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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7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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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깃털이 뭔지 모르지만 독수리 깃털이라고 하고 아무튼ㅇㅇ


행맨이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혼자 붉은여우수인이라 따돌림 당해서 수인 모습 한정으로 자낮한다는거 아무도 모르겠지 당연함 저 에고킹 행맨에게 자낮한 구석이 있을거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 했을거야. 그건 루스터도 마찬가지일거고.
루스터는 검독수리수인인데 검독수리는 맹금류라 사실상 작은 여우까지는 무리없이 사냥할 수 있었음. 그래서 비단 초식동물수인 뿐 만 아니라 작은 몸집의 맹수들도 묘하게 루스터를 꺼리는 그런게 있음. 위압감을 본능적으로 느끼는거.


원래 수인들은 평소에 자주자주 수인 형태로 돌아가야 몸집이 커지고 자라는데 행맨은 어릴 때부터 집에서 혼자 여우수인이고 다들 표범 재규어 막 이런 대형고양이과 수인들 뿐이라 스트레스 받아서 여간해서는 수인형태로 돌아가지 않았을거야. 덕분에 사람 몸의 크기과 수인형태의 크기에 점점 괴리감이 생겼을거고.
사실 수인들은 그러면 몸에 안 좋았음. 스트레스가 어느정도 쌓이면 수인형태로 돌아가서 하루이틀 정도 그 상태 유지하면서 쉬어줘야 하는데 행맨은 곧죽어도 수인형태로 돌아가기 싫어했거든. 몸은 이미 성인이고 180 넘는 체격인데 수인형태는 아직도 아기여우란 말이야. 지나가다 보면 누구나 어린아이라고 착각할만큼 어린 모습이었음. 수인형태만 보면 10살 정도에서 성장이 멈춘거였지.



루스터는 아예 처음부터 자기가 검독수리수인인거 오픈 했겠지. 상대방이 초식동물수인이면 의도치 않게 위협 느낄거고 그럼 연애감정과 별개로 자신을 존중해주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고 상처 받을 수도 있고 무서워할 수 있으니까. 그동안 사귀었던 사람들 중에 초식동물수인도 많았는데 한결같이 헤어질 때에도 그걸 탓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정도로 루스터는 그런쪽에 신경을 썼음. 어릴 때 캐롤이 너는 맹금류니까 조심해야 된다고 엄격하게 가르친 조기교육 효과 덕분이었을거야.



아무튼 루스터는 자기는 오픈 했는데 행맨은 아무말이 없고 그냥 빠안히 자기만 쳐다보다가 그래? 하고 말았어서 언젠가 알려주는 주겠지 싶어서 느긋하게 기다림. 수인인거는 알고 있었고 그다지 깜짝 놀란 기색 없는걸 보면 어느정도 예상하고 있었나보다 하는거.
도중에 궁금해져서 넌지시 물어보기도 하고 은근슬쩍 떠보기도 하고 함정질문도 던져봤지만 다 쏙쏙 피해가면서 발갛고 귀여운 혀만 쏙 내밀고는 얄밉게 웃는거야. "그렇게 궁금해, 루? 그럼 한 번 알아내봐. 네 삼촌이면 당장에 내 서류 뒤져볼 수 있을걸." 하는데 루스터는 행맨이 말해주지 않는걸 그렇게까지해서 알고 싶지도 않음.

수인에 대한 정보는 엄격히 관리되서 상관이라고 해서 아무나 볼 수는 없고 어느정도 되는 고위급 관리자만 열람이 허락되는거거든. 은하수 삼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면 행맨의 수인쯤이야 알아내는건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그러면 행맨이 실망할거고 무엇보다도 그렇게해봤자 딱히 관계에 진전이 될 것 같지도 않았거든.



그런데 행맨이 어느날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날 자기도 모르게 여우모습으로 돌아가버리는데 변환이 안 되는거야. 너무 오랜만이라 네 발 달린 모습이 어색할 지경이었음. 지금 자신에게는 너무나 커다란 이불에서 낑낑 거리며 겨우 빠져나왔더니 이제 솜털을 겨우 갓 벗은, 어린 모습의 여우가 보이겠지. 그나마도 너무 작아서 거실로 나가 쇼파에 올라가서 티비에 비친 모습으로 확인을 했을거야.

