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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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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ㅈㅇ, 클리셰 ㅈㅇ






 

"아침부터 뭐 하나 했더니, 룸메이트 구하는 포스터 붙이고 있었네?"

 

 

 

옆에서 토스트를 먹으며 태평한 모습으로 말을 거는 캘리를 무시한 채, 화가 잔뜩 실린 손길로 포스터의 모서리 부분을 누르며 마무리 작업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포스터가 깔끔하게 붙었는지 시선을 옮겨 가며 확인을 한 뒤, 게시판 아래에 놓인 가방을 챙겨들고는 마지막 남은 토스트 한 조각을 입으로 밀어 넣는 그녀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자 캘리가 가볍게 어깨를 움직이며, 여유롭기까지한 웃음을 짓고서는 빵가루가 묻은 입가를 야살스럽게 핥아 올렸다.

 

 

 

"네 룸메이트가 그렇게 나가고 나서 꽤 지나지 않았어? 그런데도 아직도 룸메이트를 구하지 못했단 말이야?"

 

 

 

"나도 처음엔 쉽게 구해질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연락이 안 오더라고.., 무슨 이상한 장난전화 거는 놈들만 있고..."

 

 

 

거의 한탄에 가깝다 싶은 한숨을 토해내며 강의실로 걸음을 옮겼다. 룸메이트가 제 남자친구랑 동거를 하게 됐다고 막무가내로 예고도 없이 선언을 하고 짐을 챙겨 나가버린지가 벌써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룸메이트를 할 사람은 찾지 못했다. 처음에는 같은 강의를 듣는 여자애들에게 권유를 해봤지만 죄다 거절하기 일쑤였고, 결국 마지막으로 선택한 것이 대학교 게시판에 룸메이트를 구하는 포스터를 붙이는 거였는데.., 전화번호가 적혀진 종이를 같이 붙여놨더니 정작 오는 전화들은 속옷 색깔이나 마지막 섹스가 언제였냐는 파렴치한 질문만 해대는 변태들뿐이었다.

 

 

 

처음에는 친구의 말대로 그냥 혼자 살아볼까 라고 생각을 잠깐 했었지만, 적어도 두 사람의 분량이 되는 집세를 감당하려면 하고 있던 아르바이트를 더 늘려야만 했고, 스스로가 도저히 체력적으로 그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서 결국 포기해야만 했다.

 

 

 

"차라리 남자 룸메이트를 구하지 그래? 남자라면 바로 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칼럼도 있고..."

 

 

 

본인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단순한 생각만 하던 캘리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먼저 강의실로 들어서며 먼저 도착해 앉아 있던 칼럼에게 손인사를 건넸다. 그러니까, 그게 말처럼 간단하게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나는 들리지도 않을 자그마한 소리로 중얼 거리며 그녀를 따라 칼럼의 바로 앞자리에 앉았다.

 

 

 

"뭐가 간단히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책상 위에 가방을 올려놓자마자 그가 내 어깨를 손가락으로 찔러왔다. 칼럼은 대학교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친해진 남자였는데, 어쩔 때 보면 지나치게 느긋해 보이는 듯해도 묘한 곳에서 상당히 눈치가 빨랐다. 나는 대답을 회피하기도 뭐해서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적이며 얼버부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교묘함마저도 따라잡는 그 시선은 무서울 정도로 집요하게 얼굴 위를 훑고 지나가다가, 가느다랗게 휘어지며 눈치 채기에도 애매한 표정을 띄운다.

 

 

 

"아직도 룸메이트 못 구했나 보네."

 

 

 

그 어투에는 어슴푸레한 웃음끼를 감추고 있어, 살짝 장난스러운 소리처럼 들리기도 했다. 나는 애써 부정하려고 고개를 저어 봤지만 이미 거짓말은 들통이 나 버린 것 같았다. 칼럼은 조금 상체를 기울여 얼굴을 가까이 해왔다. 가까이에서 본 입가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걸쳐져 있는데, 그게 은연중 위압감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니까, 내가 룸메이트 할 수 있다고 말했잖아. 다른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동거하는 것 보단 그나마 잘 알고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랑 동거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잖아, 안 그래?"

