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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2 00:30

희신강징 후회탑 1 / 2 / 3 / 4 / 
명결강징 1 / 2 / 3 / 4 / 5 / 6  / 7  

명결강징 희신강징 무선망기
알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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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무선이랑 남망기 사이는 개선이 안되고 있었는데 이 와중에 강징 태기까지 있음. 처음엔 다들 기뻐했고 강징도 기뻤는데, 너무 빨리 강징 상태가 너무 안 좋아지는 거지. 강징도 섭명결도 아예 대놓고 말하려고 한 적이 없었지만 둘 다 아이가 생기게 된다면 문제가 될 걸 알고 있었음. 강징도 그렇지만 섭명결도 내심 굳이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있었을거임. 강징이 처음 회임 확인하고 섭명결에게 말했을때, 기뻐하긴 했지만 둘이 나누었던 짧은 시선으로 서로 이해했을 듯. 둘 다 이미 알고 있었고 둘다 이미 걱정하고 있었던 부분이라는거.

심지어 강징은 첫 몇달은 거의 본인이 인지하기를 거부한 수준이었음. 미묘하게 변한 안색에 조금 더 날카로워진 태도에 섭명결도 알고는 있었지만 강징이 스스로 알릴때까지 기다려줬던 거겠지. 삶이 고되었으니, 단단하고 그러나 또 뾰족하게 마를 수 밖에 없었던 몸을 끌어안고 다독이기만 했음. 가끔 미운 소리를 하거나 혼자 있고 싶다고 밀어내도 허허 웃으며 받아주고 때로는 보고 싶지 않다고 해도, 곁을 떠나지 않고 꼭 붙어있곤 했음. 강징은 자신이 쉴곳이라고 믿었고 마음을 의탁할 곳이라고 믿었던 남희신에 대한 배신감에 대해서 사실 담담할 수 없었단 말임. 섭명결에 대한 감정이 진심임에도 언젠가 다시 저를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같이 가지고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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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이 하도 자기 입으로 회임 사실을 알리려고 하지 않아서 섭명결이 했음. 부인이 아주 예쁘니, 부인 닮은 어여쁜 딸을 낳아준다면 얼마나 좋겠냐면서. 섭씨 가문이 단명하긴 하지만 때때로 여자 수사의 경우 큰탈없이 살아가는 경우도 있었고, 강징은 제 누이를 생각해보니 만약 그 성정을 닮아준다면 안전히 키워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조심스럽게든 거. 
섭랑 보조개를 꼭 닮았으면 좋겠다고 눈물 글썽이는 강징 안아 달래고 섭명결이 그날 바로 운몽과 청하에 알렸음. 

그래도 운몽 종주가 갖은 고난을 겪고 청하의 적봉존과 아이를 만들었으니 좋은 일이긴 했음. 그런만큼 강징은 몸이 안 좋다는 걸 남들에게 알릴 수도 없었겠지. 
3개월 지나는 시점부터 점점 강징이 혼자 못 숨길 정도로 날카로워지고 그렇게 서로 공경하고 아끼던 섭명결에게도 화를 내기 시작하면서 섭회상도, 섭명결도 알 수 밖에 없었음. 태아가 복중에서 벌써 입마하기 직전인 거. 심지어 그걸 강징이 막고 있는 건데 강징도 그런 마기를 감당하기에 적합한 성정 조차도 아니었음. 다들 손놓고 있다가 망기가 자원해서 청심음 들려주기 시작하고 그때 기점으로 좀 안정이 됨. 그것도 잠시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거의 반나절을 연주해주고 나면 제어가 되니까 망기 매일매일 종주 부부 침실 앞에 앉아서 연주해줌. 

하루도 안쉬고 장시간을 그러다보니 망기 손가락도 다치고 손톱도 빠지기 직전이라 의원 불렀는데 망기도 같이 애 가진거 알게됨. 아무도 뭐라고 안하고 당사자들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한데 강징만 자기 대사형을 좀 노려봄. 물론 남망기가 이쁠거야 없지만 사람을 저렇게 만들어놓고 또 품었다고.. 남망기가 먼저 하겠다고 덤볐을리가 없으니 반항도 안할 남망기를 데려다가 그랬다는 생각에 좀 찝찝함. 위무선도 원래 망기에게 무한정으로 받던 애정을 놓친 상태라 그닥 건강한 상황은 아니라서 매일매일 안았겠지. 망기가 좋아했건 싫어했건 그것보다 그렇게라도 해서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척하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을거임. 

어쨌거나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상태 안 좋은지 오래된 남망기에게 청심음 계속 연주하라고 하는 것도 안되는 거. 강징은 만약 섭명결과의 아이가 주화입마 때문에 차기 종주가 될 수 없다면 운몽 대사형과 고소 남씨 자손인 그 아이가 꼭 필요했음. 지금 정상이 아니라고는해도, 남망기 워낙 수련이 높고 책임감도 뛰어나고 또 그렇게 죽고 못사는 위무선 아이라면 어떻게든 낳아는 줄거라는 확신이 있었으니까. 위무선이 자기가 배워서라도 해주겠다고 하는데 강징은 그거 기다리면 애가 스무살은 되야할거라고 무시함. 어떡할거냐고 난감해 하는데 차가운 얼굴로 고소 남씨가 남망기만 있는 건 아니지 않냐고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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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한 일이 있으니 운몽으로 와달라는 운몽 종주, 적봉존의 처인 강징의 서신을 받고 믿을 수 없어서 달려온 남희신은 아이를 가졌다며 그 모든 일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눈을 들여다보게 된 강징을 오래오래 바라보기만 했음. 그리워서 죽을 것 같았고 또 매일 밤 제 꿈에서 울고 찢어지듯 고통스러워하던 강징이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그 품에서 퍽 행복하고, 안전해 보였겠지. 살짝 불러오기 시작한 배를 짚고 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 어떤 미련도 읽어낼 수가 없었음. 남희신은 영원히 과거에 잠겨 있겠지만 강징은 더이상 그 자리에 없는 거. 

몸만 살아있는 것과 같은 남망기를 소중히 안고 여전히 매일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듯, 사랑한다는 듯 연기하는 위무선을 보며 남희신이 강징을 놓지 않았더라도 아마 최상의 결과가 그들과 같았을 걸 알게 됨. 
섭명결과 남희신은 마치 서로를 모르는 듯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을거임. 
그래서 더이상 저를 사랑하지 않는, 다른 사내의 아이를 가진 강징을 위해 매일 청심음을 연주하고 밤이면 부군의 품으로 돌아가는 운몽 종주의 보라색 옷자락을 오래오래 바라보는 게 남희신이 할 수 있는 전부였음. 

자기 감정 늦게 깨닫고 결국 몸도 마음도 완전히 다른 남자의 사람이 된 강징을 놓지도 못하고, 부풀어오른 배를 마주하지도 못하고 제 아이도 아닌 아이를 위해 매일매일 청심음을 연주하는 남희신일거임. 사랑했던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이 있음에도 어딘가 공허한 강징은 천천히 동그란 배를 쓰다듬을 뿐 단 한마디도 안 함. 
결국 모두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우정을 나누고 과거와 관계없다는 듯 초연한 척 하면서 망가진 부분들을 필사적으로 외면하고 그렇게 견뎌내듯 살아가게 됨.

부부침실 밖에서 등돌리고 앉아서 청심음 연주하는 남희신이랑, 그 뒷모습이 아니라 마당에서 저를 바라보고 있는 섭명결 빤히 바라보고 있는 강징 보고싶다. 연주가 시작하고 끝날때까지 섭명결도 거기 서서 꼼짝하지 않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