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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13 01:57




해리스타일스.jpg



 

 누가 뭐라 해도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이 미친 자를 어떻게 할까. 사고를 쳐도 오지게 쳐놓은 TV속의 인물을 보며 허니는 이를 득득 갈았다.

 

 허니가 일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국제 뱀파이어 관리국이었다. 말 그대로 세계 방방곡곡에서 살고 있는 뱀파이어들의 권리와 신분을 보호하면서 위기사항에 대처하는. 허니는 근속 90년의 성실한 공무원이었다.

 

 150여년전 언제까지 교황청과 박터지게 싸우고 헐뜯고 개처럼 싸우겠냐고 그들과 함께  세계화에 발맞추어 나가자고 말한 희대의 또라이 뱀파이어가 있었고, 그의 뜻을 받아들인 교황청에 비밀협약이 있었다. 뭐 오래 살다보니 귀차니즘에 찌든 뱀파이어들은 이게 또 뭐 재미있는 일이 생기는 건가 싶어서 자신들의 도장을 아무 생각없이(이게 족쇄인 줄도 모르고) 찍었고 그렇게 국제 뱀파이어 관리국은 창립되었다. 유구한 150여년의 역사 속에 사고뭉치 뱀파이어들은 처리되거나 감금되거나 기타 등등 처벌을 받았고, 인간의 피보다는 동물 피가 입맛에 맞다는 초식(?)형 입맛을 가진 뱀파이어 또한 무자비한 교황청 이단 심판관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다. 뭐 어느 쪽도 피해 없이 딱히 피해 없이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죠? B과장님...교황청에서 바로 항의문 날라왔는데...”

 

우선 사과문 보내고 스카스가드 가문으로 연락 넣어...아니 내가 직접 연락할게. 이 미친자가...!!”

 

 허니는 뒷목을 잡으며 전화기 앞으로 뛰어갔고, 그런 허니를 보며 톰은 머리를 가로저으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

 

 

 

 

 

안녕하십니까. 국제 뱀파이어 관리국에서 나왔습니다. ”

 

 사안이 중대한 만큼 허니는 어쩔 수 없이 출장을 나와야만 했다. 씨부엉. 언제부터인가 옷 가장 깊숙한 안주머니 안에는 사직서가 있었지만 매달 날아오는 카드 고지서 때문에 참고 또 참았건만 이대로는 안 될거 같았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세상 어떤 뱀파이어가 위경련에 응급실에 실려간단 말인가.

 

하아...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

 

 진심이요? 진심입니까? 진심? 트루? 그런데 어쩌죠? 전 전혀 반갑지 않은데요????? 허니는 자신의 표정이 우는 상이 아니길 바라면서 악수를 청하는 말쑥한 사내의 손을 잡았다. 유독히도 차다. 뱀파이어로 살아온 지 어언 100여년. 인간들이 보자면 백살을 훌쩍넘긴 노인네겠지만 뱀파이어 세계에서는 마빡에 피도 안 마른...아니 수정체보다도 못한 존재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 불행이 있었다. 예수님이 태어난 시기 이전에 미친 듯이 살육을 즐기고, 십자군 전쟁 시기에 신분 숨기고 기사로 참전해서 인간을 도륙했던 뱀파이어 역사상 또라이 오브 또라이인 자를 만나게 되는 불행 앞에 허니는 가까스로 입꼬리를 올려야만 했다.

 

반갑습니다. 허니B라고 합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만나 뵙고 빨리 사안을 처리해야 해서 제가 나왔습니다.”

 

  일개 공무원인 허니로서는 얼굴을 마주하기도 어려운 이였다.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급이 맞으려면 국장님부터 슬리퍼발로 뛰어나와야 하는 거겠지만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허니가 직접 가서 상의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듣고 나온 상태였다. 사실 그저 화살받이가 필요한 것이리라. 지랄 맞고 포악하고 사납기로 유명한 스카스가드 가문의 화살받이.