 

 

 

캘리는 옆에서 작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그의 말에 수긍하는 듯 했다. 이쯤 되면 더 이상 거절할 말조차도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처음 룸메이트를 다시 구하기 시작했을 때 흔쾌히 칼럼이 나서서 룸메이트를 하겠다고 했지만 남자보단 여자 룸메이트를 더 선호하기도 해서 매번 거절을 해 왔는데, 지금 이 상황이 되고 나니 그의 말이 틀린 말도 아니었고 더 이상 거절만 하기에도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그의 말에 아무런 반박거리도 찾지 못하고 애꿎은 입술만 씹고 있자, 칼럼은 평소와 똑같이 입가에 부드러운 호선을 그렸다. 그리고 다시금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그럼 오늘까지만 룸메이트 구해봐. 만약 오늘이 지날 때까지 룸메이트가 안 구해지면 그땐 나랑 같이 동거하자, 괜찮지?"

 

 

 

"그래.., 뭐... 알겠어."

 

 

 

나도 모르게 승낙했다. 그러자 그가 나른한 움직임으로 상체를 일으켜 턱을 괴고는 시선을 맞췄다. 처음에는 그 시선을 마주하다가도 결국 먼저 피해버린 것은 나였다. 고개를 돌리고는 가방에서 꺼낸 펜만 연신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잡다한 생각만 했다. 차라리 모르는 사람하고 동거를 하는 것 보단 아는 사람하고 동거를 하는 것이 그의 말대로 편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건 그것대로 불편할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만약 오늘 룸메이트가 구해지지 않는다면 내가 끝까지 원하던 원치 않던 그와 함께 지내야만 했다. 솔직히 이제 별다른 선택지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더 이상 집세를 감당할 자신도 없었고, 이제 귀찮은 고민 따윈 하지 않고 남은 대학생활에만 집중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은 참 간사하게도 여러 차례 자신의 기분을 바꾼다.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좋은 일이었지만, 그와의 동거 자체도 또 다른 고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머리가 아파왔다.


 

 

결국 버릇처럼 뱉는 한숨을 여러 번 거듭하고 나서야, 차가운 책상에 얼굴을 붙였다. 이따금 캘리와 칼럼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가 들렸지만, 내 머릿속에는 룸메이트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오늘따라 가뜩이나 지루했던 강의의 내용이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허탈한 마음으로 열심히 입을 움직이며 이야기를 하는 캘리를 따라서 강의실을 빠져 나왔다. 기운이 빠져, 바닥에 끌리는 듯 한 걸음으로 게시판 근처를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치려는데 뒤에서 캘리가 바지춤을 잡아 당겼다.

 

 

 

"갑자기 그렇게 잡아당기면 어쩌자는..."

 

 

 

신경질 적으로 고개를 돌려 화를 내려고 했는데, 그녀의 시선이 게시판으로 향해 있었다. 인상을 찌푸리며 의아함을 가득 담은 채 그 쪽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누군가가 내 포스터에 붙어 있는 전화번호 종이를 떼서 주머니에 넣었다. 설마 룸메이트 하려는 사람일까? 라는 설레는 마음도 잠시, 게시판의 그 누군가는 남자였다. 엄연히 덩치도 어느 정도 있고, 키도 큰, 그런 남자.

 

 

 

차라리 없는 것만도 못하다는 생각을 하며 외면하려는 데, 캘리가 내 손을 잡아 끌고 그 남자에게로 다가갔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고개를 돌려 그녀와 나를 내려다보는 남자의 동공은 조금 커져 있었다.

 

 

 

"혹시 룸메이트 하시려구요?"

 

 

 

"...아, 네."

 

 

 

그는 이 상황 자체가 어색하다는 듯이 머씩이며 자신의 목덜미를 손으로 쓸어내렸다. 나는 더 이상의 대화가 무의미 하다고 생각했지만, 캘리가 계속 집요하게 손을 붙잡고 놔주지 않았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면 여기서 당장 이야기 하셔도 상관없겠네요. 얘가 그 포스터 붙인 사람이거든요."

 

 

 

그제야 남자는 이해했다는 듯, 캘리에게 고정되어 있던 시야를 움직여서 나를 훑기 시작했다. 왠지 그 시선이 미묘하게 누군가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냥 기분 탓이라고 여기고는 그를 올려다보았다. 아직 앳된 얼굴선과 안광을 품은 눈동자가 흔들림도 없이 마주하는 걸 보니,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 저도 마침 방을 구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이 포스터를 우연히 보게 됐는데.., 두 사람이 같이 지낸다면 부담 없이 지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락을 해보려던 참이었는데, 잘됐네요."

