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471193362
view 725
2022.05.28 15:46
은근히 낭만적인 구석 있는 스피어스가 먼저 시작했겠지. 둘이 사귀기 전 섹파와 연인 사이 어딘가일 때쯤이었으면 좋겠음. 그냥 길 가다가 줍줍한 반짝이는 무언가 같은 거... 시계라고 하자 하여튼 줍고 나니까 모어 생각이 났겠지. 스피어스는 소중한 전리품을 누구 줄 사람이 아닌데, 전쟁통에서도 깨진 데 없이 멀끔한 손목시계를 보니 얼마 전 격하게 떡치느라 자꾸 침대 헤드에 부딪히는 스피어스 머리 받쳐 주다가 모어 손목시계가 침대 헤드에 잘못 부딪혀서 박살났던 일이 생각나는 거야. 색이나 디자인이 모어한테 딱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이 생각은 고개 절레절레 하면서 의식적으로 지워버릴 듯.... 줄 때도 막 엄청 생색내거나 하지는 않을 거 같고, 이걸 남들 앞에서 주기도 좀 그렇고, 그렇다고 단둘이 있을 때 주자니 너무 의미부여 같아서 그냥 들고 다니면서 한참 고민하다가 한바탕 붙어먹고 모어 품에 안겨서 머리 쓰담쓰담 받고 있던 어느 날 맘먹고 슬쩍... 자기 셔츠 집어들어서 가슴 포켓에서 시계 꺼내올 것 같다. 모어는 스피어스가 담배 꺼내려는 줄 알고 자기가 피우고 있던 담배 주겠다고 말없이 내밀었는데, 다리에 힘 없어서 침대 아래 아무렇게나 내던진 셔츠 옆에 앉아 있던 스피어스는 그대로 그 팔 붙잡아서 꼼지락대면서 직접 채워 주겠지. 스피어스 머리통 쳐다보던 모어 손목에 닿는 차가운 감촉에 얼굴 찌푸리면서 손목 끌어와 두어 번 돌려 보면서 뭔지 확인하다가 좀 벙찔 듯. 별다른 말 없이 다시 침대 위로 기어올라오는 스피어스 양 볼 붙잡고 키스부터 갈길 것 같다. 키스만으로도 줄줄 녹을 정도로 달달하게 한참이나 혀 섞다가 숨 막힌 스피어스가 모어 가슴팍 퍽퍽 때리면, 그제서야 씩 웃어주면서 "고맙습니다, sir." 하겠지. 스피어스 민망해서 귀 살짝 빨개진 채로 "기껏 선물 줬더니 질식시키려고?" 이런 얘기 해서 모어 소리내서 웃게 하겠지. 모어는 선물 받은 거 대놓고 자랑하기보다는 매일매일 잘 차고 다니면서 은근히 팔뚝 걷고... 누가 시간 물어보면 확인하고 알려주는 게 아니라 손목 뻗어서 시계 보여주고 하면서 은은하게 티낼 것 같음ㅋㅋㅋㅋㅋㅋ 멀라키가 와 그 시계 뭐야? 진짜 예쁘다 독수리 요새에서 중대장이 털어갔던 거랑 비슷하게 생겼네 하고 모어 팔뚝 붙잡고 조잘거리면, 모어는 독수리 요새에서부터 들고 다닌 거구나 싶어서 대답 안 하고 실실 웃겠지... 근데 그 친밀한 스킨십 봐버린 스피어스가 삐지는 바람에 그날 침대에서 열심히 달래줘야 함
모어는 좀 더 유용한 선물 위주로 할 것 같다. 행동으로 챙겨주기도 할 것 같은데, 해지고 끈 다 닳은 스피어스 군화 내내 신경쓰다가 어디서 새 군화 끈 훔쳐와서 다 갈아 주고 반질반질 광 나게 닦아주고 하는 식이겠지. 근데 전쟁통에서야 스피어스도 고맙다고 얘기도 하고 모어의 사소한 선물들 잘 썼는데, 전역한 뒤 같이 살게 되고 나니까 모어가 선물해주는 거 쓰지도 않고 그냥 쟁여놓기만 하는 거지. 뭐 아침 러닝할 때 신으라고 새 운동화라던가, 멋들어진 지포 라이터라든가 하는 것들 선물해 주면 운동화는 반질반질 닦인 채로 신발장 맨 위칸 차지하고 있고, 라이터는 스피어스 서재 책상 밖을 벗어나지 않겠지. 