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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6 04:21
알못 ㅈㅇ 그냥 보고싶은 장면의 나열임



송태섭 경위는 지독한 두통을 느끼며 눈을 떴다. 손이 등 뒤로 결박된 채 차가운 바닥에 침을 흘리며 누워있는 꼴이었다.

"미친, 씨발!"

몸을 일으키려 버둥거렸으나 일어나기가 쉽지 않았다. 태섭은 몸에 힘을 주고 흡!소리를 내더니 상체의 힘만으로 몸을 일으켜 앉았다. 뺨에 잔뜩 묻은 침을 닦고 싶었으나 닦을 수가 없었다. 찰나의 고민 뒤 태섭은 왼쪽 어깨에 뺨과 입가를 문질러 침을 닦았다. 이제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다. 옷도 엉망이고 머리는 다 헝클어져있었다. 심지어 총도 사라졌다. 아 좆됐다. 난 이제 돌아가면 죽었어.
태섭은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기억을 되짚었다. 최근에 몇 달간 혼자서 집요하게 쫓던 집단으로 이루어지는 마약밀매의 꼬리를 잡았다고 생각한 순간이었다. 그 뒤의 기억이 없다. 그리고 이곳은 마치 독방같았다. 내가 교도소에라도 끌려왔단 말인가.

문 밖에 발소리가 나 태섭은 경계하며 일어섰다. 몸이 제법 유연했기에 팔로 이루어진 원 사이로 다리를 빼며 일어나 얼굴 위로 결박된 손을 올리고 주먹을 꽉 쥐었다. 문에 달린 작은 창이 철컥 소리를 내며 열리더니 그 너머로 속을 전혀 알 수 없는 눈이 보였다.

"일어났군뿅."
"뿅?"

예상치 못한 어미에 얼타는 사이 작은 창문이 다시 닫히더니 굳게 닫혀 열리지 않을 것 같던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열린 문 너머로 깔끔하게 쓰리피스정장을 입은... 빡빡이...가 보였다. 뭐야.

"해치지 않아뿅."

그렇게 말하는 표정과 목소리, 말투가 너무 무심해서 전혀 신뢰가 가지 않았다. 남자가 한 발 내딛어 안으로 들어오자 태섭은 두 걸음 물러나며 주먹을 휘두를 기세로 그를 쏘아보았다.

"당신 누구야!"
"흠, 이런 데서 말하기는 좀 그렇고."

남자가 손가락을 입술에 가져다대며 문질렀다. 그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방 전체를 훑는 듯 보였다.

"배고프니 식사뿅."

그러자 문 앞을 지키고 있었던 건지 문 옆의 벽에서 남자 둘이 튀어나와 태섭의 팔을 한 쪽씩 잡았다.

"뭐, 뭐하는...!"
"더러우니 씻기고 데리고 와."

태섭의 몸 전체를 가리키듯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더니

"...뿅"

하고는 뒤돌아 저벅저벅 걸어갔다. 그러고보니 옆에 있는 놈들도 다 빡빡이잖아? 얘네 설마 다 빡빡이들인가? 진짜 미친 또라이들한테 잘못 걸렸나?

화장실로 보이는 곳으로 도착하자 태섭은 설마 이놈들이 씻겨주기까지 하려나 싶어 격하게 반항했다. 그러나 남자들이 손이 결박된 채로는 제대로 씻을 수 없을 거라며 막무가내로 끌고 들어가 화려한 욕조에 태섭을 집어던졌다. 기분나쁜 목욕시간이 끝난 후 태섭은 멀끔한 옷으로 갈아입혀져 또 어디론가 끌려갔다.
도착하니 그렇게 크지 않은 테이블에 음식이 차려져있고 아까의 남자가 테이블에 손을 올려 턱을 괴고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밥을 먹는다고? 나랑? 누군데 너. 태섭이 껄끄러운 표정으로 맞은 편에 있는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남자는 식기를 들고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이봐, 당신 누구냐고. 대답이나 해"

남자가 음식을 우물거리며 태섭을 쳐다보았다. 태섭이 입을 꾹 다물며 마주보며 눈을 노려보았다. 상대는 너무 평온해보였다. 그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태섭에게 다가와 품 속에서 작은 접이식 칼을 꺼내 태섭의 손목을 결박한 밧줄을 잘라주었다. 밧줄에 쓸려 빨개진 손목을 문지르며 남자를 힐끔 쳐다보니 이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마저 식사를 시작하는게 하닌가.

"스토킹 피해자뿅."

