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평소엔 눈을 감고 다님. 영물이니까 눈을 감아도 눈을 뜨고 있는 것처럼 머릿속에 외부 풍경이 다 그려짐. 눈을 감으나 뜨나 볼 수 있는 건 똑같지만 일단 눈을 뜨면 나라가 망함. 개연성은 디키프레디 마이크쉐어 짤에 있음 뭐 왜 뭐


프레디는 한 나라를 수호한다고 전해지는 영물임. 나라에 곧 영물이 태어날 거고, 그게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며, 그 영물을 찾아내 신전을 지어 극진히 모시면 나라가 번영할 거라는 예언이 있었던 거. 프레디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나고 자랐는데 성인이 되던 해에 자기가 그 전설 속의 영물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음. 그리고 프레디가 자신이 영물임을 자각하자마자 새로운 예언이 내려옴. 영물이 태어났고 그 영물이 눈을 뜨는 순간 나라에 망조가 들 거라는 거였는데, 프레디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그 자리에서 눈을 꼭 감아버렸을 듯. 이 나라를 망하게 두기에는 이미 제 주변에 소중한 것들이 많아진 뒤였으니까.


디키는 프레디랑 같은 마을에서 나고 자랐음. 이것저것 만지고 분해하고 고치는 것에 큰 소질을 보였는데 음악까지 잘해서 꽤 이름 난 신동 취급을 받았음. 정작 디키는 그런 것보다 소꿉친구인 프레디를 더 챙기고 들었지만. 그래선지 디키는 어느 날 마을 뒷산에 갔다가 눈을 다쳐 돌아온 프레디를 지극정성으로 챙겼음. 프레디는 산짐승을 피하려다 비탈에서 굴렀고, 구른 자리 근처에 하필 가시 덤불이 있어서 거기에 눈을 찔리고 말았댔음. 물론 그건 프레디의 필사적인 거짓말이었지만 디키는 프레디의 말을 잠자코 들어줬음. 그리고 프레디의 말이 끝나고 나서는 그를 꽉 안아주기도 함. 걱정하지 말아요, 형. 형이 불편하지 않게 제가 다 도와줄게요. 그 뒤로 디키랑 프레디는 전보다 훨씬 붙어 다녔을 듯.


그렇게 한 이삼 년 정도가 지나고 프레디는 나라가 수색대를 크게 꾸린다는 소식을 듣게 됨. 목적은 당연히 영물인 프레디를 찾기 위함이었음. 이쯤 되면 프레디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기 시작함. 내가 그 예언 속 영물이라고 나설까? 그냥 그렇게 한 번만 나서고 나면 나라도 번영할 거고 모두 평화롭게 살지 않을까? 하지만 이유 모를 찜찜함이 자꾸 느껴질 듯. 왜 찜찜한지 이유는 정말 모르겠는데 자신의 감이 붉은 등을 울리는 것처럼 마구 깜빡였음. 그것도 영물로서의 능력 중 하나였지만 누가 가르쳐 준 적이 없으니 프레디는 알지 못했음.


아무튼 그래서 정체 드러내기를 미루는데 어느 날 영물을 찾았다는 소식이 나라 전체에 퍼짐. 프레디는 어? 내가 영물인데? 싶어서 어리둥절해지지만 일단 몸부터 사리고 봤음. 그런데 며칠 뒤 그 영물이라는 자가 사실은 영물을 사칭한 사기꾼이었고 무척 잔인하게 사형 당했다는 소식이 퍼짐. 그제야 비로소 프레디는 자기가 느꼈던 찜찜함이 뭔지 알아차렸을 듯. 아무리 사기꾼이라고 하더라도 분풀이 식으로 죽이다니, 진짜 영물인 자신이 모습을 드러내면 나라가 어떤 꼴로 돌아갈지가 대충 눈에 보인 것. 프레디는 자기가 좀 넘겨 짚었나 생각했지만 곧 그게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됨. 나라가 갖은 이유를 붙여서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기 시작했으니까.


프레디는 자기가 나고 자란 나라에 가지고 있던 애정이 차츰 식는 걸 느낌. 그리고 자기를 수 년 동안 돌봐 준 디키를 떠올릴 듯. 이 나라에 살면서 아무리 현타가 오고 분노를 느끼더라도 디키를 봐서 참자, 참자... 그렇게 자기 화를 삭임.


왜 이렇게 늘어지냐... zip해서 결국 프레디가 진짜 영물이라는 걸 알게 된 나라가 광적으로 프레디를 추적하기 시작하고 프레디는 디키랑 도망치기 시작함. 나라는 당연히 디키를 영물 포획의 방해물 정도로 생각해서 인질로 잡은 다음 프레디 유인용 미끼로 쓸 듯. 결국 프레디는 자기 발로 걸어서 자기 신전으로 들어가는 대신 약속을 하나 받아냄. 디키 달링을 죽이지 않기로 해. 그 애가 죽으면 너희도 죽는 거야. 나라 측에서는 프레디의 제안을 받아들임. 근데 사실 디키는 프레디가 마음을 돌리고 신전에 들겠다는 의사를 나라 측에 전할 당시 이미 살해 당했음... 프레디가 그걸 알면 눈을 뜰 게 분명하니까 디키가 살아 있는 척 속이고 자발적인 감금을 받아낸 거였음.


내가 보고 싶었던 건 나중에 디키가 죽고 없다는 걸 알게 된 프레디가 엉엉 울면서 십수 년만에 눈을 뜨는 거였는데 이게 뭐라고 이렇게 길어짐; 결국 나라에는 망조가 들겠지만, 당장 하루아침에 망하는 건 아니니까 프레디는 분노한 나라 측에 보복식으로 사형 당할 듯... 어쨌든 나라는 망하고 그 뒤로 아주 오랜 시간이 흘러서 디키프레디가 평화롭고 한적한 나라에 다시 태어나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도 보고 싶음ㅠㅠ 다시 태어난다면 이번에는 디키가 영물이고 프레디가 인간이어서 이번 만큼은 프레디도, 자기 자신도 온전히 지키겠다는 일념 하에 살아가는 디키도 ㅂㄱㅅㄷ...




퀸퀺큍 디키프레디
2019.02.13 07:27
ㅇㅇ
모바일
네 센세 대작의 시작 잘봤구요 억나더💦💛
[Code: c058]
2019.02.13 12:25
ㅇㅇ
모바일
어어어어엉 이런 대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204]
2019.02.13 14:15
ㅇㅇ
아 설정 대꼴... 센세 천재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c8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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