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182613544
view 6695
2019.02.14 22:03
1: https://hygall.com/182521708



6655371b898b46c0ae487f4e0c0dd102.png61df37d077c32fd6850773abb15c80ed.png








칼럼 터너, 좇같은 새끼. 좇은 좇같이 커가지고, 좇질만 잘하는 좇같은 새끼!!!



허니는 열이 오를대로 올라서 씩씩대며 한 문장 안에 욕설이 몇 번이나 들어가는지를 시험이라도 해볼 것처럼 경기장을 보며 이를 벅벅 갈았다. 그렇다, 경기장. 오늘 허니는 무려 경기장까지 호출되어 나오고 만 것이다. 지난번 출장 경기를 한다고 전날에 몇 시간이나 혹사를 당하고, 거기다 잠까지 같이 자주고, 그러고도 모자라서 아침에까지 한판을 더 뜨고 나와 후들거리는 다리로 겨우 오후 출근을 했던게 얼마 되지도 않은것 같은데, 분명 이번 시즌에는 예정에 없던 무슨 경기에 선발되었다며 허니에게 동원령이 내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가 나갈만한 일정도 아니었고, 그럴만한 팀도 아닌데 뭐 팀의 향후 토너먼트인지 승점에 중요하다나 어떻다나 하면서 허니가 그깟 공놀이라고 무시해 마지않는 경기에 굳이 허니를 좋게 말하면 초대, 나쁘게 말하면 징병에 가까울 동원을 강행했다. 분명 나도 직장이 있는 사람이고, 이런 식으로 미리 합의되지 않은 호출에는 응할 수 없다고 뻗대 봤지만, 센티넬의 호르몬 상태가 불안정하다며 결국 시커먼 특수 기관의 차량까지 동원돼서 온 길을 통제해가며 온 게 결국 이 곳이었다. 




"왔어?'

쪽, 쪽, 이렇게 귀여운 소리로 묘사하기엔 좀 질척한 소리로 칼럼의 입술이 허니의 뺨과 반대쪽 뺨, 그리고 아랫턱을 한 번 지나 입술에 이르렀다. 허니는 분명 온몸으로, 거기에 생각까지 동원해서 서라운드로 이 미친새끼! 불안정하기는 도대체 어디가, 하고 소리를 지르고 있었지만 칼럼은 갑자기 남의 생각이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싱글벙글한 얼굴로 그저 허니의 입술을 맛봤다. ...사실로 말하자면, 저새끼는 키스를 아주 잘했다. 아니 뭐, 좇질도 상당히 잘하는 축에 속할 테지만, 그건 비교 대상이 없어서 잘 모르겠고... 키스는 얼마 없는 비교대상 따위가 의미없을 정도로, 아주 아주 잘했다. 얼마나 잘했냐면...






"음..으음...."

이렇게 머리 끝까지 화가 잔뜩 났을 때도 한쪽 턱을 쥐고 달큰하게 녹여오는 입술에 뭣때문에 화가 났는지도 잊어버릴 만큼. 




아니, 이게 아니지. 허니가 한참이나 그가 늘 주장하는 섹스보다는 영 약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효과가 낫다는 '점막간 접촉을 통한 비교적 고밀도의 가이딩'에 혼이 팔릴 뻔하다가 겨우 두 손으로 그의 가슴팍을 밀어낸다. 그러면 아쉽다는 듯 마지막으로 혀를 살짝 깨물기까지 하고 나서야 입을 떼어내는 저 능글맞은 인간. 아니 저 사기꾼 새끼.


"이봐요! 어디가 불안정하다는거예요?"

안정되다 못해 아주 발정이 난것 같은데. 허니가 왠지 모르게 아쉬운 입맛을 다시지 않은 척을 하며 팔짱을 끼고 도끼눈을 한다. 


"존나, 존나 불안정했어. 네가 오기 전까지."

그가 불쌍한 척 눈썹을 팔자로 늘어뜨리고 그런 말을 하는 바람에 허니는 순간 어, 정말인가, 하고 그의 안색을 살핀다. 그러다 이내 눈썹을 위로 크게 씰룩거리며 검지 손가락으로 제 중심을 가리키는 칼럼과, 그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을 천천히 시선으로 따라가다가 인상이 팍 구겨진 허니의 표정의 조화가 아주 볼만했다. 이런 씨발, 좇같은 변태새끼. 