 

“...이번 만큼은 저희도 할 말이 없군요. 제 동생이 거하게 사고를 치는 바람에 많은 분들이고생하고 계시겠습니다. ”

 

 이번 기회에 국제 뱀파이어 관리국 건물 앞에 잔디 깔아드리고 분수라도 놔 드려야겠다는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이마에는 십자 근육이 살포시 솟아 있었고 분노로 인해 얼굴까지 벌개져 있었다.

 

...아니...아닙니다.”

 

하아...아닙니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의논부터 하지요.”

 

 이 집안의 막내아들인 뱀파이어 새끼는 요즘 잘나가는 가수 겸 배우였다. 뭐 인간과 생애 주기가 다른 만큼 35살 쯤 불의의 사고로 요절한 가수 겸 배우가 되겠지만. 어쨌든 그러했다. 뭐 그런 것까지는 괜찮았다. 인간들이 상상한 것 이상으로 뱀파이어들은 인간 세계 여러 곳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고, 잘나가고 있었으니까. 인간을 무자비하게 학살하던 뱀파이어가 어느날 성자 코스프레를 하며 지구 곳곳에 굶주린 인간들에게 의료 봉사를 하고, 빈민가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고. 사람 살리는 것에 질렸다고 말하면서 천재 의사라고 각광받던 또라이가 어느날 연쇄 살인마가 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물론 이 모든 것들은 국제 뱀파이어 관리국이 창립되면서 사라지긴 했지만 어쨌든 각설하고.

 

 이 또라이 새끼가 겁내 잘나가는 TV쇼에 나가서 한말이 교황청과 국제 뱀파이어 관리국 더 나아가 뱀파이어 사회를 뒤집어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뱀파이어 인데 아무도 그렇게 생각 안하더 라구요. 진짜 어이가 없어서. ’

 

? ㅋㅋㅋ 해리 스카스가드씨가 뱀파이어라구요?’

 

. 저 뱀파이어 맞는데요? ’

 

하긴 진짜 나이를 안 드시는 거 같긴 하네요. ㅋㅋㅋㅋㅋ 그렇다면 키아누 리브스씨도 뱀파이어 겠네요 ㅋㅋㅋㅋ

 

어 어떻게 아셨어요?’

 

아 ㅋㅋㅋㅋ진짜 해리 스카스가드씨가 이렇게 싱거우신 분인 줄 몰랐네요.’

 

 

 씨바아알. 지나 뱀파이어라고 하고 끝낼 것이지 왜 아무 죄 없는 뱀파이어까지 잡고 지랄이야. 개객기야!!!!!!!!!!!!!!!!!!!!!휴가랍시고 집에 누워서 TV쇼를 보며 감자칩을 먹다가 실시간 방송을 보고 있던 허니는 씹고 있던 감자칩을 품어버렸고, 서둘러 핸드폰의 전원을 누르려 했지만 이미 벨소리는 미친 듯이 울리고 있었다. 보자마자 핸드폰을 껐어야 했는데. 그리고 강제 휴가 종료. 휴가 반납. 2일 뒤에 출발할 예정인 비행기표를 눈물로 취소시키고 직위나 나이나 모든 걸로 밀리는 탓에 영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던 허니였다.

 

교황청에서는 어떻게 서신이 왔나요?‘”

 

저희보고 알아서 하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네 무사히 일을 마무리 짓기를 원하더군요.”

 

하하하...말을 참 순화해서 말씀하시는 편이시네요.”

 

 네 아무럼요. 거기에 써있던 대로 [야 이 대가리에 총맞은 뱀파이어 새끼들아. 니네가 체결한 협정서에 인주 아직 마르지도 않았는데 뒤통수를 이딴 식으로 후려 갈기냐? 뱀파이어 한 마리 관리도 못하면서 거창하게 국제 뱀파이어 관리국? 병신새끼들아 일주일 내로 어떻게든 마무리 지어라 쪼다새끼들아] 라고 제가 어떻게 말하겠습니까.

