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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4 01:07
데바데 고페지운






"이거 확실한 정보 맞지?"

"이런 걸로 왜 사기를 치겠어요?"


날카로운 눈빛으로 묻는 남자에 학지운은 불안에 떨면서도 예민하게 받아쳤다. 한 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뜨고 싶은 기색이 역력했다. 온 세상 사람들더러 구경해달라는 듯 화려한 색으로 물들인 머리와 달리, 어떻게든 주변 시선을 피하려고 애쓰는 학지운을 지그시 보던 남자가 코웃음 치며 고개를 저었다. 소문이야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지만, 참 별난 녀석이었다. 화려한 쫄보 아싸라더니…….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헛소린가 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백번 이해가 갔다. 학지운은 이 바닥에서 가장 유명한 정보상 주제에 지나치게 심약한 정신머리를 가진 남자였다. 물론 이번 의뢰의 스케일이 큰 건 사실이다만, 남자는 학지운과의 거래 성사를 위해 무려 석 달을 투자해야 했다. 우선 거래하자고 설득하는 데만 한 달을 썼고, 그가 만족할만한 장소를 물색하는 일에 24시간을 몽땅 갈아 넣은 보름을 썼으며, 중간에 혼자 겁에 질려서 못 하겠다고 도망치려는 걸 수백 번 넘게 붙잡느라 한 달 하고 반을 썼다. 그렇기에 어지간히 찌질한 녀석이 나오겠구나 했건만, 이게 웬걸. 석 달 내내 남자를 괴롭혔던 그 겁쟁이는 족히 수백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눈에 띌 화려한 은발에 짙은 화장을 했고, 무엇보다 빼어난 미남이었다. 혹시 그간의 찌질한 모습이 극한의 연기였나 했지만, 지난 석 달을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의심이었다. 학지운은 그냥, 정말 소문 그대로 화려한 쫄보 아싸였다.


"섭섭하지 않게 넣었다. 확인해봐."


지난날의 고생을 돌이켜보길 한참, 마침내 남자가 돈 봉투를 테이블 위에 올렸다. 재빨리 봉투를 낚아챈 학지운이 내용물을 확인했다. 얄팍하지만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하는 종이 한 장에 눈이 휘둥그레 뜨였다. 이런 일을 하다 보니 돈은 질릴 만큼 만졌으나 이건 생전 처음 만져보는 금액이었다. 아니지, 나도 목숨을 건 일인데 이 정도면 싼값이지. 감탄도 잠시, 학지운은 이 눈 뒤집힐 정도로 엄청난 금액을 타당한 대가라고 판단하며 겉옷 안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그보다 정말 여길 떠나려고?"


막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 남자가 대뜸 물었다. 학지운이 반사적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러자 남자는 학지운의 옆에 놓인 커다란 캐리어와 그 위에 얹은 커다란 가방에 시선을 주며 고개를 까닥였다. 캐리어 손잡이를 쥔 학지운이 말했다.


"잠깐 잠수타는 거죠. 당분간 영업 안 하니까 소문 좀 내줘요."

"도대체 무슨 겁이 그렇게 많아? 그 콩알만 한 간으로 여태 이 바닥에서 장사하는 게 신기할 지경이네."


젠장, 내가 누구 때문에 잠수타는데. 학지운은 욱하고 올라오는 말을 꾹 삼키는 대신, 대놓고 언짢다는 얼굴로 눈을 흘겼다. 간이 콩알만 한 건 사실이었고, 어쨌든 저도 돈을 보고 거래에 응했으니 할 말이 없었다.


"이제 가볼게요. 그쪽도 수고하세요."


정말 더는 이곳에 있고 싶지 않은지라, 고개를 대충 꾸벅인 학지운이 걸음을 뗐다. 뒤를 돌아보니 남자도 미련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보였다. 그래, 각자 갈 길 가자고. 그쪽은 보스한테 칭찬받고, 나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휴가 보내고. 얼마나 좋아.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애써 무시하며 캐리어에 걸쳐놨던 스냅백을 눌러썼다. 비행기 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으니 서둘러야 했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그런 글을 봤다. 웬 멀끔한 사람이 다가와서 "설명은 나중에 해드릴 테니 제 차에 잠깐 타주실래요?"라고 한다면 미친놈이 대놓고 납치한다며 피할 테지만, 고양이나 강아지가 박력 넘치게 운전해서 앞에 멈춰 서더니 "설명은 나중에 할 테니까 일단 타!"라고 하면 일단 타고 볼 것 같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갑자기 왜 이런 얘기를 하냐고?


