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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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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더 https://hygall.com/9888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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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녘이 되면 하던 일을 두고 프라이에게 갔다. 물을 조금 얻고 과일도 조금 얻어 손에 쥐었다. 그리고 우릴 가둘 커다란 문 사이로 인영이 나타나길 기다렸다. 달려 들어오면 곧바로 내게 와 손에서 받아간 과일을 한 입에 털어넣었다. 미로 상황을 이야기하며 숨을 고르고 맵룸으로 가면 그제서야 남은 일을 정리했다. 박스로 내려 보낼 목록에 첫번째는 항상 민호 몫이었다. 정갈한 글씨체로 써내려간 물품들은 민호가 적어 넣은 게 아니었다. 대부분 민호에게 꼭 필요한 것들이었고 그 중 가끔 필요할지도 모르는 것들이 끼어있었다. 공터인이 된지 얼마 안 된 몇몇은 간혹 궁금해 했으나 오래된 대부분은 당연스레 여겼다. 누구보다, 민호 자신보다도 먼저 민호를 살피는 게 내 일이었다.





신참이 올라온 날이었다. 커다랗게 불을 피우고 술을 마셨다. 취기가 도는 사내아이들은 부러 힘자랑을 시작했다. 별 소득도 의미도 없는 짓이었지만 뭐가 그리 즐거운지 떠들썩 했다. 웃고 마시다 보니 어느새 민호가 옆에 와 있었다. 내 손에서 잔을 가져가 내려두곤 뒷머리를 사정없이 헝클었다. 술기운에 어지러워 앞으로 고꾸라질 뻔하다 몸을 일으켰다. 방금 이거 싸우자는 거냐고 농담이나 하려 했는데 민호가 너무 활짝 웃고 있었다. 민호는 넋을 놓은 내 머리에 여전히 손을 얹고 툭툭 다독이며 말했다. 너보다 더 잘 할 수 있는데 기회가 없다고. 네가 틈을 안 준다고. 나를 질책하는 듯한 말 속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있었다. 이내 나를 다독이던 손이 머리카락을 느리게 쓸어내렸다.


한 번에 다 갚아줄게. 조금만 기다려줘.


민호는 다시금 결심한 사람처럼 이미 파악이 끝난 미로를 구석구석 달렸다. 순응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서 누군가를 구해내려는 듯. 안타깝게도 이제 우리에게 그럴만한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나도 민호도 알지 못 했다. 그리고 한 달 후 박스가 멈췄다.





민호를 위해 쏟은 시간을 후회한 적 없었다. 민호때문에 가지지 못 한 것들을 아쉬워한 적도 없었다. 민호때문에 무언가를 버려야 한대도 억울하지 않았다. 삶을 포기해야 한다면 그 마저도 기꺼이 했다. 민호를 볼 수 있고 구할 수 있다면 다른 이유는 필요 없었다.





그래서 '후회하냐'는 질문에 대한 내 대답은 '아니'였다. 답은 오래 전부터 정해져 있었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혼란스러웠다. 입을 열자 공기가 바뀌었던 이 찰나의 순간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깊고 무거운 시선과 꾹 다문 입술이 더욱 말문을 막히게 했다. 어서 뭐라도 말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시선에 묶여서 꼼짝할 수 없었다. 오랜만이었다. 낯선 시선이 아닌 꽉찬 무언가로 나를 바라보는 눈은. 간절하게 답을 기다리는 듯한 얼굴을 만지고 싶었다. 그리고 울컥 올라오는 감정을 토해내고 싶었다. 기다렸다고. 보고싶었다고. 미안했다고. 그리고 또 미안하지만, 오늘이 끝이어도 좋으니 한 번만 안아 보면 안 되겠느냐고. 무언가 가슴을 꽉 막았다.


"...네."


아프도록 주먹을 쥐었다.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고 숨이 막혔다. 눈을 어디에 둘지 몰랐다. 억지로 터져나온 말에 어지럽고 갑갑했다. 끄덕이며 숙여지는 고개가 안타까워 당장이라도 실토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 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입을 여는 순간 일어나 민호를 안을 것만 같았다. 그럼 또 민호를 잃거나 떠나야 하겠지. 민호에게 고통을 하나 더 얹을 뿐이겠지. 여기까지 버티는 것도 너무나 힘겨웠다. 한 번으로 끝내고 싶었다. 또 다시 민호를 끌어들일 수는 없었다. 민호가 평안할 수 있다면 이깟 일 쯤 견딜 수 있었다. 견딜 수 없더라도 견뎌내야만 했다.





