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265102859
view 427
2020.02.15 09:05
윈터 솔저가 워싱턴 DC에 도착했을 때는 하이드라 탈출로부터 겨우 20시간이 경과한 시점이었다. 다른 상처는 대부분 아물었지만, 허벅지 앞쪽에 새 살이 차오르면서 총알을 밀어내는 내부 조직과 총알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하네스 조각이 번갈아서 상처를 덧나게 하고 있었다. 더구나 완벽하게 골절된 갈비뼈 두 대는 피부를 뚫고나온 채로 아문 까닭에 그가 움직일 때마다 윗배에 새로운 핏줄기를 수놓았다. 윈터 솔저는 트럭 지붕에 매달리거나 열차 짐칸 구석에서 웅크릴 때 지속적으로 피를 흘렸다. 36시간 전 하이드라 엔지니어들이 주사한 영양제와 피하수액 이외에는 아무것도 섭취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는 골목에서 강도와 마주친 김에 총과 옷을 탈취하고 민간인으로 위장했다. 티셔츠에 살갗을 문지르며 말라붙은 핏가루를 벗어냈고 모자를 깊게 눌러써서 비정상적으로 창백해진 안색을 가렸다.

스미소니언 박물관에 들러 혈청을 맞기 전후의 캡틴 아메리카와 버키 반즈, 하울링 코만도를 접하게 된 것은 운명같은 수순이었다. 버키 반즈는 윈터 솔저가 죽이려고 들기도 전에 이미 이 세상에서 사라진 존재였다. 윈터 솔저는 잠재적 1순위 타겟을 캡틴 아메리카로 변경하고 그에 맞춰 암살 계획을 수정했다. 실제로 그는 일전에 미션 타겟이었으니 더욱 그럴듯해 보였다. 핸들러의 지시가 없는 지금도 여전히 미션이 유효한가에 대해서는 다소의 의문이 남았으나, 지난 70년간 의식이 있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타겟을 좇도록 프로그램된 윈터 솔저의 본능은 누가 됐든 타겟을 절실히 원했다.

스미소니언에서 얻은 정보와 캡틴 아메리카가 자신을 부르던 애칭, 제거보다는 무력화에 주안점을 두던 전투 양식을 근거로 추측할 때 그는 아마 윈터 솔저를 아군으로 재확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 점을 이용하여 쉴드 편으로 전향한 척 하다가 역으로 공격할 수도 있겠으나 솔저는 암살과 전투 전문이었지 블랙 위도우처럼 정체를 위장하는 데에 능수능란한 스파이는 아니었다. 게다가 지난 미션에서 솔저의 패배를 이끌어낸 캡틴의 역량을 생각하면 그는 어느 때보다도 신중해야했다.

그는 최적의 저격 지점을 탐색하기 위해 일대의 가장 높은 건축물 위로 기어올라가서 캡틴 아메리카가 거주하는 건물 근처의 몇 블록을 훑었다. 캡틴 아메리카의 거처는 검소하고 평범해보였으나 바깥에서 안을 들여다보거나 침입하기 쉽지 않도록 창문의 위치가 교묘하게 되어있었다. 솔저는 저 가려진 너머로 캡틴 아메리카가 유사시에 대비하여 만들어놨을 탈출 경로를 그려보았다. 인근 건물들의 배치와 교통망, 지형을 함께 고려할 때 그건 외진 곳으로 도주하기보다는 번화가로 곧장 향하여 보다 많은 시민들을 구하기 위한 용도였다. 솔저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몇십 미터를 다시 내려왔을 때에는 그동안 말랐던 환부가 다시 터져있었다. 그는 점찍어둔 지점에 자리를 잡은 뒤 마침 캡틴 아메리카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막 잠자리에 들 참인지 편한 차림으로 뭔가를 읽고 있었다. 지난번에 퓨리를 저격했던 곳보다는 시야가 덜 확보되지만 거리는 훨씬 가까웠다. 지금보다 컨디션과 장비 모두 월등한 조건이었던 그 때에도 퓨리는 살아남았다. 더구나 캡틴 아메리카는 이런 총알 몇 개로 제거하긴 어려운 상대였다. 솔저는 완벽하게 조준하기 위해서 호흡을 멈추고 심장 박동을 느리게 조절했으나, 지속적인 혈액 손실 탓에 평소와는 달리 극심한 현기증이 일었다. 원래대로라면 기지로 복귀해서 엔지니어들에게 점검 및 보수를 받고 플랜 B를 실행해야할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지금 핸들러는 죽었고 조직은 불안정했다. 지금 복귀하면 탈출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은 후 영원히 냉동될 것만 같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핸들러에게 버림받고 싶지 않았다.

거기까지 생각하고 나서 그는 몇 초동안 앉은 채로 기절했으나 거의 자각하지 못 했다. 솔저는 도로 숨을 고르게 하고 상태를 진정시킨 뒤 다시 집중했다. 타겟은 다시 창문 너머로 사라진 뒤였다. 이렇게는 미션을 완수할 수가 없었다. 그는 근접전을 노리기로 했다. 제 아무리 캡틴 아메리카라도 수면 상태일 때에는 접근이 더 용이할 것이었다.