"설명은 나중에 할 테니까 일단 타!"


지금 눈앞에 그런 상황이 벌어졌으니까. 검은 세단 한 대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학지운의 앞에 멈추더니, 조수석 창문이 내려가면서 누군가 다급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인터넷에서 봤던 글과 다른 점이라면, 운전석에 앉은 건 고양이나 강아지가 아니라 고스트 페이스 가면을 쓴 남자였다. 비록 동물 친구는 아니지만 멀끔한 사람도 아니고, 박력 넘치게 운전해서 정확히 제 앞에 멈췄으니, 학지운은 홀린 듯 무작정 몸을 실으려고 했다. 정확히는, 그럴 뻔했다. 차에 다가가려던 학지운이 돌연 우뚝 멈춰 섰다. 첫째로는 처음 그 글을 봤을 때 아무리 그래도 바보가 아니고서야 누가 속겠냐고 비웃던 자신이 떠올라서였고, 둘째로는…….


"벌써 눈치챈 거야?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들은 대로 정보력이 대단하네!"


고스트 페이스 가면을 쓴 남자가 언제 급했냐는 듯 유쾌하게 떠들었다. 마치 오랜 친구를 대하듯 친근하고 호들갑스러운 말투였다. 하지만 학지운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입을 꾹 다물 뿐이었다. 그의 말마따나, 눈치챈 것이었다. 지금 이 거리에 사람이라고는 자신과 저 남자 둘 뿐이고, 그뿐만 아니라 일대 자체가 깡그리 비워졌다는 사실을. 걸렸구나. 본능적으로 직감한 학지운이 입술을 말아 물었다. 도망칠 곳도 보이지 않았다. 쉽게 말해서 독 안에 든 생쥐였다.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몰랐지? 왜 지금 알았지?


"정말로, 진짜로, 자기야."


그때, 고스트 페이스 가면을 쓴― 아니, 그냥 고스트 페이스 그 자체로 보이는 남자가 낄낄 웃었다.


"정말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상황 파악은 대충 되지?"

"……."

"얌전히 타는 게 좋을 거야, 예쁜아."


고스트 페이스는 핸들을 쥔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고갯짓했다. 그리고 학지운은, 솔직히 기절하지 않고 버티고 선 것만으로도 칭찬할 일이었다. 조금 가빠진 숨을 몰아쉬던 끝에 어렵사리 입을 열었다.


"저, 죄, 죄송한데……."

"응?"

"변명이 아니라, 제가, 제가 지금 몸이 안 움직여서……. 도와주실 수 있나요……?"


학지운은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부탁했다. 도망도 칠 수 있는 상황이어야 치는 거다. 모든 퇴로가 차단된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무조건 상대의 말을 따라야 조금이라도 오래 살 수 있었다. 문제는 학지운의 심약한 정신머리는 이런 엄청난 일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 차에 올라타서 제발 살려달라고 울며불며 난리 치고 싶은데, 공포로 얼어붙은 몸은 손가락도 까닥할 수 없었다.


"그랬어? 진작 말하지! 난 또 우리 자기가 어디 내뺄 궁리라도 하는 줄 알았지 뭐야."


다행히, 고스트 페이스는 의심 없이 선뜻 차에서 내렸다. 당연했다. 지금 학지운은 도망갈 곳이 없었고, 그 사실을 학지운 본인도 뼈저리게 알고 있으니까. 고스트 페이스가 캐리어와 가방을 트렁크에 싣고, 직접 조수석 문을 열어 태워줄 때까지, 학지운은 여전히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이런, 예쁜아, 너 정말 무서운가보구나."


