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대공

“이 대련이 한해 중 가장 중요한 축제이다보니 그대가 보기에 다소 거북할 수는 있겠소. 북부에서 전사들의 진정한 대련이란 저렇게 피가 튀고 살점이 떨어져나가기도 하는 것이오. 이방의 사람들에게는 야만적으로 보일 지라도 저들에게는 그 모든 것이 신이 허락한 영광과 명예이니, 우리의 전통을 그대가 이해해줬으면 좋겠소.”












 

북부제독

“예, 저도 대련에 나갑니다. 이런 큰 축제에 장군이나 제독들이 나가지 않으면 누가 나가겠습니까. ..걱정마십시오. 전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승부가 계속된다면 저 역시 칼에 베이거나 창에 찔리기는 하겠지요. ..혹시 제가 누군가를 죽이는 모습을 보게 될까 그러시는 거라면..그 땐 잠시 자리를 피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남부제독

“북부의 그런 전통이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서부에서는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편입니다만 남부를 포함해 나머지 지역에서는 조금 야만적으로 여기고 있지요. 어찌됐든 그들은 자랑스럽게 여기는 신성한 전통이니 너무 두려워마세요. ..혹시나..해서..하는 말인데..대련에 참여하시는 건..아니겠지요? 아가씨는 도통 예측할 수 없는 행동들만 하시니 제가 이런 걱정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황태자

“..지금 내 모습이 그대에게 어찌 보일 지는 잘 알고 있소. 다만..내게는 이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아주오. 그래, 그대는 결국 도망가버리고 마는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은 모두 들으라. 이것은 패륜도, 황위 찬탈도, 살인도 아닌, 판단력을 잃어 제국의 안위에 해가 되는 무능력한 황권에 대한 처단으로 알라. ..이 자는 더이상 이 나라의 황제가 아니라 친자이자 대를 이을 태자의 여인을 탐하기 위해 은밀히 모략한 천인공로할 죄인이다.”












 

황국재상

“어디 가십니까..! 이대로 가시면 그저 피에 젖은 왕좌와 칼을 쥔 태자전하의 모습만을 기억하실 게 아닙니까! ..아니요, 말리지 않았습니다. 그럴 만한..당장 설명하기 어려운…울지마세요.. ..저리 가버렸으니 나를, 우리를 배역한 죄인으로만 기억하겠구나..”

신관

“..그들을 용서해달라는 기도를 하십니까. 그렇게 무섭고 두려우시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그 모든 것들도 신의 계획이었다고 말입니다. 인간이 어찌 할 수 있는 게 아닌. 신의 계획 안에서 황국은 피로써 대를 이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때론 그렇게 생각하는 게 눈 앞의 현실을 받아들일 때 큰 위로가, 유일한 위로가 되기도 합니다.”













 

중앙귀족

“뭘 이런 걸로 놀라고 그래. 살다보면 피를 토할 때도 있는 거지. ..집안에 유전병이 있어. 별 거 아니야. ..어쩌면 네가 날 친구로만 보는 게 너를 위해선 다행일지도 모르겠어..”












 

서부상단주

“..아..어떻게 알고 오셨네. 나 때문에 운 거에요? 이렇게 살아서 왔으니 안심하세요. 제가 지금 얼마나 멀쩡하냐면, 이 와중에도 거대한 해일이 삼킨 그 많은 교역품들이 눈에 아른거려서, 참. ..우리 아가씨도 눈에 아른거리고. 그런데 이렇게 눈 앞에 있네.”

마법사

“병을 늦출 순 있어도 영영 막을 순 없어. 그것도 유전병이라면 더욱 그렇지. 금기라고 말했었지? ..왜 그게 네 탓이겠어.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법이야. 그러니 불가능한 일로 자신을 탓하지마.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 그 애가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말이야. 그 앞에서 슬퍼만 할 수는 없잖아?”

마왕

“그대가 얼마나 겁먹고 두려워할까 알 수 있으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지. ..인간들의 생과 사야 관여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지만, 이렇게 그대를 울리고야 말테니 해일을 잠재워야 할 수 밖에. 그대말대로 우리가 진정 우정을 나눈다면 내게 감사할 필요 없소. 그대의 마음이 상처입지 않았으니 그것으로 되었소.”
















*황제가 사실 허니를 범하고 첩으로 취하려 계획하고 있었다가 아들과 재상에게 걸렸다는 갑작스런 개연성 점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