민호는 조금 단단해진 시선으로 한 번 더 묻곤 순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에도 같은 대답을 한 나는 일어서는 민호를 보았다. 이대로 된 거겠지 생각했다. 이걸로 끝인 거겠지 생각했다. 가볍게 고개 숙인 민호가 돌아 나갔다. 문을 열고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의자에서 몸을 뗐다. 마지막이 될 민호의 모습이었다. 손에 잡힐 듯 했던 거리에 민호가 있었던 게 꿈만 같았다. 복도를 돌아 사라지고 나서야 힘이 풀렸다. 나도 모르게 스러지는 몸을 지탱하려 책상을 짚었다. 맥없이 시선이 떨어진 자리에 민호가 두고 간 종이가 있었다. 인터뷰를 하며 꺼내놓았던 종이였다. 텅 비어있는 백지를 보며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녹음같은 걸 했던가.





반복되는 삶 속에서 가능한 모든 일들이 일어났다. 내가 죽기도 했고 민호가 죽기도 했다. 나이도 가족도 직업도 모두 달랐다. 만나고 헤어지는 방식도 달랐고 시기도 달랐다. 그 모든 가능성에서 유일하게 일어나지 않은 일이 있었다. 끝내 선택지에 올라오지 않는 일이 하나 있었다. 민호가 나를 기억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학교에 병가를 냈다. 머릿속이 어지러워 도저히 수업을 할 수 없었다. 하루종일 민호 생각으로 가득했다. 인터뷰를 하러 온 것은 거짓말이었다. 다른 목적이 있어서 나를 찾아왔다. 왜. 설마 기억을 하는 걸까, 생각해보았으나 그런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 만약 드디어 기억이 돌아온 거라면. 지난 날 내가 기억을 찾아가며 보낸 시간이 떠오르자 머리가 식었다. 절대로 좋을 게 없었다. 민호가 그 시간을 모두 떠올렸다면 더욱 나와 함께 하면 안 됐다. 아무것도 모르는 민호에게 내가 한 짓은 너무나 무지하고 이기적이었다. 만약 민호가 기억하는 게 아니라면, 그래도 좋을 게 없었다. 이 사이클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피해야 했다. 민호가 어떻든 만나서는 안 된다는 데에서 생각이 멈췄다. 학교를 쉬고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렸다. 노트를 들고 나무와 풀이 많은 공원을 찾았다. 시간이 가면 다시금 괜찮아질 것이라 바랐다.





적어놓은 노트를 보는 건 꽤 좋은 도피처가 되었다. 지난 실수를 되짚으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함께 한 시간들에 만족할 수 있었다.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스스로를 달랬다.





학교에서 연락이 오지 않는 걸 보니 민호는 돌아간 것 같았다. 이유가 뭐든 알고 싶은 것을 알아갔다는 뜻이었다. 그러고 나면 고집부리기를 끝냈으므로 이것으로 민호와는 다시 볼 일이 없을 것이다. 가슴이 욱신거렸으나 손으로 눌러 다독였다. 익숙해져야 할 감각이었다. 다시 노트를 펼쳤다. 민호가 사무실문 앞에 서있던 모습이 떠올랐다. 펜을 갖다 대 적어나가기 시작했다.





최근 일이라서 그런지 몇 번이나 쓰다가 멈춰야 했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과 울컥 올라오는 먹먹함을 눌러 삼키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며칠에 걸쳐서야 완성된 문장을 끝으로 노트를 덮었다. 모든 기록이 끝이 났다. 셀 수 없는 세월이 지나 이제 나는 홀로 서야 했다. 한 구석에 자리한 허전함은 평생 안고 가야 할 것이었다.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낮 햇살이 따뜻해 좋았다. 머리카락을 간질이는 바람이 좋았다. 풀잎 스치는 소리가 간지러웠다. 눈을 감았다. 고개를 조금 들고 천천히 떴다. 하늘이 유난히 파랬다. 너를 보고싶을 때 어디서든 볼 수 있게 됐음에 웃음이 지어졌다.





자리를 정리하고 노트를 들었다. 가는 길에 커피를 사갈까, 생각하며 걸으려던 참이었다. 서있는 길 끝에서 달려오는 사람을 보고 발걸음이 멎었다. 언젠가 미로에서 달려 들어오던 것처럼 저 길 끝에서 네가 오는 상상을 했었다. 하늘색 셔츠를 입고 웃으며 내 앞으로 곧장 와 쉴 틈없이 말하는 것을 상상했었다. 부질 없는 줄 알면서도 그런 모습을 그려 보았었다. 진짜 그 끝에서 뛰어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주변을 두리번 대다 이내 나를 발견하고는 걸음이 느려졌다. 잠시간 거기에 서서 이쪽을 보고만 있더니 곧 달리기 시작했다. 점점 그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데 좁아지는 거리만큼 심장이 세게 뛰었다. 어떻게 하지. 이런 일은 처음이라, 내가 아닌 네가 나를 찾은 것은 처음이라 도망을 치지도 마주 달리지도 못 했다. 못 박힌 듯 꿈에서도 그리기 미안했던 그 모습을 보고만 있었다. 빠르게 가까워지다 얼굴이 전부 보인다 싶은 순간 내 품으로 달려 들어왔다. 오는 속도를 못 이겨 뒤로 몇 걸음 휘청였으나 받아낸 나도, 나를 꽉 잡은 민호도 버텨냈다. 맞닿은 가슴이 빠르게 오르락내리락 했고 귀 뒷쪽에서 들리는 숨소리는 거칠었다. 숨을 헐떡이며 팔에 힘을 주어 안아왔다. 어떤 상황인지 빨리 인지가 되지 않았다. 손을 들어 마주 안지도 못 하고 가만히 서있었다. 나를 감싸고 있는 옷을 보고도 체온과 심장박동을 고스란히 느끼면서도 몽롱했다. 달리고 나서 이렇게 숨을 몰아 쉬는 민호는 본 적이 없어서 더욱 현실감이 떨어졌다.