안전띠까지 야무지게 매준 고스트 페이스가 제법 측은한 목소리로 말했다. 발개진 눈을 잘게 깜빡인 학지운이 대답 대신 안전띠를 생명줄처럼 부여잡았다. 그러자 고스트 페이스는 으으응― 하며 앓는 소리를 내더니, 별안간 등을 돌려 차에서 멀어졌다. 당황한 학지운이 그를 쳐다봤다. 검은 가죽 코트를 휘날리며 바로 앞에 있는 카페에 들어간 고스트 페이스가 카운터 안쪽으로 향했다. 컵을 꺼내고 기계를 다루는 모습이 굉장히 익숙해 보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음료가 완성됐고, 고스트 페이스는 정직하게 값을 낸 뒤 카페를 나섰다.


"짜잔! 예쁜이를 위한 특제 핫초코야."


그러더니만 학지운에게 컵을 내미는 것이었다. 얼빠져서 반질반질한 고스트 페이스 가면과 앙증맞은 로고가 그려진 컵을 번갈아 보던 학지운이 조심스레 컵을 받았다. 고스트 페이스는 즐거운 웃음소리를 내며 운전석으로 향했다.


"예쁜아, 좀 마셔야 우리가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넋이 나가서 컵을 보고만 있으니, 고스트 페이스가 차를 몰며 말했다. 퍼뜩 정신 차린 학지운이 손을 떨며 핫초코를 마셨다. 적당히 뜨끈한 것이, 아무래도 나름 신경 써서 만든 모양이었다. 입안 가득 달콤한 맛이 퍼지자 우습게도 긴장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 아주 조금, 정말 먼지만큼이지만. 바짝 힘이 들어갔던 어깨를 미세하게 늘어뜨리는 학지운을 힐끗 본 고스트 페이스가 말했다.


"우리 예쁜 자기, 내가 왜 자기를 데리러 왔는지 알지?"


동시에 학지운의 어깨가 다시 굳어졌다. 하마터면 컵을 우그러뜨릴 뻔한 학지운이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학지운 이 머저리, 그 돈이 뭐라고……! 뒤늦은 후회가 마구 밀려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니, 이럴 줄 알았는데 그냥 끝까지 못 한다고 버틸걸.


"차라리 끝까지 안 한다고 하지, 왜 그랬어? 세 달 동안 잘 버텼으면서……. 물론 나야 우리 예쁜이 실물 봐서 좋긴 해."


학지운의 속내를 읽기라도 한 듯, 고스트 페이스는 안타까운 척하며 말했다. 가만, 이 남자가 그걸 어떻게 알지? 문득 의문이 떠올랐고, 학지운은 벼락처럼 고스트 페이스를 쳐다봤다. 고스트 페이스는 운전하느라 정면을 보고 있었지만, 낮은 웃음소리가 그가 학지운의 시선을 즐기고 있음을 알렸다.


"예쁜이는 집중 관리 대상이거든. 우리 예쁜이처럼 뛰어나진 않지만, 나도 정보 모으는 일에는 일가견이 있단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사람을 붙였든, 정말 이 고스트 페이스의 스토킹 실력이 뛰어나든, 정보를 알아내는 건 쉬웠다. 중요한 건 왜 저가 몰랐느냐였다. 학지운은 혼란스러운 얼굴을 한 채 고스트 페이스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다. 마침 빨간불에 걸려 차를 멈춘 고스트 페이스가 학지운을 마주 봤다.


"자기야, 센티넬이 엄청나게 희귀하다는 거 알아? 물론 알겠지, 우리 예쁜이도 센티넬이니까!"


쾌활한 목소리로 자문자답하는 고스트 페이스에 학지운은 멍청하게 눈을 깜빡였다. 뜬금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모양새가 영 불안했다.


"아마 천 명 중 한 명꼴이랬나? 만 명? 아니, 각 나라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 말들이 워낙 많아서 헷갈리네. 아무튼, 중요한 건 평생을 살아도 센티넬 만날 확률은 엄청나게 희박하다는 거지."

"……."