"아주 숨기지도 않는군?"

칼럼이 좇, 변태, 새끼라는 세 단어를 허니의 머릿속에서 건져내고서 한쪽 눈썹을 찌푸렸다. 그러면 허니가 들으라고 생각했다 왜, 하고 속으로 거의 윽박을 지르듯 생각하며 동시에 그를 노려봤다. 


"숨기긴 왜 숨겨요, 아주 이마에 전광판이라도 띄우고 싶은 판인데? 희대의 개좇같은 사기꾼 칼럼 터너의 권력 남용, 이대로 괜찮은가, 이런걸로. 아, 어차피 들리시니까 굳이 이마에까지 써놓고 다니지 않아도 괜찮죠? 제 프라이버시같은 건 없은지가 오래니까??"

허니가 간만에 속으로가 아니라 겉으로 다다다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생각을 읽는거야 사실 허니가 들으라고 아주 광고를 하고 생각할 때에만 그렇게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이었지만, 실은 그게 오늘의 분노 포인트는 아닌 걸 두 사람 다 알았다. 요는, 나도 직장이 있고 개인 생활이 있는 사람인데 이딴 식으로 마구 불러내면 쓰냐, 그리고 그걸 거부할 권리조차 주질 않는다는게 말이나 되냐, 하는 제법 합리적인 항변이었다. 



아닌게 아니라 오늘은 그냥 여느 출근날이 아니라, 허니가 주가 되어 준비해온 아주 중요한 행사의 발표 날이었다. 뭔 날이긴 했군, 하고 뒤늦게 눈치를 챈 칼럼이 허니의 평소보다 좀 더 힘을 준 새하얀 바지 정장 세트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생각했다. 




"제가 터너 씨 무슨 일정 있을 때마다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신 것 같은데요, 이런 식으로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갑자기 동원하는 건 좀 너무하지 않아요?"

"...그래서 부탁했잖아. 와주면 안되냐고."

"거부하면 깜방 가는 부탁이 어딨어요?"


오늘은 정말이지 좀 할말이 없는 칼럼이 흔치 않게 머쓱한 표정이 되어 긴 다리를 어색하게 털레털레 털면서 뒷머리를 대충 문지른다. 여기도 나름 사정이 있었다고. 하지만 생각을 읽는 쪽은 이쪽이지 저쪽이 아니어서, 칼럼이 굳이 전달하려고 내지 않은 목소리는 그의 머릿속에서만 맴돈다. 결국 허니의 화를 가라앉히기는 커녕 두 배로 더 화를 돋궈 얼굴까지 벌개지도록 만들기만 하고 VIP석을 향해 안내하면 허니는 주변에서 불안한 얼굴로 그녀의 눈치를 보는 그의 주변인들에게 억지로 웃어보이며 반에서 가장 싫은 애와 짝궁이 된 초등학생처럼 맞잡은 손을 몸에서 멀찍이 떨어트리고는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린 채 걷는다. 하지만 커다란 손으로 깍지를 껴오며 손가락 사이사이를 스윽 간지르다가 갑자기 잡은 손을 가져가 손등에 쪽, 하고 뽀뽀를 하는 칼럼의 모습은 남들의 눈에는 아주 사랑에 빠진, 삐진 여자친구를 달래주고 싶어 어쩔 줄을 모르는 충성스러운 대형견 쯤으로 보이는 모양이었다. 으으, 능구렁이같은 새끼, 하고 입술을 비죽대면서도 저새끼가 매칭 센티넬이긴 한건지 손등에 입술이 닿은 자리가 꼭 불에 데1인 것처럼 화끈거리며 농염한 감각을 전달해왔다. 







"이제 좀 괜찮아?"