 

 

 

친절하고 사근한 말투, 그리고 그에 걸맞은 미소. 누가 봐도 착한 사람이다. 그건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남자라는 점이 마음에 걸리는 건 별 수 없는 모양이다. 나는 최대한 상처받지 않게 거절을 하려고 닫았던 입을 열었다.

 

 

 

"그게.., 저..."

 

 

 

"혹시 제가 남자라는 것 때문에 신경 쓰이시는 거면 걱정하지 않아도 되요. 저 여자한테 전혀 관심 없거든요."

 

 

 

순간 잘못 들은 줄 알고 고개를 기울였다가 옆에 서 있던 캘리를 바라봤다. 그녀의 표정도 방금 그 말을 듣고 미묘하게 변해 있었다. 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었나? 나는 잠시 흩어졌던 시야를 다시 그에게로 고정시켰다.

 

 

 

"그게 무슨 뜻인지...?"

 

 

 

"말 그대로의 의미에요. 그러니까 그런 사소한 걱정들은 하지 마세요."

 

 

 

"아.., 네..."

 

 

 

"그럼 오늘 제가 방을 확인하고 짐을 옮겨도 상관없을까요? 사실은 제가 지금 짐을 다 챙겨놓은 상황이라 서요."

 

 

 

"네.., 뭐.., 그러셔도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그럼 조금 있다가 연락 드릴 테니 주소 좀 메시지로 남겨 주세요."

 

 

 

상황은 그나마 남은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았다. 어느새 남자는 나에게 손을 뻗어 악수를 청하고 있었고, 얼떨결에 그 손을 잡고 악수를 했다. 그의 이름을 들어볼 새도 없이 남자는 다급하게 걸음을 옮겨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바보처럼 손을 내민 채로 그대로 멈춰 버렸고, 캘리가 등을 두드리고 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희미하게 사라지는 남자의 뒷모습을 시선으로 쫒았다.

 

 

 

"...축하해, 룸메이트 구했네. 칼럼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모르겠지만..."

 

 

 

"아까.., 그 말 무슨 의미였을까? 여자한테는 관심 없다는 말 말이야."

 

 

 

"말 그대로의 의미라잖아. 여자한텐 관심 없고 남자한테는 관심 있다. 뭐 그런 거 아니겠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아예 말이 안 되는 소리는 아니지, 본인 입으로 확고하게 말했잖아. 그러니까...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나도 모르게 캘리의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나? 라는 생각을 했다. 전혀 설득력이 없는 말이긴 했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아무런 걱정도 없는 것인지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먼저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고, 나는 왠지 뒤가 켕기는 듯 한 느낌에 한참을 포스터를 바라보면서 서 있었다. 그러다가 이내 붙어 있던 포스터를 뜯어 버렸다.

 

 

 

정말 혹시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런 결정을 했던 것 같다.

 

 

 

 

 

 

 

누누이 말하자면,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은 참 간사하고 또 간사한 것이라서 막상 결심을 하고 나서도 그 결심을 철회하고 싶어지는 생각을 하기 마련이다. 나 역시 그랬다. 어쩔 수 없는 인간이었으니까. 현관문을 열어둔 채로 열심히 자신의 짐을 옮기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아까 왜 그렇게 휘말려 버린 것인지, 가볍게 부는 돌풍처럼 치부하며 결정해버린 것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 별 수 없는 일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실제로 인생은 한 번 고른 선택지를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주진 않는다. 그저 지금 눈앞에 보이는 현실에 타협을 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이다.

 

 

 

나는 조심스럽게 들고 있던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꽤 힘든 모양인지 뽀얀 얼굴 위로 맺힌 땀방울이 바닥으로 추락할 듯 흔들리고 있었다. 난 잠시 그것에 시선을 두다가 그의 옆에 놓여 있는 박스를 들어 방으로 옮겼다. 침대의 구석진 곳에 박스를 내려놓고 나오자 남자가 턱에 매달린 땀을 손등으로 훔치고는 지긋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힘들지 않아요? 도와주지 않아도 되는데..."

 

 

 

그렇게 말하며 그는 아까 게시판 에서 보여줬던 상냥한 미소를 다시금 드러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참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작 엄청 힘들어 보이는 건 본인임에도 고작 박스 하나 옮긴 타인을 걱정하다니.., 난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그의 말을 부정했다. 그러자 그가 식은땀에 적셔진 손바닥을 입고 있던 청바지에 문지르며 다가왔다.

