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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0 11:22
무선강징으로 현대로 보고싶은거 3


찬 공기가 코끝을 스치자 강징은 코를 훌쩍였다. 바람이 너무 차서 그런지 머리가 다 아팠다. 위무선은 여전히 태평해 보였다.

“아징, 아선. 너무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 보고 와. 똑똑한 내 동생들, 걱정하지 않아도 돼.”

"누나, 너무 떨려서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안아주세요~."

강징은 기가막혀 위무선을 흘끗 노려보았다. 진짜 떨리는 저는 손끝, 발끝 죄다 피가 안가는지 차게 식어가는데 저놈은 여전히 장난질이다. 그래도 위무선의 수작에 부드럽게 웃은 강염리가 둘을 끌어당겨 안아준 품이 따뜻해 강징은 긴 숨을 내뱉었다. 저 실없는 장난이 이렇게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덕분에 저까지 품에 안겨 긴장을 놓을 수 있다니.

"오늘 저녁 맛있는거 먹자, 먹고싶은거 있니?"

"연화집 가서 숯불갈비 잔뜩 먹고 식사로 갈비탕이랑 냉면 먹어주면 딱 좋을 것 같아."

"돼지."

"헉, 누나~ 강징이 또 선선이 괴롭혀요~"

"둘 다 그만하렴. 끝나는 시간 맞춰서 데리러 올까?"

위무선은 괜찮다고 웃으며 강징과 강염리를 꽉 끌어안았다. 위무선의 단단한 팔이 등에 감겨오자 강징은 또 길게 숨일 내쉬었다. 강염리와 위무선의 품에 폭 안겨 점차 손끝에 피가 도는 것을 느꼈다. 작지만 따뜻한 누나, 묵직하고 단단한 위무선에 둘러싸인 지금 다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징이랑 같이 걸어갈게, 멀지도 않은걸. 괜찮아."

"그래 누나. 위무선이랑 끝나고 연락할게."

"그래. 우리 예쁜 동생들, 있다 집에서 보자."

다정한 염리의 배웅과 학교에서 응원 나온 선생님, 후배들의 인사를 뒤로하고 고사실을 찾아가던 강징은 다시 또 손이 차가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위무선이야, 발이 넓은만큼 인사를 나눌 후배들도 많은지라 오늘같은 날까지 멀뚱히 그걸 기다리고싶지는 않았다.

“강징.”

그랬기에 찬 손끝부터 감싸오는 예상치 못했던 따뜻한 온기에 파드득 놀라 옆을 바라보았다. 거기엔 언제 멀어졌냐는듯 눈을 휘며 웃는 위무선이 있었다.

“왜 먼저 가고 그래.”

“놀랐잖아! 바빠보이길래 그냥 먼저 올라왔지.”

“바쁘기는. 손 찬거 봐. 내가 이럴줄 알고 챙겨왔지.”

평소보다도 따끈한 것 같은 손이 착각이 아니었는지, 위무선은 패딩 주머니에서 잔뜩 열을 내고있는 손난로 두 개를 꺼내주었다.

“나 없는 동안 얘가 따뜻하게 해줄거야. 손 차게 두지 말고 가지고 있어.”

“이런건 또 언제 챙겼어.”

기본이지~ 하고 웃으며 어깨에 팔을 올린 위무선은 잠시 목을 가다듬더니 강징을 품에 꼭 안았다.

“아, 이러니까 좀 안떨리는거 같다.”

“……뭐야.”

평소라면 앙칼지게 뭐냐고 말하고 팍 밀쳐낼텐데, 중요한 시험이라 긴장한게 맞는지 강징은 그저 위무선의 품에 고개를 좀 더 묻었다. 제 품을 더 파고드는 강징에 위무선은 잠시 멈칫했지만 더 꽉 끌어안아주었다.