락커룸 근방을 지나며 마주친 몇몇 관계자들이 칼럼을 향해 물어오는 말에, 허니는 뭔가 문제가 있었다는 게 아주 거짓말은 아니라고 조금은 믿어본다. ...그래도, 만났을 때 너무 쌩쌩하던걸. 그렇게 혼자서 갈팡질팡하고 있으면 칼럼이 그 복잡한 생각을 읽지 않아도 다 알겠다는 듯 옆을 내려다보며 허니와 맞잡은 손을 크게 앞뒤로 흔들어댄다. 결국 VIP석에 직접 에스코트 해 자리를 잡아주고 남들이 다 보는데서 과시라도 하듯 쪽쪽, 떨떠름한 허니의 얼굴 여기저기에 키스를 퍼붓고 나서야 겨우 그녀를 놓아준 칼럼이 끝까지 얄밉게, 허니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이런 경기 아무나 여기에서 볼 수 있는거 아니야."

오늘 무슨 대통령도 온다더라. 영광인줄 알아, 하고 다정한 얼굴과는 상반되게 재수없는 목소리로 틱틱거리는 칼럼에 다시 이이익, 하고 불같은 짜증에 시동을 거는 허니의 미간을 쿡 찔러 티가 나지 않게 가리면서 칼럼이 몸을 떼었다. 찡긋, 윙크를 하고 몸을 툭툭 털며 달려가는 뒷모습에 다른 선수의 가족들이나 가이드들이 설레는 얼굴로 떠나는 칼럼을 바라봤다. 어머 어쩜 저렇게 다정할까, 하고 몇몇이 말을 붙여왔다. 과연 칼럼이 가장 주목받는 선수이긴 한지, 다들 칼럼이 흔치 않게 데리고 나온 -허니의 입장에서는 끌려나온 것이었지만- 가이드의 존재가 궁금한 모양이었다. 허니가 뭐라 할 말이 없어 똥씹은 얼굴을 숨기며 겨우 능숙하지 못한 거짓말로 아하하, 그러게요, 꼭 저렇게 티를 낸다니까... 하고 팔에 돋는 닭살을 벅벅 문지르며 음료를 좀 사오겠다는 핑계로 관람석을 나섰다. 여기는 직접 서빙이 되는데, 하고 뒤에서 외치는 목소리는 못들은 척 하며 걸음을 빨리해 그녀가 칼럼과 같이 있는 모습을 봤던 사람들에게서 멀어졌다. 허니는 겨우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난 후, 멀리 보이는 매점 간판에 시선을 고정하느라 그녀의 뒷모습을 좇는 한 쌍의 눈동자를 보지 못했다. 







커다란 맥주 한 잔을 사람들 틈바구니 사이에서 얻어내고 나니 숨통이 좀 트였다. 곧 경기가 시작할 모양인지 밖에서는 호루라기며 응원봉같은 것들의 소리가 울려퍼졌다. 허니는 시끄러운 것은 질색이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살려야 하는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시끄럽고 주목받는 곳만 골라다니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었다. 미우네 죽이네 해도 어쨌든 누군가가 죽기를 바라기에는 지나치게 마음이 여린 사람이라, 허니는 한숨을 푹 쉬고, 높은 곳에 박스 형태로 설치된 VIP석 대신 그라운드에서 더 가까운 골대를 향해서 간다. 방사 가이딩이 좀 효과가 있으려나, 하는 생각만 하다가 어라, 칼럼이 없이도 여기에 들어갈 수 있으려나 하고 주변을 둘러보는데 누군가 다가왔다. 


"터너 선수의 가이드시죠? 이쪽으로 오세요!"

칼럼이 뛰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거기에 타월이며 페이스 페인팅 등으로 아주 범벅을 한 골수 팬임에 틀림없는 사람이 허니를 이끌었다. 칼럼의 대단한 팬이기도 한 건지, 아는 사람이 몇 없는 허니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얼른 앉아요, 곧 시작한다, 하고 법석이 난 그 남자에 이끌려 맨 앞에 자리를 잡고 만 허니가 맥주를 조금 흘려 손이 젖고 만다. 남자는 사람좋게 티슈까지 나눠주며 허니를 살뜰하게 챙기고서는 더이상 귀찮게 하지 않겠다며 저만큼 뒤로 사라진다. 허니는 이렇게까지 시끄러운 곳에 오려던 건 아니었는데, 하고 난감한 얼굴이 되어서,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제 센티넬인 그 남자를 찾는다. 어딘가를 두리번대는 듯한 모습이 전광판에 비치지만, 곧 울리는 호루라기 소리에 경기가 시작된다. 