윈터 솔저는 마음만 먹으면 누군가가 제 생살에 구멍을 내고 내장을 꺼내는 상황에서도 그 자리에 없는 것처럼 감쪽같이 기척을 숨기는 방법을 알았다. 핸들러가 그렇게 훈련시켰다고 말했고, 잘 견디면 적절한 보상이 따랐다. 솔저는 금발의 핸들러가 버키 라고 부르며 머리를 쓰다듬던 장면을 떠올렸다. 핸들러는 지금보다 더 앳되고 부드러운 인상이었다. 몇몇 미션을 유난히 성공적으로 수행한 후에는 스킨쉽이 더욱 친밀해졌다. 연인, 혹은 애완동물에게 하듯 턱을 어루만지는 것으로 시작하여 발가벗겨진 다리 사이의 질척한 소리로 끝났다. 뜨겁고 전기가 튀는 듯한 감각에 그가 고문인가 싶어서 움츠리면 다정하고 가쁜 숨결이 달래러 다가왔다. 그리고 그린란드에서 누군가가 부활했다는 소식과 함께 이제 이 방식은 너무 위험하다는 목소리, 차갑게 굳던 핸들러의 얼굴. 어쩐지 이건 기억해선 안 되는 일 같다고 솔저는 생각했지만

어쨌든 핸들러는 죽었다고 했다. 타겟의 창고방으로 숨어 들어온 그는 무릎을 꿇고 멍하니 헐떡였다. 정신적 혹은 육체적 부상을 호소하여 수리받아야할 경우, 윈터 솔저에게 허용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적극적인 표현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헐떡였지만 그 상냥한 체취가 찾아와줄 리는 없었다. 시야가 천천히 하얗게 번져가는 것은 몇십 초 내로 정신을 잃을 거라는 징후였다. 에셋은 아무 데에서나 널브러져 있을 수는 없었다. 행거에 가지런히 걸린 총신들과 수납함 속의 군화처럼 정리정돈되어야했다. 그는 오래된 벽장 속으로 들어가 웅크렸다. 벽장 문을 닫는 손가락이 떨리고 있었다.

스팁버키 약피어스버키
2020.02.15 (10:59:10) 신고
ㅇㅇ
모바일
허미 센세다!! 선설리선개추 후 정독 하겠습니다
[Code: 7dd5]
2020.02.15 (11:31:05) 신고
ㅇㅇ
모바일
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 버키 회상하는거 너무 짠해ㅠㅠㅠㅠㅠㅠ 피어스를 스팁으로 착각하는것같은데 우리버키 불쌍해서 어떡해요ㅠㅠㅠㅠ
[Code: c8aa]
2020.02.15 (11:31:29)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진짜 존잼이에요 영화같아ㅠㅠㅠㅠ 센세 또 와줄거지 나 계속 기다릴거야
[Code: c8aa]
2020.02.15 (11:54:35) 신고
ㅇㅇ
모바일
헉헉헉 ㅠㅠㅠㅠㅠㅠ 센세ㅠㅠㅠㅠㅠㅠ 존잼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d8e]
2020.02.15 (12:55:25)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센세 오셨다!!!!!!!!!!!!
[Code: 1f60]
2020.02.15 (13:20:15)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버키 때문에 찌찌 다 뜯어졌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제 저는 찌찌가 없는 붕이 되었다구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핸들러에게 버림받고 싶지 않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피어스 개 나쁜새기인데 상냥한 체취라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7b0]
2020.02.15 (13:21:40)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이제 다음편에 스팁이 버키 발견하고 구해주겠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몸의 상처도 마음의 상처도 낫게 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비 마이 핸들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7b0]
2020.02.15 (15:58:24) 신고
ㅇㅇ
모바일
시바 버키 계속 타겟 생각하는거나 핸들러한테 버림받고싶지않아하는거 존나 찌통이야ㅠㅠㅠㅠㅠㅠ
피어스 개새끼 스팁 닮은 얼굴로 버키 유린하고 이용해먹었구나ㅠㅠㅠㅠㅠ 시발버키야ㅠㅠㅠㅠㅠ
[Code: 69dc]
2020.02.15 (15:59:35)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버키는 넘모 맴찢인데 이제 스팁이랑 만날거 생각하니 너무 좋아서 좆이 터질것같다
센세 글 너무 잘쓰고 몰입도최고다진짜 센세 사랑해요 다음편도 얌전히 기다릴게ㅠㅠ 무슨 물건마냥 창고에 쓰러지는 버키 생각하니 맴찢어진다ㅠㅠㅠㅠ
[Code: 69dc]
2020.02.15 (17:02:35) 신고
ㅇㅇ
모바일
버키 불쌍해 ㅠㅜㅜㅜ
[Code: e025]
2020.02.16 (22:48:46)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ㅠㅜㅠㅠ날도 추운데 어디가지 마요ㅜㅜㅜㅠ
[Code: c9f9]
비회원은 통신사IP나 해외IP로 작성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