 허니는 속으로 피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사실 허니가 이렇게 빠르게 승진을 하게 된 데에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뱀파이어답지 않게 오만하지도 않고 상황 파악도 빨랐으며 무엇보다 겁이 많았다. -물론 뱀파이어와 비교 했을 시에. - 웃으면서 윗사람들에게 깍듯하게 대하기도 하고 상황에 맞춰 능수능란하게 일을 처리하는 모습에 강제적으로 승진이 된 것이었다. 

 

 

 입술이 마르는 듯 자신의 입술을 혀로 살짝 축이고 알렉산더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저희가 가진 언론을 이용해서 분위기 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냥 말장난을 한 걸로요.”

 

하긴 무리해서 기사를 막는다면 이상하게 생각하고 더 달려들겠죠. 들개들이.”

 

허니의 말에 알렉산더 또한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 그저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에서 움직이고 있는 편입니다. 과한 반응은 금물이라고 생각해서,”

 

그렇다면 들개들이 문제인건데,,,"

 

 

 허니와 알렉산더가 말하는 들개라 함은 바로 기자들이었다. 뭐 일반적인 연예부 기자나 파파라치 정도는 괜찮았지만 거 있지 않은가. 유달리도 감이 좋아서 어차피 갈길 재촉하는 인간들. 평소에는 교황청에서도 기밀 유지가 우선인지라 그들을 어떻게 하는 지에 대해서는 우리 측에 맞겨 둔 상태인데...

 

 어쩔 수 없이 들킬 경우라면 그쪽도 눈을 감아주겠다는 것이지만, 일부러 저지른 일까지 그들이 눈을 감아줄 지. 아니 처리는 해야겠지만 교황청에서는 이 일에 대한 책임을 물어 스카스가드 가문의 막둥이의 목숨을 요구할 지도 몰랐다. 가족애라면 끔찍한 뱀파이어 세계에서는 절대 용납하지 못할 일이었고. 또다시 전쟁이 시작 될지도 모르는 노릇이었다.

 

들개들만 문제면 다행이겠죠...!”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이 나오고 만 허니였다. 알렉산더의 눈매가 순간 사나워 졌지만 자신의 동생 잘못을 떠올리며 애써 감정을 억누르는 듯 보였다.

 

죄송합니다...그만...”

 

아닙니다. 당연한 일인데요 뭐. 냄새나는 개새끼들도 문제인데 이거 참...스케일이 워낙 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대대손손 서로를 혐오하고 있는 두 종족이 있었다. 박쥐나 늑대나 그게 그거지. 짐승은 짐승인데 진화한 짐승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허니를 뱀파이어로 만들어준 이에게 말했던 적이 있었다. 대차게 까이고 욕을 한 바가지로 먹기도 했지만 여전히 모르겠다. 늑대인간이나 뱀파이어나 그놈이 그놈이고 저놈이 저놈인데 왜 이리 서로를 싫어하다 못해 증오하는 건지. 허니는 생각했다. 뭐 비슷한 거 보는 게 싫은 거겠지. 넓은 의미의 동족혐오. 뭐 변신하는 건 똑같은 거 아닌가.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뱀파이어도 햇빛아래 선탠이 가능했고, 늑대인간도 보름달이 떠도 달빛아래 늑대로 변하는 일이 없어졌다. 역시 인간이든 뱀파이어든 늑대인간이든 배우고 봐야 한다. 배운 것을 토대로 연구도 해야하고...아 오늘따라 생각이 의식의 흐름대로 흘러가고 있는 허니였다. 그만큼 정줄이 나간 거겠지. 다시 한 번 정신줄을 붙들고 집중하는 허니였다.

 

그래서 말씀인데 교황청과의 문제가 늑대인간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뱀파이어와 교황청의 화해로 늑대인간도 울며 겨자 먹기로 교황정과 강제로 화해모드를 가지게 되었는데...”

 

이번 일과 관련된 인간들을 이전처럼 처리한다면 교황청과는 틀림없이 등을 돌리게 될거고 늑대인간들은 되리어 교황청과 함께 손을 잡고 우리를 학살하려 들겠군요.”