 

 

 

"그러고 보니 아까는 너무 정신없어서 통성명도 못했네요. 션 멘데스 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그리고 또 엄청 올곧은 사람이구나. 나에게로 다시 뻗어 있는 손을 보며 생각했다. 아까와는 다르게 망설임 없이 그 손을 마주 잡으며 두 번째 악수를 나눴다.

 

 

 

"아, 저는 허니 비 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이름 예쁘네요. 허니라고 불러도 되죠?"

 

 

 

"아...? 네.., 뭐 상관없긴 한데..."

 

 

 

"그럼 허니도 편하게 불러도 되요. 이왕이면 말도 편하게 해도 좋구요."

 

 

 

그는 먼저 손을 넣고 다시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왠지 굉장히 붙임성이 있는 성격인 것만 같았다. 만약 모든 여자에게 매너가 좋은 거면 관심이 없더라도 자동적으로 주변에 여자들이 많이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캘리의 말이 허투로 뱉는 말은 아니었던 걸까? 신빙성이 전혀 없는 말이라는 걸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음에도 왠지 다시금 그 말들을 되새김질 하게 된다.

 

 

 

"허니?"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의 얼굴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던 것인지 션이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그제야 시선을 거두고 아무것도 아니라며 손사래를 치다가, 근처에 있는 아무 박스나 들고 그의 방으로 다시 옮겼다. 션은 도와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했지만, 혼자 짐을 옮겼다간 자정이 넘어갈 때까지 끝을 내기는 힘들 것이 틀림없었다.

 

 

 

"이런 속도로 혼자서 옮기기엔 너무 오래 걸릴 거예요. 그러니까 거절하지 마세요..."

 

 

 

말꼬리를 흐리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박스를 들자, 그의 눈이 나에게 머물러 있는 것을 느꼈다. 애써 무시하며 덤덤한 발걸음으로 방으로 향했다. 그러자 뒤에서 잠시 멈췄던 소리가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왠지 내일은 근육통으로 꽤나 고생을 할 것 같은 기분이다.

 

 

 

 

 

 

 

그리고 직감과 육감은 틀린 적이 없었다. 나와 그는 어제 밤 10시가 되서야 그 많은 짐들을 방에 다 옮겨 놓을 수가 있었고, 너무 힘든 나머지 뒤늦은 저녁을 챙겨 먹자는 그의 제안을 거부한 채 바로 잠자리에 들었었다. 그렇게 밤이 지나고 아침을 맞이해, 대학교를 가기 위해서 몸을 일으켰더니 온 몸에 있는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겨우 거센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마냥 벌벌 거리는 두 다리를 이끌고 거실로 향하자, 언제 일어난 것인지 말끔한 얼굴로 커피를 마시다가 나를 보자마자 인사를 건네 왔다.

 

 

 

"허니, 일어났어요?"

 

 

 

션은 테이블에 놓여 있던 다른 머그잔을 들고 다가와 나에게 건넸다. 나는 고맙다고 말하며 그 잔을 받아 들어 태연한 척 목구멍으로 커피를 넘겼다.

 

 

 

"어제 저녁도 안 먹고 바로 잤는데, 배 안 고파요?"

 

 

 

그는 아침부터 지나칠 정도로 나에게 관심을 주고 있다. 그 관심이 이상하게 부담스럽다가도 막상 그게 이 사람만의 성격이고 배려라고 생각을 하니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나는 고개를 설레 저으며 커피를 반 이상을 남긴 채 다시 방으로 들어와 대강 흘러내리는 머리칼을 묶고나서 옷을 입은 후 가방을 챙겨 다시 거실로 나왔는데, 이미 그는 없었다. 방문 근처에 귀를 기울여 봐도 아무 인기척도 들리지 않는 걸 보면 그새 먼저 대학교로 간 것 같았다.

 

 

 

뭐, 하긴 룸메이트라고 서로 먼저 간다거나 안 간다거나 그런 사소한 일은 보고 할 필요도 없겠지. 그렇게 가벼이 넘기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홀을 빠져 나왔는데, 거리에 세워진 차 근처에 기대어 있다가 눈이 마주치자마자 달려오는 그를 볼 수 있었다.

 

 

 

"먼저 간 거 아니었어요...?"

 

 

 

"어제 같이 짐 옮겨준 것 때문에 허니가 오늘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요. 제 차 타고 같이 가려고 기다렸어요."