강징에게 위무선은 이중적인 존재였다. 짝사랑을 자각하기 이전, 아마 시작되었을 때부터 위무선의 행동 하나하나에 설레고, 기대하고, 절망했다. 위무선이 저에게 다가올때 두근거리는 마음을 숨기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어쩔때는 시도때도 없이 치대는 위무선이 미웠다. 하지만 그만큼 위무선이 있어 안심 되었고, 그 온기에 파묻혀 진정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었다.

“강징, 시험 잘 봐. 있다 점심 때 봐. 내가 올게.”

“위무선 너도. 잘 봐.”

기어코 제가 고사실의 자리에 앉는 것 까지 확인한 위무선은 팔랑 손을 흔들고는 사라졌다. 깊게 숨을 내쉰 강징은 주먹을 꾹 쥐었다.

이 관문을 넘기면 학창 시절은 끝이다. 그리고 청소년기의 끝은 지긋지긋한 제 첫사랑을 접을 때라고 생각했다. 더이상 위무선의 온기에 놀라지 않을 수 있도록, 그 온기에서 온전히 안심할 수 있도록. 더이상 위무선의 배려에 괜한 기대를 갖지 않을 수 있도록.

강징은 위무선과 제 관계가 얼마나 진하고 얄팍한지 알고 있었다. 위무선이 떠났던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 자신이 기억하는 모든 시점에 위무선은 함께였다. 강징에게 위무선은 가족과도 같지만 가족과는 다른, 형제와도 같지만 형제와는 또 다른 존재였다. 그러나 위무선이 제게 보여주는 배려와 다정함은 결코 제가 원하는 형태로는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 역시 위무선을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는 위무선이 원하는 형태로 남지 못할 것이다. 위무선이 자신에게 바라는 것은 온전한 결핍된 '가족'의 위치이고, 지금의 저는 그걸 채워줄 수 없으니까.

그래도 괜찮았다. 약아빠진 것 같으면서도 둔한 위무선이 제 마음 하나 눈치채지 못하고 애태웠어도. 위무선을 좋아한 그 모든 시간이, 강징은 좋았다. 언젠가 보답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애초에 포기를 정해놓고 끌어온 마음이었기에. 위무선 대신 손난로에서 그 따뜻함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위무선 말고 자신이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생길 것이었다. 너무 많이 조였댔던 마음을 이제 좀 편히 둘 때가 온 것이다. 십대의 첫사랑이 뭐 그리 대단하려고, 뭐 얼마나 오래 가려고. 그러니 더 휘둘리지 말자. 이 관문을 잘 넘어보자. 강징은 그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강징이 어케 마음을 접음ㅎ 못접는다에 연갈탕 건다
아직 보고싶은거 보려면 멀었는데 개노잼이네


만수무강 무선강징
2021.09.10 12: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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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이라니 말도 안돼 센세ㅠㅠㅠ센세는 노잼의 뜻을 모르는거지? 아 정말ㅠㅠㅠㅠㅠㅠ너무좋아ㅠㅠㅠ징이는 과연 마음을 접을 수 있을까ㄷㄱㄷㄱㄷㄱ
[Code: b179]
2021.09.10 14: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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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 내가 언제 모르는 사이에 개꿀잼허니잼이 노잼이라는 단어로 바뀐거지???? 센세 보고 싶은거 나올 때까지 꼭 우리랑 같이 봐야돼 알겠지????? 강징 눈새 오져 무선이가 저렇게까지하는데 자낮이어서ㅠㅠㅠ둘이 시험 끝나면 시간 남아돌텐데 그 사이에 진도 나가면 좋겠다 ㄷㄱㄷㄱ
[Code: 94a3]
2021.09.11 15: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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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이런 금무순을 노잼이라 하는 건 슬픈 일이지만 보고싶은 게 나오려면 한참 멀었다는 건 기쁜 소식이야,, 보고싶은 거 나올때까지 억나더 가보자고,,!
[Code: ab01]
2021.09.12 1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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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노잼이라니??!!완전 예스잼 대대유잼이야ㅠㅠㅠ
[Code: 5c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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