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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9 23:35




여름에 술쳐먹고 미친애들처럼 비오는 밤거리 뛰어다니고 겨울에도 똑같이 눈오는 밤거리 뛰어다니다가 나란히 빙판길에서 미끄러져서 발목에 깁스하고 히히하면서 붕대에다가 각자 이름 써놨던 기억이 남.... 같이 사는 집 현관문이랑 냉장고에 같이찍은 폴라로이드 사진 다닥다닥 붙여놓고 쓰레기 버리다가 주운 너덜너덜한 세계지도는 벽에다 붙여서 나중에 여기 가보자 저기 가보자 너 폴란드 수도는 어딘지 아냐 내가 너처럼 무식한줄 아냐 막 이러면서 투닥댔던 기억까지 난다고ㅜㅜㅜㅠㅠㅜ
그렇게 친밀하고 잘아니까 싸울때 내가 약점 후벼파는 모진말 자주 했는데 그럴 때면 그 커다란 깜장눈에 상처받은거 다 보이고.. 근데 그러면서도 꾹꾹 눌러담고 나한테는 절대 모진말 안한 유죄자식이 헤어질때는 엉엉 울면서도 매정하게 헤어졌을 것 같다고 집가는길도 울면서 간 자식이ㅠㅠㅜ
헤어지고 N년 뒤에 사귈때 자주 걸었던 거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중에 가보자했던 여행지도 아니고 그야말로 애매한 카페같은데서 애매하게 마주쳤는데 원래 성격대로 성실하게 맘 다 잡고 일하고 있길래 맞다 얘 원래부터 이렇게 항상 좋은 애였지 하고 눈물 나올 것 같음 일부러 아는척 안 하고 구석 가서 눈물 훔치고 있는데 피제이가 쓱 와서 내 옷주머니에 휴지만 쑤셔넣고 다시 일하러 갈 것 같음 눈도 안 마주치고 말없이.... 그리고 그게 마지막으로 본 모습일 것 같음 그래서 여전히 참 좋았던 애로 기억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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