 

 

 

이쯤 되면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내 눈 앞에 서 있는 남자의 호의는 대체 어느 정도일까? 그리고 이 정도의 호의를 여자에게 보여주는데도 관심이 없다고 말하다니, 그냥 이런 친절함을 지켜야만 하는 매너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이 뻗치니 션이 나에게 보여주는 모습들이 이해가 됐다. 세상에는 여러 타입이 있고, 이게 그의 타입인 것이다.

 

 

 

"그렇게 까지 배려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하지만 걷기 힘들잖아요. 그 걸음으로 지하철이나 버스타고 대학교까지 가려면 오래 걸릴거에요."

 

 

 

더 거부하기도 전에 션은 내 손목을 잡고 차 문을 열어 나를 태웠다. 그리고 태연히 운전석에 올라타 시동을 걸고 그대로 출발을 해버렸다. 이렇게 까지 호의를 받았으면, 나중에 식사라도 대접해야 될 것 같은데... 무릎에 놓인 가방을 끌어안으며 곁눈질로 그의 얼굴을 살폈다. 정면을 향해 고정된 녹갈색의 눈은 간혹 신호가 잡혀 차가 멈추게 되면 내 쪽을 향하게 되는데, 그럴 때 마다 어색해 지는 공기가 마냥 불편하기만 했다. 왜 사람을 저렇게 까지 쳐다보는 걸까, 하긴 나도 그를 노골적으로 쳐다본 적이 있으니 뭐라고 할 처지는 되지 못하는 것은 분명했다.

 

 

 

"그러고 보니 허니는 왜 다시 룸메이트를 구하게 됐어요? 무슨 사정이라도 있었던 거예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치고 들어오는 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션을 바라보고는 다시 시선을 내렸다.

 

 

 

"그냥 룸메이트가 갑작스럽게 나가야 된다고 말했어요. 자세한 이유는 알려줄 수는 없지만..."

 

 

 

"어쩌면 그게 저한테는 행운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네?"

 

 

 

그리고 타이밍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그때 신호등이 붉은 색으로 바뀌었다. 차가 정지선 앞에서 멈추고 션은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시선으로 나를 흘깃 거리기만 여러 번, 그러다가 평소 말하는 어투보다 더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허니처럼 좋은 룸메이트를 만날 수 있었잖아요. 그쵸?"

 

 

 

"...그게 겨우 하루 지낸다고 해서 알 수 있나요?"

 

 

 

"알 수 있어요. 사람한테는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요."

 

 

 

그는 이제 고개를 돌리고 나를 제대로 마주했다. 곧은 눈동자는 선명하게 색을 들였고, 그 시야 안에는 내가 들어가 있었다. 순간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 때문에 손바닥이 식은땀으로 젖어든다.

 

 

 

"제 느낌에는 허니가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뭐지, 이것도 흔히 이야기 할 수 있는 매너의 한 종류인가? 혼란스러움은 가중되어 이미 감정의 리미터를 치고 올라가고 있는 것 같았다. 원래 이런 유의 사람들은 이 정도의 호의와 예의가 기본으로 갖추어져 있는 건가? 아니면 그냥 룸메이트로써 빨리 친해지고 싶어서 이러는 걸까. 마음 같아서는 그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만 괜히 이런 걸 물어봐서 별종 취급을 당할 까봐 그저 학교에 도착할 때 까지 입술을 꾹 닫아 버렸다.

 

 

 

 

 

 

 

 

대학교 앞 까지 이어지는 긴 침묵은 끝이 났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차 문을 열어 내리려고 할 때 그가 급하게 먼저 내리더니 조수석에 있는 차 문을 열어 주었다. 이런 남자의 행동 자체가 나에겐 익숙하지 않았기에 누가 봐도 어정쩡한 몸짓으로 내려 그에게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이렇게 까지 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정말 고마워요. 덕분에 편하게 올 수 있었어요."

 

 

 

"고맙긴요. 어제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도 좋아요."

 

 

 

그래도 연신 고맙다고 고갯짓으로 인사를 하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이상한 미소를 띠고 있는 캘리를 마주했다. 그녀는 뭔가 물어보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말도 많은 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 까지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결국 참다못한 내가 먼저 운을 떼려고 하자, 그제야 고삐 풀린 것처럼 입을 열었다.

 

 

 

"벌써 룸메이트랑 같이 차를 타고 오다니, 그 정도로 친해진 거야?"