수인의 모습이 어린게 딱히 흠은 아니지만, 제대로 된 성장과정을 거치지 않은거 아닐까 하는 편견이 세상에 존재했어. 겪어보지 않고서 미리 잣대를 내리는 편견이고 그게 옳지 않다고 배우기는 하지만 사람들 마음 한 구석에 조금씩 차지 하고 있는 그런 편견 말이야. 루스터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었지만 훌륭한 검독수리 수인이었음. 루스터가 자신에 대해 궁금해하면서 오히려 자신의 모습을 거리낌없이 오픈 한 적이 있어서 알 수 있었지. 검독수리치고도 루스터는 큰 편이었어. 본래 몸도 큰 편이니까. 대체로 사람 모습의 크기에 비례해서 수인모습도 비례하는데 자기는....
딱히 루스터가 이런걸로 실망할 것 같지는 않았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마련임.



그리고 하필 그 때 루스터가 행맨의 집으로 찾아옴. 초인종이 울려도 반응이 없자 루스터는 도어락을 해제하고 들어오는데 행맨은 당황해서 어쩔줄을 몰라함. 어떡하지 어떡하지 제자리를 뱅글뱅글 돌면서 발 동동 구르는데 어느새 행맨의 방으로 들어온 루스터가 음? 하고 고개를 갸웃함.


"제이크가 개를 키웠었나? 유기견인가? 헤이, 너 언제부터 있었어?"


다정하게 턱을 긁으며 루스터가 묻는데 대답을 할 수가 있어야지.


"전화도 안 받고 도대체 어딜간거지....대디 어디갔는지 알아? 응? 너 몇 살이야? 보니까 애기구나?"

알아듣지도 못 할(사실 수인이라 행맨은 알아듣지만 이마에 수인이라고 쓰여있지는 않으니까) 말을 동물한테 걸면서 사랑스럽다는듯이 자길 쳐다보는거에 행맨은 용기를 얻었음. 루스터의 손가락을 가볍게 앙앙 물고는 잡아 당기자 루스터가 어엉? 하면서도 따라옴. 급하게 숨긴 근무복이 있는 침대 밑으로 향하자 루스터가 근무복을 발견하고 꺼냈어.


"이게 왜 여기에 있지? 행맨이 근무복을 침대 밑에 숨겼을리도 없고..."

루스터는 자기를 빤히 바라보며 혀를 내미는 강아지를 쳐다봤어. 강아지.....강아지....차라리 성견이었으면 한 눈에 행맨이구나 싶겠지만 눈 앞의 강아지는 너무 어려보였어. 누가봐도 이 강아지를 보고 성인 남자를 떠올리기는 힘들거야. 하지만 뭔가 좀 상황이 이상하긴 했어. 행맨은 절대 근무복을 침대 밑으로 숨기는 짓 같은건 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너...설마 행맨이야?"
"캥!"

눈 앞의 강아지가 긍정이라도 하듯이 캥 하고 한 번 짖더니 고개를 끄덕임. 이거 우연의 일치인가 그냥 내가 하는 말에 무조건 짖는건 아니겠지? 의심스러워진 루스터가 미친척 하고 질문을 던져보기로 함.


"yes는 한 번 고개 끄덕이고, no는 두 번 끄덕이는거야. 알겠어?
"캥!"
"아니, 굳이 짖을 필요는 없어. 고개만 끄덕이면 되니까."


강아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어. 얘 정말 행맨이 아니라면 정말 쪽팔린데....그냥 우연의 일치 아닐까? 내가 지금 너무 오버하는거 아니겠지 싶기도 하지만 우연의 일치 치고는 눈 앞의 강아지는 너무나 명확하게 제 말을 알아들었음.



"너 행맨이야?"
"캥!" (끄덕임 한 번)
"너 지금 아무렇게나 짖는거지."
"캥캥!" (끄덕임 두번)
"나 지금 바보같아?"
"캥!" (끄덕임 한 번)
"그냥 닥치고 알아먹었으면 좋겠어?"
"캥!" (끄덕임 한 번)


그렇구나....너 정말 행맨 맞구나. 루스터는 행맨을 품에 껴안고 들어올렸어. 왜 이렇게 어린 모습일까 하는건 일단 뒤로 밀어두기로 하고, 행맨의 모습이 유일하게 남은 초록색 눈동자를 빤히 바라봐. 이렇게 일방적으로 알게 되는건 좀 달갑지 않은데 그건 행맨도 마찬가지일 것 같았어. 오히려 행맨이 껄끄러운 상황일거야. 생각지도 못 한 상황과 타이밍에 본모습을 들키는건 누구나 달갑지 않을테니까, 혹시 몰라서 루스터는 한 번 묻기로 해.