그래, 저 허벅지가 밤마다 나 박으려고 만든건 아니겠지. 허니가 툴툴대면서도 좀 신기한 기분으로 공을 몰아가는 칼럼을 본다. 상태가 안좋다는게 도대체 어디의 누구인지 모르게 펄펄 날아다니는 게 오늘의 MVP는 떼놓은 당상이라는 해설이 들려온다. 공을 몰고 몇 번이나 이쪽으로 가까이 오다가, 몇번째에야 허니가 거기 있다는 걸 알아챈듯 했다. 삐익, 호루라기가 불렸는데도 공을 차지 않고 허니가 있는 쪽을 가만히 보면서 뭔가 화난 얼굴로 말을 하는 듯 했지만 허니는 그걸 들을 수 있는 센티넬이 아니었다. 뭐래, 하고 그저 턱가지 차오른 숨을 가라앉히는데 좀 도움이 되길 바라며 조금씩 그가 있는 곳을 향해 가이딩을 풀었다. 사람이 많은 곳이라 어딘가에는 센티넬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워낙에 특이한 파형을 가진 허니의 형질은 거의 다 칼럼에게만 그대로 전달될 것이었다. 




자꾸 보고 있노라니 목이 타왔다. 아, 맥주. 허니가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며 다시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는 스물 둘의 장정 사이에서 칼럼을 찾았다. 쨍한 오전 햇빛 때문일까, 좀 정신이 멍했다. 맥주는 그만 마시는 게 좋겠어, 하고 커다란 맥주 컵을 내려놓으려는데 손에 힘이 빠진다. 어디에선가 야, 하고 부르는 커다란 목소리가 귀에 꽂히는 듯 했지만 허니는 서서히 흐려져가는 의식 사이로 바로 뒤쪽에서 펑, 하고 터지는 폭발물의 소리를 듣는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c3b3eb469e04b74ef42f3b864e544aac.png






삐- 삐- 삐...


일정한 리듬으로 들려오는 소리와 함께 허니의 의식이 돌아왔다. 아, 머리야... 귀가 째질듯 아파왔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게... 분명 삑삑대는 기계 소리가 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는 있었지만, 이상하게 소리가 멀게 들려왔다. 뻑뻑한 눈을 떠보면, 손등에 꽂힌 무시무시한 굵기의 바늘과, 이만큼 떨어져서 의자에 기대어 잠든 칼럼이 보였다. 이게 어떻게 된거지...





아, 아, 목소리를 내보려 했지만 매캐한 감각만 느껴질 뿐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쿨럭대는 이상한 소리만 억지로 켁켁대고 있노라니 어느새 칼럼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유니폼 차림 그대로에 두꺼운 저지 하나만 걸친게 경기장에서 그대로 나온 모양이다. 왜 그랬지? 나는 왜 여기에 이러고 있는거지? 아, 목이 너무 아픈데... 몇걸음만에 성큼성큼 다가오는 칼럼의 얼굴이 흐리게 보인다. 







"너...."

칼럼이 뚱한 건지 화가 난 건지 모를듯한 얼굴로 허니를 내려다보고 있다. 하지만 평소엔 덥썩덥썩 아무데나 잘도 잡아대는 손이 이상하게 멀찍이 어색하게 떨어져 있다. 허니는 웬 변덕인지 제가 먼저 손을 잡고싶어졌지만, 그러기엔 칼럼의 손이 멀었다. 그래도, 하는 마음에 허니가 손을 뻗어보지만 칼럼이 먼저 슥 뒤로 손을 빼냈다. 



"...바보같은게."