 

 

 

"그냥 어제 짐을 같이 옮겨줬거든, 그거에 대한 보답인 것 같아."

 

 

 

"흐음, 하긴 뭐... 본인 입으로도 여자한테는 전혀 관심 없으니까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말했고..."

 

 

 

"누가 여자한테 전혀 관심이 없는데?"

 

 

 

"누구긴, 허니의 새로운 룸메이트..."

 

 

 

캘리는 고개를 돌리면서 이야기를 이어 나가다가 놀란 표정으로 입을 틀어막고 나를 다시 바라봤다. 그리고 다시 뻣뻣하게 굳어버린 시선이 뒤를 향했다. 나도 뒤늦게 느껴지는 괴리감을 파악하고 시선을 뒤로 향했다. 항상 같은 강의를 들을 때 마다 칼럼이 내 뒷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는 걸 어느새 잊어버리고 있었나보다. 나는 무던히도 어색함을 감추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그의 표정은 잿빛과도 같았다.

 

 

 

"룸메이트 구했어?"

 

 

 

"응.., 구했지."

 

 

 

"게다가 남자 룸메이트?"

 

 

 

칼럼의 질문에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칼럼이 룸메이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부터 그렇게 남자 룸메이트는 불편하다고 말버릇처럼 말해왔는데.., 완전 모순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터였다. 나는 그저 칼럼의 입에서 그런 어투가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내가 룸메이트 되고 싶다고 말했을 때는 남자 룸메이트는 불편해서 여자 룸메이트가 좋다고 했었잖아, 허니 비."

 

 

 

그는 기다란 손가락 사이로 들고 있던 펜을 유영 시키며, 뭔가에 억눌려 있는 듯한 어조로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하지만 칼럼은 화가 나 있었다. 바보가 아니고서야 그걸 눈치 못챌리가 없었다.

 

 

 

"굳이 네가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칼럼. 그 사람 어쩌면 게이일 수도 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본인 입으로 허니 앞에서 여자한텐 전혀 관심이 없으니 남자인 거 신경 안 써도 좋다고 이야기 까지 했는걸."

 

 

 

"그게 그거랑 무슨 상관이야."

 

 

 

"말 그대로의 의미 아니겠어? 즉 연애 개념으로는 보지 않는다. 그런 소리겠지. 그 남자도 허니가 되물었을 때 말 그대로의 의미라고 대답했었어."

 

 

 

캘리의 말을 들은 칼럼은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단지 뭔가 찝찝함과 동시에 불쾌감을 가득 머금은 얼굴이었다. 하지만 굳이 다시 말꼬리를 잡아가며 이 이야기를 지속 시킬 생각은 없었다. 그저 그를 보고 있던 시선을 돌려 앞을 보았다. 뒤늦게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묘한 감각을 눈치 챘지만 기분 탓이려니 생각하고 넘겼다. 괜스레 뒤를 돌아서 확인을 했다간 기분 탓으로만 끝나지 않을 수도 있을 테니까 말이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다음 시간까지 여유가 남아서 강의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중이었다. 분명 이 강의실은 오후 때 까진 빈 강의실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안으로 들어왔다. 내가 먼저 시선을 돌리니 그 곳에는 션이 서 있었다. 그 모습에 놀라서 급하게 일어나다가 책상에 허벅지를 찧고 말았다.

 

 

 

"아...! 아파..., 션, 여기는 대체 무슨 일로?"

 

 

 

내 말에 의해 뒤늦게 캘리와 칼럼이 시선을 문 쪽으로 향한다. 그녀는 내심 반갑다는 내색을 띄웠고, 그는 아까까지만 해도 누그러졌던 표정이 급격하게 굳었다.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션은 웃으면서 내 쪽으로 다가왔다.

 

 

 

"허벅지 괜찮아요? 많이 아프겠다..."

 

 

 

"저는 정말 괜찮아요... 근데 션, 여기는 무슨 일로 온 거에요?"

 

 

 

그는 주변을 살피며 조금 머뭇거리는 듯 하다가 말을 꺼냈다.

 

 

 

"그게.., 어제 나 도와주느라 저녁도 못 먹고, 오늘 아침도 제대로 먹지 못했잖아요."

 

 

 

"...아, 그런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되요."

 

 

 

"내가 신경 쓰이니까 어쩔 수 없어요. 그래서 말인데.., 저녁에 요리라도 만들어 주고 싶어서 그러는데, 혹시 오늘 시간 있으면 같이 장보러 가지 않을래요? 물론 강의 다 끝난 다음에요."