"그럼 예쁜아, 우리 자기. 지금 이 차 안에 그 희귀하다는 센티넬이 두 명이나 있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고스트 페이스가 주절주절 떠드는 사이,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뀌었다. 그러든 말든 고스트 페이스는 계속 학지운을 쳐다봤다. 지금까지도 사방이 텅 비어있었기에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그 중 한 명이 센티넬의 능력을 차단하는 능력을 가진 센티넬일 확률은 얼마나 될 것 같니?"


좆됐다. 능글맞은 목소리가 농담처럼 진실을 밝힌 순간, 학지운은 깨달았다. 원체 욕을 안 하는 성격이지만, 지금은 그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었다. 좆됐다. 진짜, 좀 심각하게 좆됐다.

 
*****


애초에 센티넬과 가이드 자체가 극히 드물지만, 가이드는 센티넬에 비하면 생각보다 마주치기 쉬운 존재였다. 어느 시설에서든 센티넬•가이드 검사 결과 1년 치를 모아 봤을 때, 센티넬은 죽어라 안 나와도 가이드는 꼭 십수 명씩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센티넬을 보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았다. 1년은커녕 5년 치 자료까지 끌어모아도 다섯 손가락에 겨우 꼽을까 말까였고, 그나마도 발현하자마자 정체를 숨기고 살거나, 어딘가의 요원이 되거나, 뒷세계로 빠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희박한 확률에도 불구하고 학지운이 센티넬이란 건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무리 정보상이라고 해도 학지운의 정보 수집력은 일반인을 뛰어넘는 수준인 탓이었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고 하던가. 학지운이 딱 그랬다. 그는 정말 모든 것을 다 꿰고 있었다. 아무리 비밀리에, 은밀하게 행동해도 전부 학지운의 귀에 들어갔다. 심지어 지극히 사적인 일― 이를테면 식탁에 무슨 반찬이 올랐는지나 인터넷에 무엇을 검색하려고 했는지까지 모조리 다. 그 외에도 일반인의 능력으로는 절대 알 수 없는 극비사항마저 속속들이 꿰고 있으니, 센티넬이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난 우리 자기 능력이 뭔지 참 궁금하단 말이지."


깊은 숲 속에 있는 별장까지 끌고 와서 벽난로를 켜더니, 센티넬과 가이드의 성비부터 학지운에 대한 온갖 소문을 줄줄이 읊던 고스트 페이스가 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며 말했다. 안락한 흔들의자에 앉아 멍하니 있던 학지운이 흠칫 놀라서 눈동자를 도록 굴렸다.


"여긴 우리 둘밖에 없잖아. 진실게임이야, 진실게임. 이 대니 존슨의 입은 콘크리트 가득 채운 드럼통처럼 무거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이름이 대니 존슨이구나. 물 흐르듯 이름이 튀어나오니, 학지운은 그 와중에 생각했다. 물론 본명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 콘크리트 가득 채운 드럼통이라니……. 섬뜩한 비유에 몸서리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대니 존슨은 안타깝다는 듯 가슴팍에 손을 가져가며 앓는 소리를 내면서도, 학지운의 두려움을 덜어주지는 않았다.


"비록 내 보스한테는 보고하겠지만 말이야. 그 양반도 입이 무거우니까 괜찮을 거야. 만약 우리 예쁜이가 계속 말 안 하고 입 다물고 있으면 직접 살가죽을 벗기러 올 만큼 성격 파탄자긴 한데, 입은 무거워!"


오히려 더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깔깔 웃으며 지껄이는 말들이 죄다 학지운의 종잇장보다 얄팍한 멘탈을 신나게 뒤흔들었다. 고도의 작전인가. 의도했든 아니든, 세상에서 제일가는 쫄보에게 효과가 엄청난 것은 확실했다.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학지운이 이내 고개를 슬그머니 들었다.


"말하면 살려주는 거예요……?"

"음, 글쎄? 이 대니 보이가 뭐든지 다 아는 건 사실이지만, 그건 장담 못하겠는걸. 우리 예쁜이 능력이 쓸만하면 살고, 영 방해다 싶으면 죽지 않을까?"


