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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5 01:16
내 발등을 찍은 이 도끼가 네 도끼냐
(맞다고 하면 죽일 거 같은데....)
근데 잘못해서 산신덕화 발등에 도끼를 떨어뜨린 조위임....산신의 몸이라 다치진 않아서 덕화는 별 생각없이 물어본 건데 조위만 전전긍긍하며 쫄아있는거지. 제, 제, 제 도끼 아닌데요! 입술을 달달 떨면서 얘길하니까 덕화는 단번에 눈치챘을거임. 아 얘 지금 자기 죽일까봐 이러는구나, 하고. 첨엔 도끼나 돌려주려고 나타난 건데 반응보니까 괜히 골려주고 싶어서 엄한 얼굴로 조위한테 다가가겠지. 그것도 그 도끼를 들고. 엄마 저 오늘 도끼로 죽는 건가봐요ㅠㅠ 눈을 꾹 감고 죽을 준비를 하고 있던 조위는 어디선가 풉 하고 웃는 소리에 살금 눈을 떴어.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건 산신의 장난스러운 얼굴이었겠지. 장난 한 번 더 쳤다가는 심장마비로 먼저 죽겠구나. 심심해서 장난친 거였다, 아이야. 덕화가 정말로 즐겁다는 듯이 웃으며 조위에게 도끼를 돌려주었어. 그러면서 조위의 흐트러진 머리카락도 정리해주었지.
- 겁먹은 모습보다는 환하게 웃는 모습이 보고싶은데...어찌 그리 울상이야.
- 그, 그러게 왜 그런 장난을 치세요!
아직도 무서움에 벌벌 떨면서도 억울하단듯이 소리치는 조위임. 그런데 그 모습조차도 귀여워보여서 덕화가 조위한테 낙인 같은거 찍었으면 좋겠다. 사람들 눈엔 안 보이고 산신의 눈에만 보이는 그런? 암튼 다른 인간들이 조위한테 접근못하게 수써서 결국 조위가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거. 이번에도 억울하다면서 주먹 꽉 쥐고 달려온 조위가 삿대질까지 해가며 열심히 따짐.
- 저한테 무슨 짓을 하셨길래 다들 저를 떠나갑니까!
- 그걸 왜 나한테 따지느냐. 이거 아주 맹랑한 아이일세.
- 그, 그전엔 안 그랬으니까요! 산신님이랑 만나고나서부터 뭔가 이상해졌다구요!
눈치가 아주 없는 건 아닌 모양이지. 껄껄 웃으며 조위의 주변을 슥 돌던 덕화가 주변에 있던 바위에 걸터앉았어.
- 그래서 뭘 원하느냐
- 산신님이 책임지세요!
- 책임?
- 네!! 책임지고 다시 원래대로...
- 그래. 내가 널 책임지마.
네?? 말을 다 하지 못한채 덕화에게 보쌈당한 조위는 고대로 산신에게 따묵히겠지. 그리고 제옆에서 영생을 살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졸지에 산신의 반려가 된 조위가 분하다는 듯이 씩씩댔을듯. 물론 덕화는 그런 조위도 귀엽다는 듯이 웃어넘겼겠지.
유덕화양조위 화양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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