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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1 17:53
근데 그게 장거리 연애였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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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재업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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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와 결혼하던 그 날은 아이러니 하게도 영국에선 아주 손에 꼽히도록 화창하고 맑은 날이었어.


웨딩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서 제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허니는 아직도 믿기지가 않았지. 중세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이렇게 일면식이 없는 남자한테 시집을 가야하나. 이제와 후회하고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어디있냐며 따져묻는다고 해도 소용 없었어. 내 인생이 언젠 내가 원하는대로 굴러갔나 싶었으니까.

그 날 결혼식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어. 보통의 피로연은 늦은 밤까지 계속되지만 그렇게 기쁜 결혼식도 아니었고 누구 하나 진심인 결혼이 아니었기에 구색만 맞춘 피로연은 저녁이 조금 지난 후 금방 끝나버렸지. 허니는 여전히 어색한 조지와 런던 시내 중심의 신혼집으로 향했어. 제 짐은 이미 고용인들에 의해 마치 원래부터 이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정리가 끝난 상태였고 인테리어도 어느 잡지에 나올 법한 고급스럽고, 그렇지만 너무 모델하우스같지 않은 자연스러운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었어.


조지는 처리해야할 일이 있다면서 서재로 향했고 허니는 조지를 기다려야하나 고민하던 사이에 그만 잠들어 버렸어. 하루 종일 진이 다 빠져버렸기에 엄청 피곤했거든. 아침에 눈을 떴을때 옆 자리는 누군가 있었던 흔적도 없이 휑했어.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조지는 잠깐 출근해야한다며 아침 일찍 본부로 출근을 했고, 허니는 그 사이 허니문을 위함 짐을 따로 챙기기 시작했어. 오후가 되기 전 돌아온 조지와 함께 허니문이라기엔 너무나 짧은, 단 며칠간의 허니문을 다녀왔고 그뒤로 둘은 그 전과 다를 바 없이 각자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지.



- ...네?


그러니까 왜 갑자기 막 결혼했던 그 시절을 회상하느냐면,


- 미세스 맥카이 맞으십니까?

- ..아, 네, 네 맞아요.

- 이라크에서 온 우편물이고요, 여기 수령인에 본인 싸인 해주세요.



택배를 시킨 것도 없고 손님이 올 일도 없는 집에 갑자기 우편물이 왔다길래 허니는 우체부가 다른 집으로 착각해 잘못 찾아온 줄 알았어. 근데 이건... 허니는 우체부에게서 받아든 것을 내려다봤어.

'그' 조지 맥카이가 제게 편지라니. ..편지라니? 요즘 세상에?










아마도 허니 제 인생을 크케 흔들어놓은 사건 중 첫번째는 단연코 조지와의 결혼이야.

그리고 두번째는 아마... 지금이겠지.


허니는 거실의 소파에 앉아 때가 타고 더러운 군용 우편봉투를 말 없이 내려다보고 있었어. 갑자기, 조지와 결혼하던 때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괜히 속이 울렁거려. 조지가 나한테 왜? 인사도 없이, 말도 없이 훌쩍 떠나놓고 그렇게 2주나 지났는데 어떤 언질도 없이 대뜸 편지가..? 남보다도 못했던 짧은 1년의 시간을 함께했지만 허니는 여전히 조지에 대해서 잘 몰라. 그래서인지 이 편지에 뭐라고 쓰여 있을지 전혀 예상이 안되었지. 그래서 더 뜯어보기 겁나.


- ....


결국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앞선 허니는 구겨지고 때가 탄 편지 봉투를 조심성없이 북- 찢어 뜯고서는 생각보다 깨끗한 편지지를 꺼내어 들었어.




[ Dear 허니,

이렇게 무작정 편지를 쓰는 것도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되었고 그 상대가 당신이라서, 당신에게 편지를 쓰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편지를 시작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래도 제일 먼저 해야할 일은 사과겠죠. 내가 실수한 여러가지 행동 중, 먼저 졸업식에 가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싶어요. 가장 기뻐야할 그 날을 내가 망쳐버렸어요. 미안해요. 그리고 두번째로, 파병이라는 중대한 사안에 대해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이 편지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느린사람이에요. 그래서 생각이 길고 결정도 오래 걸리죠. 내가 당신을 배려하지 않고 고려하지 않아서 파병에 대해 얘기하지 않은게 아니라, 그저 결정하기까지 오래 걸렸을 뿐이지 그 외에 어떤 상황도 고려 대상이 아니었어요. 부디 이런 못난 남편을 너그러이 이해해주길 바랍니다. …. ]


- ......