"나...돌아갈까? 혼자 있고 싶어?"
"캥캥!"
"응, 알았어. 안 갈게."


아주 살포시 제 손가락을 앙앙 물고는 꼬리를 흔드는게, 지금 같이 있고 싶다는 의사가 분명해 보였음. 수인들이 수인형태로 돌아가는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어. 요즘 유난히 예민하게 군다 싶더니.....루스터는 좀 안타까운 마음에 행맨을 품에 안고 침대 안으로 들어갔음.

"같이 자자, 행이. 이리와."


따끈한 품에 안겨서 행맨은 점점 졸음이 쏟아질거야. 처음에는 모른척 베란다 같은데로 숨어들까 생각했는데, 에라 모르겠다 하고 부딪혀봤는데 생각보다 루스터 반응이 괜찮은것 같았어. 생각보다 이른 타이밍에 들키긴 했지만.... 이것도 나쁘진 않네.
그렇게 이불 속에서 따끈따끈하고 말랑하게 녹은 두 사람 실컷 달게 자고 일어나면, 어느새 돌아온 나신의 행맨이 루스터 품 안에 꼭 감겨있을 것 같다. 뭐가 그렇게 좋은지 입꼬리는 올라간 채.



그리고 다음날 강아지 아니라 여우라고 행맨이 알려주겠지





루스터행맨
2023.02.07 23: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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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닥치고 알아먹었으면 좋겠어?"
"캥!" (끄덕임 한 번)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ㄱㅇㄱ 안타까운데 너무 귀여움 ㅠㅠㅠㅠㅠㅠㅠ 루스터가 잘 해감해서 아기여우 행복하게 해주자
[Code: b330]
2023.02.07 23:26
ㅇㅇ
모바일
ㅠㅠ 강쥐같이 작은 아기여우 행이 넘 사랑스럽다 ㅜㅜ 덜자란 모습도 편견없이 받아들여주는 루스터 곁에서 수인 모습도 쑥쑥 자랐으면.. ㅠㅠㅠㅠ
[Code: d8ce]
2023.02.07 23: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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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존나 커여워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038f]
2023.02.07 23: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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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진짜너무귀엽곸ㅋㅋㅋㅋㅋ루스터 너무 든든하다.... 세상에서 젤 큰 독수리일거 같다...
[Code: 2a45]
2023.02.07 23: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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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지금 아무렇게나 짖는거지."
"캥캥!" (끄덕임 두번)
"나 지금 바보같아?"
"캥!" (끄덕임 한 번)

글고여기너무웃기고귀여움ㅋㅋㅋㅋㅋ루행그자체같앜ㅋㅋㅋ
[Code: 2a45]
2023.02.07 23: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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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존나 귀여웤ㅋㅋㅋㅋㅋㅋ
[Code: f075]
2023.02.08 00: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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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상상만해도 ㄱㅇㅇ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c5e]
2023.02.08 00: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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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엽고 루스터 너무 다정하다ㅠㅠㅠㅠㅠㅠ 둘이 행복해 ..
[Code: f907]
2023.02.08 0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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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귀야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ㅜㅠㅜㅜㅜ
[Code: c73b]
2023.02.08 00: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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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캥으로 의사표현되는 거 미쳤다 커염사 ㅇ->-<
[Code: 51c8]
2023.02.08 00:46
ㅇㅇ
행여우 귀엽고 짠하다ㅠㅠㅠㅠㅠㅠ 이제 루스터가 해감시켜주겠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55f]
2023.02.08 02: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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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여우일때도 사람일때도....넘나귀엽다.....
[Code: e855]
2023.02.08 02: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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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d2d]
2023.02.16 16:07
ㅇㅇ
모바일
행여우... 짠하고 귀엽고 사랑해...
[Code: bf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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