뭐라는거야. 태섭은 속에서 짜증이 치밀었다.

"그럼 경찰에 신고해. 왜 경찰을 납치하는 거야. 사건접수해줘? 누구한테 당했는데."
"너."
"나?"
"뿅."

내가 누굴 스토킹한다는 거야 저 미친새끼가... 하는 욕이 목구멍을 넘어 입밖으로 내뱉어지기 직전이었지만 입술을 꽉 깨물며 참았다.

"자꾸 살살 쫓아다니기에 장난감 하나 살랑살랑 흔들어주니 바로 물었잖아."

태섭의 얼굴이 굳어졌다. 물론 겉으로 봐서는 누구도 그가 당황했다는 것을 몰랐다. 그는 그런 것을 숨기는 연기를 아주 잘했다. 그저 속에서만 난리가 난 것이다. 미쳤어 미쳤어 씨발 그놈들이라고? 내가 얼마나 조용히 추적했는데. 팀원들한테도, 심지어 대만이형한테도 아무 말도 안하고 혼자서.. 혼자 쫓았는데.. 그러다 확실한 덜미를 잡으.....면............ 그 덜미를 잡힌 건 나였나. 아 적어도 정대만한테는 털어놓을걸. 그럼 날 찾을 단서라도 잡아서 찾아올텐데.

"그럼 뭐, 죽기 전에 깨끗이 하라고 씻겨준건가. 진짜 눈물나게 고맙네."
"죽어뿅?"
"?"
"?"

잠시 정적이 흘렀다. 남자가 음식이 식는다는 듯 턱짓을 했다. 음식에 독이라도 탄 거 아냐? 태섭은 긴장하며 포크를 집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음식은 아주 맛이 있었고 독따윈 전혀 없었다.

"뭘 생각한 건지 모르겠는데."

남자가 팔짱을 끼고 태섭을 지그시 쳐다보았다

"난 그냥 네가 맘에 들어서 데리고 온 거야."

커헉! 음식을 씹다 사레가 들려 눈믈까지 흘리며 기침을 했다. 저, 저 미친 빡빡이가 뭐라는거지? 자기를 쫓던 경찰이 맘에 들어서 납치한다고? 진짜 변태아냐?
남자가 일어나 손수건으로 태섭의 얼굴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태섭이 얼빠진 얼굴로 올려다보자 남자는 자기 이름이 이명헌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바로 뒤이어

"밥친구뿅."

라고 말했다.



이명헌은 정말 놀랍게도 호화롭다면 호화로운 방에 태섭을 감금시켜놓고선 꼬박꼬박 식사시간만 되면 방에 들어와 태섭과 마주앉아 식사를 했다. 처음 그 날 이후로는 아무런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 심지어 태섭이 말을 걸어도 투명인간인 양 무시하기까지 했다. 한 번은 스테이크를 써는 나이프로 찌르려 달려들었더니 다른 놈이 튀어나와 태섭을 제압했다. 이명헌이 눈을 천천히 뜨며 그 다른 놈을 쳐다보니 남자는 태섭을 일으켜 다시 의자에 앉혔다. 태섭은 이 모든 것이 이해가 되지 않고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이 이상한 짓도 3달이 넘어가니 익숙해지고마는 것이다. 그쯤되니 이명헌과 간단한 대화도 오가게 되었다. 항상 이명헌의 뒤에 걸어와 경호원 내지 비서처럼 서있는 둘의 이름이 최동오, 신현철인 것도 알게 되었다.

간혹 창 밖으로 이명헌, 최동오, 신현철, 그리고 키가 신현철과 비슷하게 큰 놈과 태섭 자신과 비슷해보이는 놈 다섯이 모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을 보니 북산경찰서 팀원들이 퍽 그리웠다. 아 연락도 없이 3달 넘게 잠적했으니 정대만이 엄청 걱정하겠지. 하지만 바깥과 연락을 취하거나 나가려는 뉘앙스를 조금이라도 풍기면 이명헌은 입을 닫아버렸다. 그 어떠한 폭력과 협박도 가하지 않는데, 밖에 나갈 수 없다는 것만 빼면 오히려 대접받고 있었다.
당연하게도 경찰에게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태섭의 앞에서는 그들은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는 일절 하지 않았다. 단서가 될만한 사소한 단어, 한 마디도 흘리지 않았다. 이렇게 철저한 놈들인데 내가 혼자 설치다가 날 잡으려고 함정에 미끼를 던진 걸 좋다고 물었구나.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조직이라 큰 건수라 생각하고 좋아했던 과거의 자신이 이렇게 한심하고 병신같을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살갑게 구는 저 빡빡이들에게 마음이 누그러지는 것에 양가감정이 들었다.