허니는 앉은 자리에서 조지의 편지를 단숨에 읽어내렸고, 마지막엔 그가 그리 위험한 분쟁지역에 배치된게 아니고 여기에서와 비슷하게 그곳에서도 작전사령부에 배치되어 근무중이라는 것이 써있어서 그나마 안심할 수 있었지. 다 읽은 편지와 낡고 때가 탄 편지 봉투를 무릎 위에 두고 허니는 조금 멍하니 맞은 편의 벽난로를 말없이 바라봤어.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래도 뭐.. 나쁘진 않은 것 같아. 왠지 모르게 긴장했던 몸에서 힘이 빠지고 급격히 피곤해지기 시작했어. 허니는 이대로 조금 누워있다가 다시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하지.

그렇게 허니는 소파 위에서 한참을 잠들었음.




- 뭐하는거야?

- 어 왔어?

- 편지 쓰는거야?

- 그게.. 뭐..


졸업과 동시에 대학원으로 진학한 엠마와 점심 약속을 위해 근처 브런치 카페로 나온 허니는 거의 이틀째 조지의 편지에 대한 답장을 쓰느라 죽을 맛이었음.

저가 학생일때도 이런 편지는 써본적이 없었어. 그러니까 더 못쓰겠고, 이걸 굳이 써야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대로 무시하기엔 마음 한켠이 좀 찝찝했지. 그래서 쓰고는 있는데... 도저히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어. 요즘 세상에 편지라니? 문자, 하다못해 전화를 하지 누가 편지를 쓰냐고..

카페에서 엠마를 기다리며 지난 이틀동안 거의 30번은 더 고친 편지의 도입부를 다시 또 고치는 중이었지.


- 편지? 누가 요즘 편지를 써, 니 남편 진짜.. 꽉 막혔어.

- 좀 그렇지..

- 좀 그런 정도가 아니지, 작전 사령부면 사방이 컴퓨터일테고 핸드폰도 그냥 쓸거 아냐. 근데도 손편지를 보낸거 보면.. 편지 보내고 받아보는 시간 벌어보겠다는거지 뭐.

- ...그런가..



편지쓰는걸 들켰으니 어쩔 수 없이 허니는 조지에게서 편지가 왔다는 말을 해야했음. 그리고 엠마의 반응은 예상과도 같았지. 엠마도 허니처럼 사교계에서 조지를 몇 번 봤었기 때문에 조지나 그의 집안에 관해 잘 아는 사람이었음. 그리고 허니보다 엠마는 더 솔직한 편이었지. 너 편지 쓰지말고 문자나 이메일로 보내. 그럼 걔 그거 파병 기간 끝날때까지 못 볼걸? 그렇게 말하며 엠마는 깔깔 거리고 웃었음.

그치만 허니는 결국 맥카이의 편지에 답장을 했고, 허니는 그 뒤로 편지의 행방에 대해서는 잊어버렸음. 뭐, 그래도 작전사령부인데 어디 중간에서 빠지거나 하진 않았겠지..



- 아..

- 여기 싸인해주시면 됩니다.



그런데 조지가 허니의 편지에 다시 답장을 보내올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음.

조지는 언제나, 항상, 허니의 예상대로 행동하는 법이 없곤 했지.







장거리 연애하는 맥카이너붕붕
 
2021.02.01 18:05
ㅇㅇ
모바일
편지 주고받다가 정분 나겠는데ㅋㅋㅋㅋ 허니는 뭐라고 답장했고 조지는 또 뭐라고 썼을지 궁금해요..
[Code: 8694]
2021.02.01 18:15
ㅇㅇ
모바일
센세 빨리...
내지하실로와
[Code: 4abb]
2021.02.01 18: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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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센세ㅠㅠㅠㅠ 재업은 사랑이야..ㅠㅠㅜㅜ
[Code: 32f2]
2021.02.01 18:19
ㅇㅇ
간질간질 너무 사랑스럽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eda]
2021.02.01 18: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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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 얘네 귀엽게 연애하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센세 너무 좋다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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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1 18: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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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간질간질하다... 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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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1 19:01
ㅇㅇ
모바일
내센세가 와주다니... 행복ㅎㅐ
[Code: f9cd]
2021.02.01 19: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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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편지 주고받을 허니비와 그후의 재회를 생각하면 너무 설레여 센세ㅠㅠ센세도 편지만큼 빨리 와야해
[Code: 782c]
2021.02.01 22: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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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나 해라! 떼잉~쯧! 흥...흥...
[Code: a898]
2021.02.01 23: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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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 ㅠㅠㅠ 영원히 내곁에 있어ㅠㅠㅠㅠ
[Code: 3433]
2021.02.01 23: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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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며든다
[Code: 6af1]
2021.02.02 01: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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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오아ㅏ아 내 센세~~ 왔구나~~ 센세 내 선물 맘에 들어??? 은발찌가 너무 잘 어울린다 역시 내 센세야~ ^0^
[Code: c442]
2021.02.02 10: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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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개존재뮤ㅠㅠㅠㅠㅠㅠ
[Code: 1227]
2021.04.29 02: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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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약 둘이 너무 귀여워
[Code: da3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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