대니 존슨은 지나치게 솔직한 남자였다. 아니면 내 반응을 즐기거나. 아무리 그래도 이럴 때는 거짓말로라도 좋은 말 해주지 않아? 학지운은 울고 싶은 마음을 겨우 다스리며 다시 손안으로 얼굴을 숨겼다. 일단 제 능력이 쓸만한 건 저도 아는 사실이고, 방해인 건……. 방해는 아니지 않을까? 잘 구슬리면 엄청 좋은 능력이잖아. 아, 근데 저쪽에서는 방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성가시니까 그냥 죽어라! 하면서 찌르면? 막 드럼통에 쑤셔 넣으면? 무수한 걱정이 우후죽순으로 솟아났지만, 결국은 부질없는 짓이었다. 입 다물고 죽느니 뭐라도 지껄여서 살 확률을 늘려야 하지 않겠는가. 오래 고민하지 않은 학지운이 심호흡하며 허리를 바로 세워 앉았다.


"잠깐만요, 죄송해요, 진짜, 진짜 죄송해요."


그리고 울었다. 맹세코 사실을 털어놓으려고 마음먹었는데, 그만 해일처럼 밀려오는 두려움에 진 탓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말 한마디에 세상과 작별을 고하게 생겼는데 안 울고 배길 리 없었다. 몸을 확 웅크린 학지운이 서럽게 울자, 대니 존슨은 오, 오? 오……! 하는 이상한 감탄사를 내뱉으며 학지운에게 다가섰다.


"예쁜아, 우리 깜찍한 컵케이크. 갑자기 왜 울어?"

"무, 무서워서……. 죄송해요, 진짜 죄송해요."


학지운은 엉엉 우느라 숨도 제대로 못 쉬면서 꾸역꾸역 사과했다. 우는 게 짜증 난다며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더욱 쏟아졌다. 내 인생도 여기서 끝장이구나. 그 엄청난 돈을 못 써보고 죽다니, 이게 가장 억울했다. 그러나 학지운의 예상과 다르게 대니 존슨은 우는 자식을 앞에 둔 부모처럼 애정 어린 신음을 내더니, 학지운의 머리를 정성껏 쓰다듬기 시작했다. 뜻밖의 행동에 당황한 학지운이 살며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손이 뺨을 감쌌는데, 올려본 얼굴은 그래 봤자 고스트 페이스 가면인지라 속내를 알 수 없었다.


"들은 것보다 훨씬 겁쟁이구나, 자기야. 하지만 걱정하지 마. 대니 존슨은 우리 예쁜이를 죽일 생각이 없어요!"


우리 보스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눈치껏 뒷말은 삼킨 대니 존슨이 무심코 학지운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 올렸다. 학지운은 훌쩍거리며 순순히 그 손길에 따랐다. 속상꺼풀진 눈과 동그란 콧방울을 발갛게 물들여놓고 맹하니 올려다보는 얼굴과 마주한 순간, 그 치명적인 귀여움이 대니 존슨의 안 좋은 곳을 스쳤다. 이것 봐라? 가면 속의 눈을 가늘게 뜬 대니 존슨이 학지운의 눈가를 살살 어루만졌다. 얼굴을 감싼 손이 귓바퀴를 스치자, 몸을 파르르 떤 학지운이 무의식적으로 대니 존슨의 손에 뺨을 비볐다. 동시에 가느다란 속눈썹에 맺혔던 눈물이 후드득 떨어졌다. 진짜 이것 봐라……. 대니 존슨은 어느새 숨소리마저 죽이고 학지운을 뚫어지게 봤다. 이 맹한 녀석은 여전히 어리둥절해서 그런 대니 존슨을 마주 볼 뿐이었다. 불현듯 수상한 웃음소리를 낸 대니 존슨이 하얀 얼굴에 매달린 눈물을 훔쳐냈다. 검은 장갑에 화장이 묻어났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예쁜이를 죽일 생각은 없지만, 침대에서 죽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 막 피어오른 참이었다.









성격 순한맛이다 못해 존나 개쫄보지만 요망한 몸은 그대로인 학지운이랑 학지운 우는 얼굴 보고 꽂혀서 수작질 부리는 고페 보고싶다...