 

 

 

대답을 하려는 찰나에 칼럼이 어깨에 제 팔을 둘러왔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놀라서 나도 모르게 몸이 굳어버렸고, 칼럼은 그런 내 모습에도 태연하게 션을 바라보며 그 위압감이 들던 미소를 띤다.

 

 

 

"허니 비, 우리 오늘 시간 없잖아. 지금 밀린 과제가 몇 갠데 우리가 시간이 있겠어, 그치?"

 

 

 

"그 과제를 오늘 다 몰아서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오늘 다 몰아서 할 건데요. 그 쪽이 신경 쓸 일은 아니잖아요."

 

 

 

"칼럼.., 우리 과제 하나 밖에 없는데?"

 

 

 

캘리가 그 중압감이 드리우던 분위기를 말 한마디로 박살냈다. 칼럼은 여전히 내 어깨에 팔을 두른 채로 캘리를 쳐다봤고, 션은 답지 않게 어두웠던 표정을 지우고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나의 손을 잡아왔다.

 

 

 

"그럼 끝나고 나서 봐요.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는 나에게 손인사를 하고 나서 칼럼을 한 번 시선으로 흘기고는 강의실을 나갔다. 나는 칼럼의 눈치를 한 번 살피고 올려진 그의 팔을 내리려고 했지만, 아까보다 더 힘이 들어간 팔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야, 캘리... 넌 진짜..."

 

 

 

칼럼은 말을 끝까지 마무리 짓지는 않았지만, 그가 느끼고 있는 답답함은 중간에 섞인 가벼운 한숨소리에서도 전달되고 있었다. 허나 그녀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웃기시네."

 

 

 

그는 어이없다는 듯 비웃으며 그제야 무게를 실던 팔을 내렸다. 칼럼이 낮게 던지듯 뱉은 말은 캘리의 귀까지는 전달되지 않았다. 하지만 유독 냉담했던 그 어투는 쉽게 내 귓가를 두드렸고, 그게 계기가 되어 더욱이 칼럼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올라가 있던 입술 끝은 아래로 떨어져 올라갈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간혹 애매한 타이밍에 시선이 마주치면 마치 음영이라도 끼인 듯 어둡게 느껴진다. 기분 탓이겠지, 기분 탓 일거야. 그렇게 생각하고, 또 생각했지만 꺼림칙한 느낌은 쉽게 감출 수가 없다.

 

 

 

 

 

 


 

 

마지막 강의가 끝나고 나서 다급한 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 정문으로 향했다. 그저 하루 지낸 룸메이트 사이였고, 서로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지만 이제까지 보여줬던 친절함이 더욱이 걸음을 재촉했다. 정문 앞으로 나왔을 때, 쉽게 눈에 익어버린 뒷모습이 보였다. 꽤 오랫동안 기다렸는지, 볼과 귓불의 끝이 조금 빨갛다. 나는 혹시 몰라 가방에 챙기고 다니던 머플러를 꺼내 그에게 다가갔다.

 

 

 

"오래 기다렸죠? 미안해요..."

 

 

 

그의 어깨를 두드리자 션은 조금 붉어진 콧잔등을 매만지며 나를 보고 말갛게 미소 지었다. 와, 방금 건 조금 비겁했다. 나도 모르게, 다른 의미로 덩달아 얼굴이 붉어질 것 같아서 일시적으로 시야를 멀리 두었다가 다시 그를 마주했다. 제 얼굴에 올려진 손 끝 조차도 붉었다. 그러면서도 춥지 않아요? 라면서 자신보단 남을 더 걱정했다. 누가 누구를 걱정하는 건지, 이상하게 헛웃음이 나온다.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어요. 저도 이제 방금 막 나와서 기다린 거예요."

 

 

 

거짓말을 못하는 거짓말쟁이가 있는 것은 처음 봤다. 스멀스멀, 입 사이를 다시 비집고 나오는 웃음을 억누르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자신이 거짓말이 다 티가 난다는 것을 알고 일부로 그러는 걸까? 하지만 그렇게 치부하기엔 션은 지나치게 상냥하다. 그리고 어리숙하면서.., 또...