칼럼은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 난데없이 욕을 먹어 벙찐 허니를 두고 그대로 병실을 나선다. 아오 저새끼 또. 무슨 일인지 설명도 안해주고 앞뒤 다 잘라먹고 괜히 욕만 얻어먹었다. 허니는 결국 그대로 다시 잠에 빠졌다가, 수액을 갈아주러 두시간 후에 온 간호사에게서야 그날의 자초지종을 듣는다. 하지만 돌봐야 할 환자가 줄을 선 바쁜 사람에게서 허니가 원하는 만큼의 자세한 상황을 듣기는 불가능했어서, 허니는 그저 안좋은 장소에 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좀 신기해하며 그래도 사지 멀쩡해 다행이라고, 유독성 가스를 들이마셔 켁켁대는 목으로 순진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칼럼의 속은 그렇게 단순하지 못했다. 


"언제까지나 경기 따위를 핑계댈 순 없어요. 오늘같은 일이 발생할 겁니다."

"하지만 미스터 터너, 그게 말처럼 쉬운게..."

"더이상은 안됩니다. 내 가이드를 위험에 빠트릴 순 없어요."

"이봐요, 미스터 터너!!"



두 남자의 언성이 높아지고, 칼럼이 구겨진 얼굴로 문을 닫고 나선다. 호기롭게 말해버렸지만, 사실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란 건 스스로도 잘 안다. 모든게 자꾸만 쉽지 않아져만 간다. 저 멍청한 가이드가 그라운드 코앞까지 내려와 앉아버릴 줄은 몰랐다. 그리고 센티넬의 감각으로 남들보다 먼저 알아챈 폭발의 전조, 무언가가 딸깍이는 소리, 그리고.... 펑. 하지만 제아무리 오감이 발달한 센티넬이라도 시간을 멈출 수는 없는 일이었다. 순간이동을 할 수도 없었다. 폭발음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지고, 그게 바로 허니가 있는 방향임을 알았을 때, 제아무리 빨리 달려도 원하는 만큼 빠르게 도달할 수 없는 곳이 있다는 걸 알았다. 



다행히 폭발은 허니가 있던 관중석에서 한참 뒤에서 일어났다. ...그걸 다행이라고 해도 좋다면.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좁은 복도 구석에서 발생한 폭발은 직접적인 중상은 단 한명, 그 외 파편과 연기로 인한 경상 약 25명을 발생시켰다. 칼럼은 그 스물다섯 명 안에 제 가이드가 들어간다는 사실이 꼭 거짓말같다는 생각을 했다. 미친듯이 달렸다. 그 모든건 그냥 본능이었다. 그래, 경기 전부터 느낌이 안좋았다. 멀리서 허니의 모습이 보였다. 숨이 턱끝까지 차도록 달렸다. 매캐한 냄새가 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허니는 우왕좌왕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어쩐지 움직임이 느렸다. 그러다 이내, 다른 사람들이 옷이며 수건으로 입을 막고 신고를 하는 새, 흐느적거리며 바닥에 쓰러져가고 있었다. 누군가 허니를 붙들었다가 다시 놓고 사라졌다. 칼럼은 그대로 질주해서 바닥에 쓰러진 허니를 안고 다시 달렸다. ...안돼. 안돼. 칼럼은 눈에 보이는 사람에게 바로 허니를 떠안겼다. 이 바보같은 계집애는 아직까지도 굳건하게 본딩을 거부하고 있었다. 그러니, 조절할 의식이 없을 때의 센티넬과의 접촉은...









"말하자면 과다출혈같은 거죠."

회진을 돌러 온 의사가 허니에게 상태를 설명해 주었다. 아마도 이미 몸상태가 좀 좋지 않았던 듯 한데, 폭발 사고로 의식을 잃었을 때 가이딩을 필요로 하는 상태의 센티넬의 신체 접촉이 과도한 가이딩 강제 방출을 이끌어냈을 것이다, 라는게 그 설명이었다. 가이딩 능력을 조절하지 못하는 신생 가이드들이나, 아니면 허니처럼 매칭이 있는데도 본딩을 거부하는 가이드들에게서 드물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했다. 그러니 이제 본딩을 하시죠, 하고 남일이라 그런지 쉽게도 말하는 의사에게서 고개를 돌린 채 허니는 대답이 없었다. 



"다행히 폭발 사고 자체로 인한 상처는 호흡기의 약한 손상이 전부입니다."

