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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04:21
철한은 너붕붕 좋아하고 너붕은 공준 좋아하고 공준은 철한 좋아하는 걸로 엇갈린 사랑 보고싶다.
셋 다 대학생임 철한 3학년 공준이랑 허니는 2학년인 걸로. 셋 다 체대 같은 동아리 ㅇㅇ 철한은 농구 특기생, 공준은 마라톤, 허니는 수영함. 동아리는 맛집탐방 동아리.

체대 알못ㅈㅇ

설명충 저리 가고

허니는 농구 코트 한쪽에 마련된 관람석에 앉아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 준이는 언제 올까 같은 생각. 그때 철한의 삼점슛이 아주 깔끔하게 포물선을 그리며 골대에 들어갔다. 철한은 신난 듯 밝게 웃으며 세레머니로 허니에게 총알을 쐈다.

아.

허니는 그 어린아이처럼 장난기 서린 모습에 엄지를 척하니 들어줬다.

그때 휘익 하고 휘파람 부는 소리가 허니의 머리 위를 맴돌았다.

허니가 고개를 들어 소리가 난 방향을 보자 거기엔 그토록 기다리던 공준이 서 있었다. 허니의 얼굴이 순식간에 밝아졌다.

"왜 이제 와? 신1방과랑 경기 시작한 게 언젠데."

보고싶었단 말은 못하고 대신 약간 투덜거리기를 택한 허니를 보며 공준은 강아지 같은 눈빛으로 봐달라는 듯 애처로운 표정을 해보였다.

"조교님이 붙들고 놔주질 않아서…"
'내가 너 얼굴만 아니었으면 화냈다. 공준.'
"늦게 왔으니까 벌칙으로 아이스크림 콜?"
"콜!"
"형~ 이기면 내가 31가지 맛 아이스크림 쏜다."

공준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철한에게 외쳤다.

신1방과랑은 공준과 철한의 과팅 참여 여부가 걸린 농구 경기였다. 둘 다 그런 거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주변의 여자들이 가만 둘 리가 없었다. 한 명은 공준이고 한 명은 장철한이었으니. 철한의 팀이 이기면 과팅은 안 나가도 되는 거라 이 경기는 공준, 철한, 허니 모두에게 중요한 경기였다.

"선배 이겨라!!!!!!!!"

허니가 단전에서부터 끌어올린 소리를 냈다. 옆의 공준이 놀라 움찔 할 정도로.

"너 폐활량 좋은 거 알겠는데 예고라도 하고 소리 질러 줄래?"
"미안."
"근데 허니."
"응?"
"넌 네가 과팅 나가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해 응원하는 거야?"
"아, 혹시 이 오빠가 나가는 게 싫은 거?"
"오빠 같은 소리하고 있다. 철한 선배가 나가는 게 싫은 건데?"
뜨끔한 허니는 그냥 철한 핑계를 대며 장난치듯 넘어가려고 했다.
그때 경기가 끝났는지 어느새 다가온 철한이 그 이야기를 듣고 허니에게 물었다.
"내가 나가는 게 왜 싫은데?"
아이 같은 미소로 능글맞게 한쪽 눈썹을 들었다 놓는 철한.
"아니이! 둘 다 나가지 말고 나랑 놀자는 거죠. 셋 중에 둘이 애인 생기면 난 누구랑 놀아?!"
철한은 내심 아쉬워하며 허니의 머리를 헝크러뜨렸다.
"너나 애인 만들지 말고 노익장이랑 놀아줘야 돼."
"참나 내 애인 만들기는 내 맘이지!"
"아이요~ 둘 다 그만해.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자~"
공준이 이기고 돌아온 철한의 어깨를 붙들고 허니의 등을 한 팔로 밀며 아이스크림 가게로 향했다. 초여름의 햇살이 셋을 감쌌다.


"와. 이거 외계인도 맛있고 셔벗도 맛있는데 뭐 먹지?!"
허니가 둘 다 먹고 싶은지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하여튼 먹는 거엔 얘만큼 진심인 애 못 봤어, 난."
"나도 외계인 먹고 싶어. 허니 네가 셔벗 고르고 준이 넌?"
철한이 허니가 먹고 싶은 맛 중 한가지를 고르자 공준은 냉동고의 아이스크림을 흘깃 보고 답했다.
"난 민초."
"크 선배 짱이고 공준 맛잘알!"
허니가 신나서 공준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허니의 눈치 없음에 철한은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는 철한 또한 공준의 마음은 하나도 모르고 있었다.