 

 

뭐 박쥐 잡는데 개 쓰고 박쥐 잡고 나서는 개를 삶아서 먹든 구워서 먹든 알아서 하겠지만 어쨌든 교황청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닐 겁니다.”

 

 

 초조한 듯 알렉산더의 손가락이 탁자 위를 두드리고 있었다. 머리가 아플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스카스가드 가문은 비난을 받을 것이다. 수많은 동족의 피를 이 땅위에 뿌려야 할 지도 모를 일이었고. 벌써부터 도망갈 준비를 하려 혈액팩을 사재기 하는 뱀파이어도 있다고 들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좋을게 1도 없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나 제 동생의 목을 내놓는 거 겠군요.”

 

절대 안 될 일입니다.”

 

“...관리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해결하는 것을 원한답니까.”

 

 계속해서 메시지는 몰아치듯이 오고 있었다. 위아래 뒤집어지긴 뒤집어진 모양. 허니는 잠시 양해를 구하고 메시지의 내용에 집중했다. 그러나 역시나 도움이 안 되는 새끼들이었다. 니 네 업무네 내 업무 아니네 하면서 서로 책임을 회피하는 눈치였기 때문이었다. 순간 빡침을 허니의 얼굴에서 읽은 듯한 알렉산더는 어떤 상황인지 느낌으로 안 모양이었다.

 

딱히 방법이 없는 모양이군요.”

 

“...”

 

그쪽 생각은 어떻습니까?”

 

 씨발. 왜 저한테 불똥이죠? 허니는 잠시 당황하다가 오는 내내 생각해두었던 시나리오를 조심스레 읊어보기 시작했다. 기대한 적 없었기에 최대한 머리를 쥐어짜 두었던 허니였다. 예상은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

 

저도 제 가족 일이다 보니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군요. 그쪽 의견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보아하니 많이 생각하고 오신 모양인데. ”

 

 하긴. 가족일이 얽히다 보니 조심스러울 것이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부담감도 클 것이고. 그렇다고 허니 자신의 안위도 챙겨야 했다. 최대한 서로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율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번 일만 해결되면 옷을 벗어야 겠구나...오래 살려면 그 쪽이 나을 거 같았다. 빚을 져서 뭐라도 시작하는 게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먹고 살려면 고생하겠지만 생명의 위협은 최소한 받지 않을 거 아닌가.

 

제 의견은 관리국 전체의 의견은 아닙니다. 그저 참고하라고 조언을 드릴 정도일 뿐이구요.”

 

네 알고 있습니다. 말씀을 듣고 그 의견을 따르던지 말던지 결정할 것은 저이고 그에 따른 책임 또한 제가 질 생각입니다. 걱정마십쇼.”

 

 

 아 역시 오래 산 뱀파이어의 연륜이란. 공무원의 어려움을 이렇게 알아주는 구나. 좀 더 마음 편히 의견을 내놓는 허니였다. 방법이라 할 것도 없었다.

 

우선 모든 스케줄을 변경없이 진행하도록 해야겠죠. 괜한 분란 만들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시선이 쏠리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

 

우선 해리 스카스가드씨에게 저희 쪽의 책임자를 붙여두는 편이 좋겠습니다. 모든 인터뷰와 토크쇼 내용은 저희 쪽 책임자가 확인하도록 하고 방송국 쪽에 협력을 요청하는 편이 좋겠습니다. 들개들에겐 어떠한 위협도 대응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죠.”

 
 

“...힘드시겠지만 교황청 쪽에 정중한 사과의 표현을 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장 신경을 쓰고 분위기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저자세로.”

 

 빠드득 이를 가는 소리를 듣긴 했지만 애써 모른 척 하는 허니였다. 교황청과 대립각을 세운 대표적인 가문 중에 하나가 스카스가드 가문이었다. 수 천 년동안 이어져 내려온 악감정이었고 쉬이 사라질 앙금이 아니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스카스가드 가문은 어느 쪽에도 고개를 숙여본 적 없었다.

