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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01:54
줃+원작결말대로 끝났다고치고.





소정권이 문득 감고 있는지도 몰랐던 눈을 뜨니까 익숙한 등이 보이는 거지. 어렸을 때부터 얼마나 자주 업혔는지 모를만큼 익숙했어. 나중에는 키가 같아졌는데도 고봉은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업어들곤 했지.

안 죽었어?

소정권이 멍한 목소리로 물으니까 작게 웃는 소리가 들렸어.

죽었으면 좋겠어?
아니.
그럼?
근데 죽었다고 했는데.
누가?
네 병사가.
누군지도 몰라?
몰라.
근데 그 말을 믿었어?

눈을 느리게 깜빡이던 소정권이 그제야 조금씩 떨려오는 숨을 내뱉었어.

만지기 무서웠어.
내가? 너무하네.
미안해.

드디어 걸음을 멈춘 고봉은이 자신을 내려놓는 걸 느꼈어. 겁이 나서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었는데 익숙한 촉감에 손끝을 내려다보니 동궁에 있던 자신의 침상이겠지. 창문으로는 따뜻한 바람이 들어오고 적당히 밝은 햇살은 시간을 짐작하기 어렵게 했어.

귀신이야?
그래서 무서워서 눈도 못 마주치는 거야?

소정권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고봉은과 눈을 마주쳤어. 그런데 뭘 예상했든 예상과는 달랐어. 화가 나 보이지도 않았고 죽은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창백하지도 않았지. 미인점이냐고 고승은이 놀리던 콧잔등의 점마저도 예전과 똑같았어.

네가 나를 원망할까봐 무서웠어.

소정권이 조용히 눈물을 흘리자 고봉은이 소매를 들어 닦아내 주었어.

내가 그런 선택을 했던 건 네게 화가 나서도 실망해서도 궁지에 몰려서도 아니야.

침상 앞에 꿇어앉은 고봉은이 소정권의 허리를 끌어안았어.

살아서 널 먼저 보내고 싶지는 않아서 먼저 온 것 뿐이야.

소정권이 무릎에 올려둔 손을 떨자 그 떨리는 손을 붙잡고 입맞췄어.

많이 무서웠구나. 미안해. 다음에는 절대 그러지 않을게.
...다음이 있어?
다음은 언제나 있어.

너무 평화롭고 고요해서 소정권은 어쩐지 눈물을 멈출 수가 없겠지.

지금은 좀 피곤한 것 같아.

한참후에 그렇게만 말하니까 고봉은이 고개를 끄덕였어.

그럼 잠깐 쉬다가자.
그래도 돼?
네가 원하는 건 뭐든 해도 돼.

그리고 긴 낮잠처럼 느껴지는 평화로운 날들을 보냈으면 좋겠다. 가슴을 가장 아프게 하는 일은 고작 쉴틈 없이 내려오는 입맞춤이 전부인.






학려화정 소정권텀
2020.08.03 02:22
ㅇㅇ
모바일
분명 평화로운데 더 맘 아프고 슬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58d]
2020.08.03 06:32
ㅇㅇ
모바일
하... 왜 정권이의 끝은 무얼 봐도 이렇게 슬픕니까ㅜㅜㅜㅡㅠㅜㅜㅜㅜㅜㅜㅜㅠㅜㅜㅡㅜㅜㅜㅜ
[Code: 58cc]
2020.08.03 09:34
ㅇㅇ
모바일
아....너무 좋다....슬픈데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093]
2020.08.03 10:19
ㅇㅇ
모바일
진짜 소듕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행복해라ㅠㅠㅠㅠㅠㅠ
[Code: c7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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