센티넬의 말로는 먼저 의식을 잃고 있는것 같았다는데, 그게 좀 도움이 되었을 겁니다, 하고 의사가 딱딱하게 말했다. 허니는 예전부터 의사들이 싫었다. 어릴 적 주사를 놓던 소아과 선생님부터, 드르르륵 신경치료를 해주던 치과 선생님, 그리고 허니의 검사 결과를 무심한 눈으로 읽어주던 센터의 형질학 의사까지. 


"일시적인 거죠?"

허니가 뭘 묻는지 알겠다는 듯, 의사가 안경을 벗어 눈 사이를 꾹꾹 누르며 대답했다. 아, 형질 방사요.. 네, 그렇죠. 의식이 없을 때같이 허니씨가 스스로 조절을 못할 때만. 그 말을 들은 허니는 묘하게 안심이 돼서 고개를 작게 끄덕인다. 그녀의 센티넬이 가이딩을 받은지 너무 오래됐다. 그가 허니를 필요로하고 있을 것이다. 비록 재수없는 인간이긴 하지만, 따지고 보면 이 모든 사고가 그의 잘못도 아니고, -그렇다고 허니의 잘못도 아니지만- 그 역시 많이 놀랐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폭발이 난 아수라장 가운데 뛰어들어 허니를 안아들고 나왔다는 걸 듣고 나니 더더욱 그냥 누워있기가 미안했다. 제 센티넬을 좀 불러주세요. 




머지않아, 꼭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그가 들어왔다. 불과 몇시간 전에 심각한 얼굴로 바보라던가, 멍청이라던가 하는 미운 말을 짓껄이고 나간 주제에 다시 비추는 얼굴에는 느물거리는 미소가 걸려있었다. 


"내가 그렇게 보고싶었어?"

허니가 방금전까지 고마웠던 마음이 싹 사리지고 말것 같다는 느낌과 함께 눈을 가로로 길게 찢어 그를 흘겨보면, 칼럼이 이번에는 스스럼없이 허니의 침대에 걸터앉으며 입술을 내밀어온다. 얼른 해줘, 가이딩, 나 죽을것같애. 허니가 못이기는 척 그의 얼굴을 잡고 뽀뽀 비슷한 것을 하는데 손등에 꽂힌 링거가 좀 거슬린다. 하지만 칼럼은 꼭 이 순간을 기다려온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허니의 왼쪽 팔을 잡아 내리고 그녀의 목 뒤를 받쳐안고 제가 제일 잘하는 키스로 또 허니의 정신을 쏙 빼놓는다. 왜 그런 폭발이 있었던 건지, 왜 본딩을 하지 않냐고 다그쳐 묻지 않는지, 그 경기장에 불러서 미안하다든지, 아니면 왜 잡아준 자리를 벗어났는지같은 그들이 해야 할 얘기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달콤하고 야한 키스로 환자복 안의 젖꼭지가 꼿꼿하게 일어나도록 온몸을 달궈버린다. 하여간에 키스는 존나게 잘하는 재수없는 새끼. 



"아프지 말고 얼른 나아."

입술을 겨우 떼고 말을 할때마다 입술이 닿을 것 같은 지척에서 칼럼이 웬일로 정상인같은 소리를, 목소리를 제법 깔고 한다. 허니가 뭐라고 짜증을 내려던 마음이 좀 누그러져서 그런 표가 나는 눈으로, 지나치게 가까워서 꼭 늘 보던 사람을 마주보는 기분보다는 하나의 행성을 관찰하는 기분이 드는 칼럼의 푸른 색 눈의 무늬를 세어보듯 그의 눈을 바라본다. 그러면...






"내 애를."

말도 안되는 농담과 함께 어느새 허니의 환자복 옆구리를 파고들어 야한 손장난이나 해대는 저 변태새끼, 꼭 고자되게 하소서. 씨발! 