 

 사실 이건 허니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하는 조언이었다. 허니 자신이 알고 있는 스카스카드 가문이라면 아니 눈앞의 뱀파이어라면 지금 이순간 허니를 갈기 갈기 찢어 버릴 지도 모를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목을 꺾을까...아니면 찢을까...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허니도 알렉산더도 알고 있었기에 그는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는 순간 교황청이고 뭐고 분위기가 쑥대밭이 될 것이 뻔했다. 설마 설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거 아닌가 하고 다른 쪽을 파보느라 그쪽 내부에서 분란이 일어날 것이 뻔했다. 이쪽을 신경쓰기 보다는 내부 단속하느라 바쁠 것이고 그 틈에 분위기를 잠재우면 될 것이었다. 그러니까...

 

스캔들 하나 큰 거 터트리면 해결되겠군요.”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허니B씨가 어떤 마음으로 말씀하셨는지 모르는 바 아닙니다. 감사합니다.”

 

 

 허니가 큰 숨을 내쉬고 쇼파에 기대는 것을 보자 알렉산더는 웃음이 나오는 모양이었다. 전혀 허니 자신은 그럴 마음이 단 1%로 생기지 않는 모양인데 말이다.

 

그런데 해리를 담당하게 될 담당자는 어떤 이로 생각하고 계신지.”

 

제가 생각한대로 일이 진행 된다면 저희 쪽에서 알맞은 이를 골라서 보낼 것입니다.”

 

“...그렇군요.”

 

 알렉산더 또한 쇼파 깊숙이 몸을 묻고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듯 보였다. 말은 쉬웠지만 과연 말처럼 쉬울지...스카스가드 가문의 수많은 이들의 반발이 어렵지 않게 예상이 되긴 했지만 그건 알렉산더가 해결할 문제였다. 가문내의 분란은 알아서 하겠지. 손수 찢어 죽이든 태워 죽이든. 일단 이 문제를 전쟁으로 끌고 가지만 않으면 될 일이었다. 허니가 알바 아닌 문제였기에 그것 까지는 신경쓰고 싶지 않았다.

 

일단 돌아가 보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선 호텔에 묵으실 건가요?”

 

. 이쪽 관리국 직원들과 협력해서 해야 할 일이 있을 거 같아서요.”

 

“...그렇다면 저희 쪽 호텔로 묵으시도록 하십시오. 이리 저리 힘쓰실 일이 많으실 듯한데.”

 

 모든 비용을 대주겠다는 알렉산더의 말에 손사래를 치며 거절의 뜻을 전했지만 완강히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는 바람에 허니는 승낙했다. 그게 자신의 무덤을 파는 일인지도 모르고. 알렉산더는 의미심정한 미소를 지으며 가보겠다는 허니에게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했다.

 

자주 뵐 거 같으니 섭섭해 하지는 않겠습니다.”

 

. 스카스가드씨. 다음엔 좋은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알렉산더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

 

아니 그게...”

 

저도 허니라고 부르도록 하겠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일을 빨리 진행해야 할 것같아서 여기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살펴 가십시오.”

 

직접 문을 열어주며 배웅을 하는 알렉선더였다. 허니는 감사의 뜻을 전하고 문을 나섰다. 뭐 다시 만날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서.

 

 

 

 

 

 

 
 

 흔히들 잘못 생각하는 게 있었다. 물론 미디어의 힘이 만들어낸 착각이긴 한데...뱀파이어들이 다 잘생기고 다 예쁜 줄 안다는 것. 물론 예쁜 뱀파이어도 있지만 아닌 뱀파이어도 있는 것이다. 허니는 후자에 속하는 뱀파이어였고 괜한 오해로 사람들이 뱀파이어에 대한 이상한 환상에 대해 말할 때 속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 그래. 뭐 이탈리아에는 잘 생긴 사람만 있다는 데 다 취향 차이 아니겠는가. 어디를 가든 대머리는 있었고 배나온 아저씨도 있었다. 아 뱀파이어도 그럴 수 있지 뭐!