어느 금요일 오전이었다. 허니가 집에서 입고 있던 반바지(같은 트렁크)와 나시 차림으로 슬리퍼를 신고 뛰어서 옆집으로 쳐들어갔다.

"공준!!!!!! 누나 합격했다!!!!!!!!!!"

헤드셋을 낀 채 게임 중이던 준이 제 방에서 현관쪽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뭐라고?"

허니는 우다다 들어와 준의 머리에 씌워진 헤드셋을 거칠게 벗기며 그에게 말했다.
"나 합격했다고!!!! 너랑 같은 대학!!!!!! 우리 이제 동기야."
그에 놀란 공준의 눈이 커지며 벌떡 일어났다.
"미친. 구라 아니지? 야아아아악!! 축하해!!!!!!!!"
둘은 얼싸안고 대학까지 함께 하게 된 걸 축하하고 있었다. 키가 165 정도 되는 허니는 준의 품에 갇히다시피 안겨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거봐! 내가 될 거라고 했잖아!"
"안 될 거 같다고 질질 짜더니..."
"내가 뭐 이럴 줄 알았나?"

어느새 떨어져 얼굴을 마주한 둘은 정신나간 사람마냥 헤실헤실 거렸다.

그러다 이내 공준이 약간 정색하며 말했다.

"근데 우리 대학에서도 또 봐야 돼?"

두 사람은 불알... 아니 흔히 말하는 소꿉친구였다.

허니는 기분이 좋아 그 말에 살짝 째릴 뿐 웃어넘겼다.


공준도 말과는 달리 마음속으로는 기뻐하고 있었다. 집에서 먼 대학으로 가게 됐는데 거기에 익숙한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는 건 또 달랐으니.

공준도 기뻐하는데 짝사랑 2년 차에 접어드는 허니의 마음은 두 말할 것도 없었다.




몇 주 후, 고등학생으로서 마지막 봄 방학을 만끽하던 준과 허니는 한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


공준이 대학 합격자 단톡방에서 알게 된 형이라며 짧은 새에 꽤 친해졌는지 입학 전에 만나서 안면도 틀 겸 밥이나 한끼 먹자고 했던 것이다. 그 장소로 향하며 허니가 물었다.

"용케 형을 사귀었네?"
"뭐 별건가. 어쩌다 보니까 말이 잘 통하더라고."
"근데 내가 가도 돼?"

허니가 살짝 걱정되는 듯 준을 바라보자 그는 웃었다.

"갑자기 또 소심해지고 그래? 너도 합격자라 같이 만나도 괜찮냐고 이미 묻고 허락 받았다니까?"
"내 하나뿐인 불알 친구라고 소개했으니 걱정 마."
"해도 그렇게 소개하냐! 불알도 안 달렸는데!!!!!"
"조용히 해. 조용히."
준이 주변 눈치를 살피며 허니를 빠르게 끌고 갔다.



철한은 공준과 얼굴을 보기로 했으나 살짝 긴장한 상태였다. 제 불알 친구도 데려온다 했으니 갑자기 초면인 후배 두 명과 만나게 된 것이다. 제가 잘한 것인지 이제 와서 걱정이 앞섰다.

신입생 단톡방에 스파이로 뿌려진(?) 철한이었으나 공준에게 금방 쁘락치 선배임을 들켰다.

그래서 개인톡으로 몇 번 말을 주고받다 보니 자신의 고향 후배라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여차저차 예전 친구들도 만날 겸 가볼까... 생각한 것이었다.

그 김에 얼굴을 보자 하니 그가 좋아했음이 떠올라 신입생은 파릇하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과연 어떤 친구가 나올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

대충 자신의 착장을 알려주었으니 말을 걸어오겠지.


그때 뒤에서 누군가 자신의 날개뼈 아래를 톡톡 두드리는 손길을 느껴 뒤돌아봤다.




철한공준너붕붕
2021.06.25 21: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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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체대라니 존맛이에요 선생님...ㅜㅠㅜㅠㅠ어나더도 있겠죠??!!
[Code: cc43]
2021.06.26 11:01
ㅇㅇ
모바일
센세!! 여기서 끊으면 윗붕죽소!!! 어나더!!!
[Code: 6c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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