 
2019.02.14 (22:04:28)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랑 동접이라니!!!!!!
[Code: d5a9]
2019.02.14 (22:05:56) 신고
ㅇㅇ
ㅁㅊ 내센세1!!!!!
[Code: 6618]
2019.02.14 (22:10:06) 신고
ㅇㅇ
칼럼 진짜 허니 조오오온나 사랑하는 거 같다 너무 조와,,,,,,,,,,,,,,,,,,,,,,,,,
[Code: 6618]
2019.02.14 (22:07:09) 신고
ㅇㅇ
모바일
끼요오오오오오옷!!! 정력센세 벌써 2편 실화냐 ㄷㄷㄷ
[Code: 432c]
2019.02.14 (22:16:41) 신고
ㅇㅇ
능글맞은 칼럼 존좋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379]
2019.02.14 (22:17:12) 신고
ㅇㅇ
모바일
아 뭐지 뭔가 있는것갵은데 칼럼이 말 못해주는......? 아 허니 속으로만 입 거친거 졸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0a2d]
2019.02.14 (22:17:51)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사랑해 존잼이야ㅠ
[Code: 4f31]
2019.02.14 (22:29:16) 신고
ㅇㅇ
모바일
내센세 오셨다
[Code: ee4f]
2019.02.14 (22:39:54)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너무좋아요ㅜㅜㅜㅜㅜ
[Code: ee4f]
2019.02.14 (22:58:21) 신고
ㅇㅇ
모바일
최고야ㅜㅜㅜㅜ
[Code: a348]
2019.02.14 (23:10:28) 신고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맞아 헌이야 빨리낳아라 ㅠㅜㅜ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근데 센세 저 능력이 생긴거 같아요 센세무순이 눈앞에서 영상으로 보여요 ㅠㅠㅠㅠㅠㅠ아 센세가 너무 잘써서 그런거겟지 히히히히히히ㅣ 센세내아내
[Code: 7ad0]
2019.02.15 (00:14:20) 신고
ㅇㅇ
모바일
꺅 칼럼 매력쩔어!!!!!! 막 능글거리고 뭐라해놓고 허니쪽에 사고나니까 미친듯이 뛰어가는거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야 진짜 너네 빨리 낳아라;; 억만나더에서 꼭 낳아라;;;;; 아흐 두근두근
[Code: 353c]
2019.02.15 (00:28:04)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는 천재야
[Code: 0db3]
2019.02.15 (00:32:38) 신고
ㅇㅇ
모바일
칼럼 터너, 좇같은 새끼. 좇은 좇같이 커가지고, 좇질만 잘하는 좇같은 새끼!!

허니의 찰진 욕으로 시작하는 도입부에서부터 몰입 쩔고 생생한 묘사 쩔어욬ㅋㅋㅋㅋㅋ 근데 두번 보니까 경기장에서 뭔가 좀 이상한 낌새가 있었던듯.... 크 센세 다음편 주실때까지 나 잠 안자!!!!! 책임져욧!!!!
[Code: a6b7]
2019.02.15 (01:13:14) 신고
ㅇㅇ
모바일
존나 웃기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배틀연애 너무 조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93d0]
2019.02.15 (01:35:43) 신고
ㅇㅇ
모바일
칼럼 존나 또라이 같은데 웃기고 귀엽고 ㅋㅋㅋㅋ 다한다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존잼ㅋㅋㅋㅋㅋㅋㅋ
[Code: 06ec]
2019.02.15 (01:42:32) 신고
ㅇㅇ
모바일
ㅠㅠ너무좋아서 조쉬 터져나가욧
[Code: 1ae0]
2019.02.15 (03:28:30) 신고
ㅇㅇ
모바일
그래 낳아라 애를ㅜㅜㅜㅜㅜㅜㅠ 연결임육 가나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 칼럼 능글맞은 다정함 존나 좋다 진짜 헉헉
[Code: 57bf]
2019.02.15 (09:54:51) 신고
ㅇㅇ
모바일
하 존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이가 좋은듯 안좋은게 넘 설레 ㅋㅋㅋㅋㅋㅋㅋ 크으ㅠ센세 억나더!!!
[Code: 4791]
2019.02.27 (13:08:40) 신고
ㅇㅇ
모바일
사.랑.해
[Code: 6ec6]
비회원은 통신사IP나 해외IP로 작성할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