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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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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간, 목이 말라 눈이 떠졌다. 여기는 우리 집 침대고, 눈앞에는 노부유키가 있고, 내 머리는 젖어있다. 대충 상황파악을 하고는 물을 마시러 나가려는데, 마침 침대 옆에 아이가 가져다 둔 머그컵이 나란히 세 개 있었다. 그 중 하나를 마시면서 충전 중인 휴대폰을 확인했다. 아이에게서 걸려온 부재중 전화 수십 통과 마지막 츠지무라의 부재중 전화 하나. 그리고 잘 들어갔냐는 메시지가 와 있었다. 똑같이 마셔놓고 혼자 뭐 이렇게 상큼해. 새벽 네 시인데도 복수심에 일부러 잘 들어왔다는 답장을 보냈다. 곧바로 읽음 표시가 떴다. 미친 새끼. 나는 휴대폰을 치워버리고 다시 노부유키의 옆에 누워 잠을 청했다.



교사들끼리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데, 츠지무라에게서 전화가 왔다. 잠깐 볼 수 있는지 물으면서 왜 만나야 하는지 말해준 이유에 너무 놀라,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연락을 해줘야 한다는 것도 잊었다. 나는 곧바로 츠지무라가 불러준 곳으로 발길을 옮겼다. 도착해 미닫이 문을 열자 술을 따르고 있는 츠지무라가 보였다. 인사도 없이 그가 따라준 술부터 들이켰다.

뭐야, 천천히 마셔.

츠지무라는 그렇게 말해놓고도 나를 힐끔 쳐다보고는 다시 잔을 채웠다. 다시 채워진 잔을 물끄러미 보다가, 또 잔을 들어 넘겼다. 그제야 츠지무라가 입을 열었다.



일주일 전 아버지가 심한 두통으로 동네 병원을 찾았는데, 혈압이 높아 강하제를 투여받고도 여전히 혈압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사정을 전해들은 츠지무라의 어머니가, 의사 아들을 어디다 쓰겠냐며 츠지무라에게 연락을 했다. 츠지무라가 바로 다음날 오후에 진료 예약을 잡아 줬고, 누나의 남편이 아침부터 달려가 그들을 병원으로 모셔왔다. 다행히 어디가 터진 건 아니라 아버지는 일주일간 입원해 경과를 보기로 했고, 이제 이틀 후면 퇴원이었다. 츠지무라는 당연히 내가 병문안을 올 줄 알았는데 찾아갈 때마다 누나나 어머니가 병실을 지키고 있어 의아한 마음에 누나에게 나는 왜 오지 않는지 물어봤다고 했다. 케이는 새학기라 바쁠 거라고 말을 흐리는 게 이상해서 혹시 몰라 나에게 연락을 했다며, 내 앞접시를 가져다 안주를 덜어주었다.

보나마나 아버지가 나에게는 알리지 말라고 했을 게 뻔했다. 죽었을 때도 안 부르려고? 심술맞은 생각이 불쑥 들었다. 만약 내가 여전히 그에게 좋은 아들이었다면, 나는 그가 입원한 첫날 그를 찾아가 불콰한 얼굴을 마주 보고 그러게 왜 술을 진작 끊지 않았느냐고 말하거나, 괜한 자존심은 버리고 이제 약을 먹으라고 잔소리를 했을 수도 있었다. 이제 그런 건 다 가정일 뿐, 이미 부서진 관계와, 그 관계를 다시 고치려는 일말의 노력도 하지 않는 상대에게 오기가 생겼다.

정말 안 볼 거야? 퇴원하시는 날에 잠깐이라도 들러.
…싫어.
애처럼 굴지 말고. 너 그러다 나중에 후회해.

나는 드라마 대사 같은 츠지무라의 말에 코웃음을 쳤다. 고작 한 병을 비웠을 뿐인데 벌써 취했는지 귓가에 있지도 않은 소음이 웅웅 울렸다. 흔들리는 시야를 붙잡고 잔을 채웠다. 츠지무라가 황급히 내 손에서 술병을 빼앗았다. 나쁜 새끼야. 그걸 왜 나한테 알려줘. 니가 뭔데. 니가 뭘 안다고 잘난 척이야. 방향을 잃은 원망이 츠지무라에게 향했다. 츠지무라는 말없이 미안하다고 고개를 푹 숙였다.
2021.10.16 11:42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아이고....선생님 속이 말이 아니겠고....노뷰어머님 만나고나서 저런소리를 들었으니...ㅠㅠㅠㅠㅠㅠㅠ
[Code: e94f]
2021.10.16 11:49
ㅇㅇ
모바일
센세ㅠㅠㅠㅠㅠㅠㅠ
[Code: cdcf]
2021.10.16 11:55
ㅇㅇ
모바일
어떡해ㅠㅠㅠ 마치다 속이 말이 아닐거고 이거 알게되면 노부도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ㅠㅠㅠㅠㅠㅠ
[Code: cdcf]
2021.10.16 12:04
ㅇㅇ
모바일
아이고 어쩐지ㅜㅜㅜ 하ㅜㅜㅜ 속상해죽겠네ㅜㅜㅜ
[Code: d89a]
2021.10.16 12:06
ㅇㅇ
모바일
노부한테 연락도 못하고 취할만했네ㅠㅠㅠㅠㅠㅠ 이번 일로 아버지랑 다시 잘 될수있으려나ㅠㅠ 노부가 이거 알게되면 당장 병문안 가자고할것같은데ㅠㅠㅠㅠ
[Code: 9b2c]
2021.10.16 12:06
ㅇㅇ
모바일
성실수인내센세 사랑해ㅠㅠㅠ
[Code: 9b2c]
2021.10.16 12:08
ㅇㅇ
모바일
아니이ㅠㅠㅠㅠㅠㅠㅠㅠ 뭐 그렇게까지해 아부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만약에 잘못됐으면 아들한테 죽을때까지 씻을수없는 상처를 주게되는거였을텐데ㅠㅠㅠ 이미 지금도 상처받은거같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부지 포기하면 편해요 자식이기는 부모 없댔다구ㅠㅠㅠㅠㅠㅠㅠ 빨리 노부 인정해조 ㅠㅠㅠㅠㅠㅠㅠ
[Code: c0f1]
2021.10.16 12: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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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네 부모님한테는 놉맟 사랑받는데 마치다 부모님 얘기만 나오면 가슴이 답답ㅠㅠㅠ 마치다가 져주지말고 꼭 부모님이 져줬으면 좋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d81]
2021.10.16 21:00
ㅇㅇ
아.. 마치다 본가랑 사이 틀어지거나 후회할 일이 생긴다면 나중에 노부가 그 일 알면 분명 엄청 속상하고 자기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생각할텐데 ㅠㅠ 제발 좋게 풀렸으면 좋겠다.. 누님 노부 착하고 좋은 아이인거 알잖아요ㅠㅠㅠ 둘이 엄청 사랑하는것도 아시잖아요 ㅠ 중간에서 다리역할좀 해주세요 ㅠㅠㅠㅠㅠㅠ
[Code: ce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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