쪽과 저쪽에서 아주 침묵만 가득했는데.
“딱 한번만 더 말하는거야, ‘지금 당장 보고싶어’ 갈게,
내가 가서 하는 말 틀린건지 맞는건지 들어줘”
이번에 그 침묵 깬건 예전처럼 허니가 아니고 스완이였을거 보고싶다
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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