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대공

“그대에게? ..그대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진 짐, 이 의무감은 누구에게 감히 내려놓을 수가 없어서 그러하오. 그래, 친구란 서로 고민을 나누고 근심을 내려놓기도 하는 존재이지. 그대 말이 맞지만, 내 것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미 존재했기에 그 막중함은 이루 말할 수 없소. 이 고충을 아주 조금 털어놓는 것만으로 그대를 짓누르게 될 것이오. 그러니 마음은 너무나 고맙지만, 결국 나 홀로 끌어안고 가야 하오.”













 

북부제독

“아가씨가 소원 하시는대로 친구처럼 반겨드린다는 게..제겐 쉽지 않지만..제 나름으로는 어쨌든 불청객이라 여긴 적 없습니다. ..그걸 소원하실 정도로 제 태도가 언짢으셨습니까..?”

남부제독

“그건 안됩니다. 저도 거절하게 되어 안타깝지만 인어가 사람들 사이에 오르내리는 것만큼 그렇게 온순하지는 않습니다. 악하지는 않더라도 변덕이 심하니 웬만해서는 피해가거나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거절했다하여 다른 뱃사람을 붙잡고 데려가달라 하시면 안됩니다? ..이것 참, 붙잡아놓을 수도 없고.”












 

황제

“약속하지..다시는 이 손에 피를 묻히지 않겠다고. 그대의 소원이니 내 결코 잊지 않겠소.”












 

황국재상

“다시 못되지라고요? ..아무리 풀 죽어 보이기로서니 그걸 굳이 소원까지 하십니까? 그리도 또 제가 언제 그리 못되게 굴었다고.. 그게 어디가 저다운 거랍니까?”












 

신관

“무슨 소원을 비셨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네, 보통은 다들 자신들의 안위를 살펴달라 기도하지요. ..제 안위를 위해서요? ..그 때 아가씨께서 신전에서 잠에 든 것이 신의 뜻인 것도 같습니다. 길다면 긴 세월동안 신전을 지켜왔지만 누구도 저를 위해 기도해 준 적은 없었으니까요. 하긴 아가씨 말씀대로, 위에 계신 저 분도 슬슬 제 정성을 알아줘야 마땅하긴 합니다.”













 

중앙귀족

“..그런 건 오래 된 부부들끼리나 하는 말이지. 맞잖아. 너를 두고 먼저 가지 말라는 게. 나는 그렇게 쉽게 죽지 않아. ..네가 걱정할 만큼 심각한 상태도 아니고.”













 

서부상단주

“안됩니다. 안돼요. 그렇게 한 번 예외를 두면 한도 끝도 없.. 네, 네, 딱합니다. 딱하죠.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딨습니까? ..하..그럼 이번만입니다. 어느 상점이라고 하셨죠? ..내 참, 납품가를 낮춰달라니. 그 정도만 낮추면 그 집 안주인 약값으로 충분한 건 맞습니까?”













 

마법사

“안돼. 이 얘기는 없었던 걸로. 하여간 거기는 얼씬도 하지마. 생각도 못 했네. 거길 노리고 있었을 줄은. 금서들 읽어서 뭐하게? 목숨만 위태로워지지. 누굴 살리고 싶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안되는 줄 알아.”













 

마왕

“인간세상을? ..그곳에는 그대가 사랑하는 것들이 많을 텐데, 자칫 내가 상하게라도 하면 어찌하려고. ..나를 믿는다니 고마운 말이지만..그래, 그대 소원이라 하니 오늘이 아니어도 언젠가는 그대와 함께 인간세상을 거닐어보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