 
2021.10.14 01:42
ㅇㅇ
음~~~~ 대존맛~~~~
[Code: bbe5]
2021.10.14 01:4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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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쫄보 학지운 존나 꼴린다 근데 몸은 요망한 그대로라니 ㅌㅌㅌㅌㅌ하 센세 배움의 깊이가 ㅌㅌㅌㅌㅌㅌ고페 대사 하나하나 다 꼴린다 ㅠㅠㅠㅠ자기야 예쁜아 컵케이크 ㅅㅂ 대니존슨 누가 그렇게 섹시하래 존나 검은 장갑끼고 지운이 볼 감싸는 것도 존나 섹시해 ㅜㅜㅜ지운이 침대에서 죽여주는 고페 기대해도 되겠죠..?? 센세 어나더로 돌아올거라고 믿어 ㅠㅠ
[Code: b9fa]
2021.10.14 02: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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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세상 맛잇다 세상 맛잇어 맛잇어 맛잇어 맛잇어 맛잇어 맛잇어
[Code: 88c6]
2021.10.14 02: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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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이제 못잔다 고페 너무 섹시한거 아니야??? 미슐랭 쓰리스타 억나더!!!
[Code: 5f08]
2021.10.14 03: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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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센세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함??? 쫄보 지운이 개꼴리고 고페는 시발 존나 섹시함 미친ㅌㅌㅌㅌㅌㅌㅌ 센세 억나더ㅌㅌㄷㄸㅌㅌ
[Code: 3e26]
2021.10.14 04: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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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센세 이렇게 가는거야???? 돌아와 센세 쾅쾅코ㅓㅇ쾅 개미쳤어 이 섹텐 어쩔거야 ㅠㅠㅠㅠㅠㅠㅠ 나 좋아죽어 어째 ㅠㅠㅠㅠㅠㅠㅠㅠ 어나더 제발 제발 부탁해 센세ㅠㅠㅠㅠㅠ
[Code: 949a]
2021.10.14 05: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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ㅌㅌㅌㅌㅌㅌㅌ센세 어나더 주실때까지 여기서 기다릴게요
[Code: ff17]
2021.10.14 05: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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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학지운 진짜 꼴린다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고페는 잘못없어ㅌㅌㅌㅌㅌㅌㅌㅌㅌ존맛센세ㅠㅠ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f9cb]
2021.10.14 08: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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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랏나....진짜 캐릭터성 확실하다 둘다 ㅋㅋㅋㅋㅋㅋㅋ 능청맞으면서도 무서운 구석있는 대니존슨이랑 ㅅ전나겁쟁이인데 화려한 지운이 ㅅㅂㅋㅋㅋㅋ 지운이 능력뭔지 나도궁금하닼ㅋㅋㅋㅋ 아니근데...여기서 끊다니..존나 흥미진진해서 호로로로럭 금방 읽어버렸어....하필또 우는얼굴보고 ㅋㅋㅋㅋㅋ 꼴려서그러는거 존나 대니존슨 그자쳌ㅋㅋㅋㅋㅋ 보스는 엔티티님일라나..아..진짜존나재밌다 여기서 끝나면안됩니다 흫
[Code: cb64]
2021.10.14 10: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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왐마야................
[Code: e054]
2021.10.14 10: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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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존잼ㅁㅊㅁㅊㅁㅊㅁㅊ미쳤다센세센티넬이지? 아니 센티넬은 난가? 몹시ㅡ흥ㅡ분;;; 어나더 없을시 세단으로 윗붕들 줄줄이 치고 자살함 제발 센세 난 이 개쩌는걸 더 봐야겠어 오늘 센세때문에 각성했어 등본떼러가야돼;
[Code: e054]
2021.10.14 16: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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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미친 센티넬 au라니 존나좋아요 센세
[Code: 1bff]
2021.10.15 01: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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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친 센세 개좋아
[Code: 61a9]
2021.10.15 10: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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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미쳤다 이런 대작을 왜 이제야 보게된거임 센세..진짜 센세는 천재에요...
[Code: efd8]
2021.10.17 15: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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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이제야 보다니 무릎 꿇고 반성합니다 센세
[Code: 0a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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