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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4 23:56
잭은 얼마 남지 않은 아니 어쩌면 유일하게 지상에 남은 마지막 요정이었음
요정은 자유와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인데 요정의 아름다움+쓸모있음(요정의 마법 능력 및 특효약재로 쓰이는 날개 등)에 눈깔이 뒤집힌 인간들이 요정을 마구잡이로 사냥해 노예로 삼거나 도륙해버려서 잭의 가족 역시 모두 세상을 떠남
요정들은 섬세하고 스피리추얼한 존재라 진정한 자유와 사랑이 없는 탐욕과 착취의 대상이 되면 외상 없이도 결국 병들어 죽게 됨

그 와중에 잭은 마티건의 눈에 띄었어
추운 겨울날 옷 하나 제대로 걸치지 못한 채 오들오들 떨고 있는 잭을 발견해 구해주었지

상남자 마티건은 잭에게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보호자였음
출중한 사냥 실력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 잭을 굶기는 법도 없었고
강한 육체적 힘으로 놈팽이들이 잭의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했음

무엇보다 마티건은 잭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덕분에 잭은 마티건을 만난 후 매일 매일 더 건강해졌음

그런데 그런 마티건도 채워줄 수 없는 게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너무나 날고 싶어하는 잭의 욕망

요정에게는 날개가 있고 날개가 있는 존재는 자고로 날아야 하는 법인데

날아오르면 사람들 눈에 띄고 그럼 또 요정 사냥꾼들이 몰려올 거 아냐

그래서 마티건은 잭의 다른 소원은 다 들어줘도 절대절대 나는 것만큼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지

하지만 날개 달린 존재의 날고자 하는 본능은 그렇게 쉽게 접히는 게 아니어서
어느날 잭은 마티건 몰래 숲의 한적한 곳에서 홀연히 날아올랐다가 
결국 인간들 눈에 띄어 화살을 맞고 날개를 잘리고 
뒤늦게 잭을 찾아낸 마티건 품에서 죽고 말았음

극한의 슬픔에 빠진 마티건 역시 견디지 못해 같이 세상을 하직해버렸지


그리고 천년의 세월이 지나 그들은 20세기 말 미국 땅에서 환생을 하게 되는데...


각각 톰 '아이스맨' 카잔스키와 피트 '매버릭' 미첼로 환생한 마티건과 잭.
전생의 기억이 명확하게 남아있는 건 아니지만 가끔 희미한 데자뷔 현상으로 나타나곤 했지.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아이스맨은 매버릭을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자신의 운명적 사명을 느꼈어.

이번 생에서만큼은 네가 마음껏 날 수 있도록 해줄거야.
이번에는 그 누구도 감히 너를 해치지도, 방해하지도 못하도록 하겠어.
그렇게 나는 너에게 사랑과 자유를 모두 줄 거야.

결국 36년의 사랑이 아니라 천년의 사랑을 하고 있었으니 이 커플을 누가 막을 것이냐

아이스매브 크오 마티건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