 

 

 

천천히 시선을 올리며 그를 관음 했다. 그때 허공에서 부딪힌 두 시야는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어색하게 흔들리고, 언저리를 떠돌아다녔다. 미묘하게 변해버린 분위기를 무마 시키려 들고 있던 머플러를 션의 목에 둘러 주었다. 가까이에서 본 눈은 커졌다가 잔잔해졌다가.., 빠르게 변한다.

 

 

 

"...이게 뭐에요?"

 

 

 

"머플러에요. 요새 날씨가 워낙 변덕스러우니까 대비용으로 가방에 넣어두고 다녔는데, 이렇게 쓸 데가 생기네요."

 

 

 

나는 마지막으로 머플러 끝의 매듭을 짓고는 다시 원래 그와 나 사이의 거리를 유지했다. 션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매듭을 손끝으로 만지고, 건드리고, 그리고 나를 본다.

 

 

 

"션은 거짓말을 참 못하네요. 오랫동안 기다린 거 알아요, 굳이 그런 것 까지 배려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

 

 

 

"네?"

 

 

 

되 물었을 때, 션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머플러를 만지던 손길을 멈추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 나는 잠시 동안 멈춰 서 있다가 뒤늦게 천천히 그의 걸음을 따라 나섰다.

 

 

 

"허니는 정말 상냥하네요."

 

 

 

두어 발치 앞서고 있던 그는 나에게 말했다. 거기에서 나는 이질적인 기시감을 느꼈지만, 그게 어디에서 부터 찾아오는 느낌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잘 생긴 남자에게 칭찬을 듣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으리라 여기며 얼굴에서 드러날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속으로 감췄다.

 

 

 

"그리고 조금 위기감을 가질 필요도 있어 보여요."

 

 

 

션은 자신의 조수석의 문을 열며 나를 향해 웃어 보인다. 위기감? 타인에게 너무 친절을 베풀 어도 좋지 않다는 걸 이야기 하고 싶은 건가. 나는 그에게 묻지 않고 스스로 넘겨짚으며 차에 올라타려고 했다. 그때 뒤에서 쎄한 느낌을 받아 고개를 돌려 봤지만, 정문에도, 근처 잔디밭에서도 이곳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허니, 왜 그래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시선을 떼고 조수석에 올라탔다. 차문이 닫히고 션의 시선이 일시적으로 내가 바라보고 있던 정문으로 향하다가 이내 그도 운전석에 탑승하여 시동을 건다. 조금씩 움직이는 창 너머로 다시 한 번 그 곳을 바라봤을 때, 익숙한 모습을 본 것 같았지만 잔상이라고 여기며 그저 외면해버렸다.












션멘너붕붕, 칼럼너붕붕


혼란스러운 너붕붕, 애매하게 구는 션멘, 그리고 질투하는 칼럼으로 묘한 로맨스릴러 같은 걸 쓰고 싶었지만
그 곳엔 똥 뿐이었다고 한다...
2019.03.18 (02:43:25)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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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똥은 황금똥 내가 모아야지 센세는 지하실로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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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3:32:03)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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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를 찾은것 같습니다. 센세를 위한 지하실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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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3:45:19)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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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미다스라 똥도 황금똥이야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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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4:39:16)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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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대작이야 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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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7:45:48)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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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제 변비가 해결된거가타요...앞으로도 쾌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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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7:46:22)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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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런거 몰르겠고 억나더 억나더 이게무슨 똥이에욧 존잼꿀잼허니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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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8:06:19)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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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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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8:35:0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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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미 시발 이게 뭐야 뭐긴뭐야 대작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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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09:33:5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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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내 센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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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0:30: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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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꿀잼 어나더 ㅠㅠㅠㅠㅠㅠ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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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0:57: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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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았다 황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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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1:18:3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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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똥밭이라니 그렇다면 내취미는오늘부터 센세의 똥밭에서 뒹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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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2:20: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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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똥 압수합니다 센세는 나만의 황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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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3:55: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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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왁커피똥보다 더 귀한 똥이 요기잇섯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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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4:12:19)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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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똥이라구욧??????그렇담 나는 센세 전용 변기가 되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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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9:22:13)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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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션멘 뭔데 저렇게 빤히 보이는 거짓말을 하고온거야ㅌㅌㅌ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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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18 (19:53: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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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똥이라면 나는 개똥벌레야 센세.. 평생 센세의 똥을 굴리면서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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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1 (02:30:2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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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ㅜㅜㅜㅡ로맨스릴러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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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25 (17:25: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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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돌아올꺼지..? 보고시퍼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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