이놈들의 조직 이름이 산왕이라는 것을 알게된 것은 이 방에 갇힌지 다섯달째가 되던 때였다. 정확한 날짜는 모르겠지만 대충 그러했다. 이 방에는 시계외에 달력이 없고 태섭은 이 건물 밖에도 나가지 못하니 바깥 날씨를 제대로 가늠할 수가 없었다. 산왕놈들의 옷차림을 보고 유추하는 수밖에.




창가에 있는 의자에 앉아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밖에 쿵쾅거리며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아직 식사시간은 되지 않았는데.
벌컥 문이 열리며 처음보는 얼굴이 들어왔다. 마치 태섭처럼 아래 머리를 더 바짝 밀어버린 머리. 여전히 빡빡이였지만. 그리고 다른 놈들에 비해 곱상하게 잘생긴 얼굴이었다.

"너구나! 명헌이형 장난감이! 어찌나 안 보여주고 꽁꽁 숨겨두는지 말이야."

사람에게 장난감이라고 말하는 싸가지에 비하면 상당히 순수하고 해맑은 웃음으로 성큼성큼 걸어왔다. 크고 동그란 아몬드형 눈이 반짝반짝 빛이 났다. 얼굴에 희열이 가득했다.

"난 처음보지? 내가 한 동안 밖에 일이 있어서 안 들어왔거든."
"......그래."
"내 이름 알아?"
"아니."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런 태도에 이 소년은 더 흥미를 보이며 콧소리를 냈다. 자신을 외면하며 창밖으로 시선을 옮긴 태섭의 턱을 잡고는 확 돌려 자신을 쳐다보게 했다.

"귀엽긴 귀엽네. 마음에 들어."
"뭐라는 거야!"

태섭이 남자의 팔을 쳐냈다.

"좆같은 소리하지 마라."

이들이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태섭은 그들을 향해 거침없이 말하게 되었다. 심지어 산왕놈들은 그거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자기들을 무어라 부르든 어떻게 말하든. 그래서 화라도 분출하도록 시원시원하게 욕을 날리고 거친 말을 쏟아냈다.

"정우성. 내 이름 정우성이야, 기억해 둬."
"내가 왜...."

정우성이 태섭이 앉은 의자의 팔걸이를 쾅 소리가 나도록 잡으며 태섭에게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의자와 우성의 사이에 갇힌 태섭은 불편함을 느껴 얼굴을 찡그렸다. 일단 말허리를 이런 식으로 잘린 게 제일 기분이 나빴다.

"난 명헌이형이 하는 일, 그 자리, 물건, 모든 걸 물려받았어. 명헌이형의 것은 나중에 당연히 내 것이 되는거야."

태섭이 고개를 돌리자 우성은 씩 웃었다.

"너도 마찬가지란 얘기야."



슬램덩크 약대만태섭 약우성태섭
2023.03.26 07: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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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시바 대작의 시작...개좋아 5개월이나 감금당햇냐고 미친 개좋아...센세 토지만큼 부탁해...
[Code: 36cb]
2023.03.26 08: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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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발미친놈들아 사랑을해.... 존나 재밌다.....이게 느와르의 맛?하 시발...... 어떡해 존나재밌어.....고장난 사람처럼 존나 재밌다만 중얼거리고 있어 센세..... 아침부터 이마치고 난리났어 얼른 어나더로 돌아와
[Code: af30]
2023.03.26 10: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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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재밌다..센세는 천재인가봐뿅..
[Code: f1a9]
2023.03.26 11: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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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악 우성이가 명헌이 밥친구뿅 물려받아서 한침대뿅 하나요!!!!!! 대만태섭도 있어 ㅠㅠㅠㅠ 너무 좋다 센레
[Code: 95d4]
2023.03.26 14: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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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 우성이 ㄹㅇ 탈인간같아 산왕 태섭이한테 잘해주는데 오히려 속을 모르니까 더 쎄하고 맛있다
[Code: 7f8e]
2023.03.26 14: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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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센세 천재야? 너무 행복해 나 지금
[Code: e433]
2023.04.13 20: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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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맛........느와르 사랑해 근데 명헌이가 돠연 태섭이를 물려줄까 우성아??? 유일하게 예외일 수 있다고..ㅎㅎㅎㅎ
[Code: dc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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