좀 서운해져서 "제 선물 마음에 안 듭니까? 쓴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좀 써 주시죠. 성의가 있는데." 하고 투덜거리면 스피어스는 그런 모어 빤히 보다가 "닳잖아." 이럴 것 같다. 즈그 남친 선물이라고 너무 소중해서 차마 쓰지도 못하고 매일매일 흐뭇하게 들여다보기만 했던 스피어스였겠지. 결국 모어의 선물은 스피어스가 좋아하는 간식 류 사들고 온다던지, 영양제 사와서 매일 챙겨먹인다던지 스피어스 차 세차해준다던지 하는 느낌으로 바뀔 것 같음. 그러다 잠자리한 뒤에 꼭 자기 옷 입고 있는 스피어스 보고 일부러 외투나 상의 몇 장 가져와서 스피어스 옷장에 넣어놓고 가기도 할 듯. 스피어스가 자네 이거 두고 갔다고 전화하면 "그래요? 다음에 당신 집 갈 때 챙겨 가죠." 해 놓고 그날 저녁 스피어스 집으로 퇴근해 놓고 옷 언급은 하나도 안할 듯... 결국 어느날 연락도 없이 들이닥쳤다가 두고 갔던 자기 스웨터 입고 있는 스피어스 보고 웃을 것 같다. 나중에 아예 살림 합치고 나서는 가끔 "당신 닮아서 사왔습니다." 하면서 까만 고양이 인형 같은 거 안겨주기도 하겠지...
비오비
모어는 좀 더 유용한 선물 위주로 할 것 같다. 행동으로 챙겨주기도 할 것 같은데, 해지고 끈 다 닳은 스피어스 군화 내내 신경쓰다가 어디서 새 군화 끈 훔쳐와서 다 갈아 주고 반질반질 광 나게 닦아주고 하는 식이겠지. 근데 전쟁통에서야 스피어스도 고맙다고 얘기도 하고 모어의 사소한 선물들 잘 썼는데, 전역한 뒤 같이 살게 되고 나니까 모어가 선물해주는 거 쓰지도 않고 그냥 쟁여놓기만 하는 거지. 뭐 아침 러닝할 때 신으라고 새 운동화라던가, 멋들어진 지포 라이터라든가 하는 것들 선물해 주면 운동화는 반질반질 닦인 채로 신발장 맨 위칸 차지하고 있고, 라이터는 스피어스 서재 책상 밖을 벗어나지 않겠지. 좀 서운해져서 "제 선물 마음에 안 듭니까? 쓴다고 닳는 것도 아닌데 좀 써 주시죠. 성의가 있는데." 하고 투덜거리면 스피어스는 그런 모어 빤히 보다가 "닳잖아." 이럴 것 같다. 즈그 남친 선물이라고 너무 소중해서 차마 쓰지도 못하고 매일매일 흐뭇하게 들여다보기만 했던 스피어스였겠지. 결국 모어의 선물은 스피어스가 좋아하는 간식 류 사들고 온다던지, 영양제 사와서 매일 챙겨먹인다던지 스피어스 차 세차해준다던지 하는 느낌으로 바뀔 것 같음. 그러다 잠자리한 뒤에 꼭 자기 옷 입고 있는 스피어스 보고 일부러 외투나 상의 몇 장 가져와서 스피어스 옷장에 넣어놓고 가기도 할 듯. 스피어스가 자네 이거 두고 갔다고 전화하면 "그래요? 다음에 당신 집 갈 때 챙겨 가죠." 해 놓고 그날 저녁 스피어스 집으로 퇴근해 놓고 옷 언급은 하나도 안할 듯... 결국 어느날 연락도 없이 들이닥쳤다가 두고 갔던 자기 스웨터 입고 있는 스피어스 보고 웃을 것 같다. 나중에 아예 살림 합치고 나서는 가끔 "당신 닮아서 사왔습니다." 하면서 까만 고양이 인형 같은 거 안겨주기도 하겠지...
비오비
https://hygall.com/471193362
[Code: 0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