 

 그러나 스카스가드 가문은 대대로 이쁘고 잘생긴 뱀파이어들로 유명했다. 다 가진 뱀파이어들. 부럽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그 정도였다. 함부로 깝치고 달려들다가 뱀파이어생 끝장나는 것들 여럿 보았던 허니였다. 그냥 보기 좋은 게 좋은 거였다. 아 한 번 마주한 적은 있었다. 스카스가드 가문에서 주최하는 회의에 견문을 넓혀준다는 상사를 따라 가본 적이 있었고 얼떨결에 소개를 받은 적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해리 스카스가드입니다.’

 

안녕하세요. 허니 B입니다.’

 

...정말 이름처럼 달콤하게 생기셨네요.’

 

 씨밤바. 내 이름 진짜 왜 이렇게 지은 거에요. 아버지. 듣는 뱀파이어들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또한 그러했다. 교황청을 방문 했을 때도 같은 반응이었다. 물론 좀 더 격식있는 말투였지만 매 한가지였다. 허니의 이름은 곧잘 딱딱한 분위기를 바꾸는데 쓰이곤 했다.

 

 또 하나 뱀파이어들이 자신의 동족을 만드는 방법 중에 목을 물어뜯는 방법만 있는 것으로 사람들은 알고 있는데 뱀파이어들 또한 번식을 통해서 자식을 낳고 키운다. 물론 오래 산 뱀파이어들만 가능하고. (박쥐도 새끼낳고 젖먹이며 사는데 뭘) 허니 또한 뱀파이어에게 물려서 만들어진 뱀파이어였다.

 허니는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이 인간이었던 때를. 죽을 위기에 처해 있었고 발버둥쳤다. 바득 바득 깊은 산속에서 피를 토하면서도 앞을 향해 기어가던 허니를 보며 누군가가 다가와 말했다.

 

삶에 대한 애착이 강한 아이구나. 딱한 것.’

 

 그때는 알아듣지 못했다. 처음 보는 벽안의 사내. 복식 또한 허니가 입은 것과 달랐으니까. 그러나 허니는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자신을 살려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바지 끝을 잡고 매달렸다. 죽기 살기로.

 

‘...과연 너는 후회하지 않을까...무한의 삶을?’

 

 그는 한참을 망설였고 허니는 정신을 잃어가는 중에도 바지 끝을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긴 시간이 흐른 후에 허니의 옷깃을 한손으로 가볍게 잡고 일으켰다.

 

뭐 후회해도 어쩔 수 없지. 나중에라도 니가 후회한다고 말하면 네 삶을 거둬 주면 될 일.’

 

 그 뒤를 허니는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우려와 달리 허니는 단 한 번도 뱀파이어가 된 것을 후회하지 않았고 훌륭하게 자라주었다. 뱀파이어로써.

 

 

 허니는 왜 갑자기 스카스가드 가문과 허니 자신이 뱀파이어가 되었던 예전의 일을 떠올리고 있는 것일까. 그랬다. 지금 뱀파이어로서의 삶이 덧없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저 처음으로 뱀파이어 된 거 후회합니다.




 
2019.06.13 (02:24:40) 신고
ㅇㅇ
허미 센세 이거 그거자너....










.....대작
와 센세 이건 대작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네 억나더가 필요하다 진짜
[Code: 77c1]
2019.06.13 (06:24:46) 신고
ㅇㅇ
아니 내가 언제 이북을 구독하고 있었지..???
[Code: dbb8]
2019.06.13 (06:24:57) 신고
ㅇㅇ
센세 제발..,,.어나더..,,
[Code: dbb8]
2019.06.13 (07:55:05) 신고
ㅇㅇ
존잼 ㅠㅠㅠㅠㅠㅠㅠ
[Code: 3c3d]
2019.06.13 (10:55:25) 신고
ㅇㅇ
와대박 센세 최고
[Code: c886]
2019.06.13 (11:24:45) 신고
ㅇㅇ
센세 사랑해 우리 억나더 길만 걷자
[Code: b702]
2019.06.13 (17:05:46) 신고
ㅇㅇ
모바일
와 존잼...대박이다
[Code: 3e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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