"나한테도, 나한테도 기회를, 줘야지, 똘추새끼야!"


숨이 차 하며 말하는 목소리에 물기가 서렸다. 내 목을 감은 팔이 떨렸다. 하늘을 보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민호를 찾고 나면 느꼈던 막연한 두려움이 없었다. 그냥 네 품이 따뜻해서 그대로 있고 싶었다. 지금처럼 네가 내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꽉 안는 버릇이 있었다는 게 생각나서 눈앞이 뿌옇게 번졌다.





































허미 ㄱㅈㅅㅁㅇ
zip zip 안 되서 ㅁㅇ



뉴트민호 늍민
2018.03.14 (06:11:19) 신고
ㅇㅇ
모바일
이번에는 민호가 찾아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롬곡질질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늍민 행쇼해 제발
[Code: c849]
2018.03.14 (06:17:42) 신고
ㅇㅇ
모바일
왜 내 눈에도 눈물이 나냐...습..습습습ㅜㅜㅜ행쇼하자...
[Code: 2e59]
2018.03.14 (06:19:48) 신고
ㅇㅇ
모바일
시발 센세 너무 좋아요 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하 ㅜㅜㅜㅠㅠㅠ쉬펄 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
[Code: e682]
2018.03.14 (06:34:19) 신고
ㅇㅇ
모바일
지금처럼 네가 내 뒷머리를 쓰다듬으며 꽉 안는 버릇이 있었다는 게 생각나서 눈앞이 뿌옇게 번졌다.
미치겠다 ㅠㅠㅠㅠㅠㅠㅠ현눈이야 진짜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와 제발 이번 생에는 행쇼하게 해주새오 ㅠㅠㅠㅠㅜㅜㅜㅜ
[Code: e682]
2018.03.14 (06:22:42) 신고
ㅇㅇ
ㅠㅠㅠㅠㅠㅠㅠㅠㅠ민호 알았어ㅠㅠㅠㅠㅠㅠㅠ민호도 기억해ㅠㅠㅠㅠㅠㅠㅠ이제 행쇼만 남은거지...? 그렇지 선생님...? 둘이 행쇼하는거잖아 그렇지...? 그리고 선생님이랑 나도 행쇼하는거지?
[Code: 8c05]
2018.03.14 (06:44:56) 신고
ㅇㅇ
모바일
엄마 센세다ㅠㅠㅠㅠ 센세 그래서 이번 생은 전과 다른가요ㅠㅠㅠㅠㅠㅠ??? 행쇼할 일만 남은거죠ㅠㅠㅠㅠ????
[Code: b183]
2018.03.14 (08:14:01)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팔나더라니 저 이거 왜 지금 봤죠 이거 정주행하고오께요
[Code: d684]
2018.03.14 (09:03:02) 신고
ㅇㅇ
모바일
이제 민호가 찾아서 뉴트가 안찾는거죠? ㅠㅠㅠㅜㅜㅜㅜㅜㅜ둘이 영원히 행쇼해 ㅠㅠ
[Code: 6772]
2018.03.14 (11:08:20) 신고
ㅇㅇ
모바일
이제행쇼하는거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운명개갞끼야 이제 좀 봐줘라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늍민행쇼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
[Code: 144e]
2018.03.14 (19:09:20) 신고
ㅇㅇ
모바일
센세 이제 행쇼할 일만 남은거죠??ㅠㅠㅠㅠㅠ 그것도 보여주시는거죠 당연히 ㅠㅠㅠㅠㅠ
[Code: 634c]
2018.03.18 (22:56:55) 신고
ㅇㅇ
모바일
현눈 흘렸쟈나욧 억나더로 책임져 선생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748]
2018.09.06 (03:52:58) 신고
ㅇㅇ
모바일
행쇼 ㅠㅠㅠㅠㅠㅠ행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현눈....폭풍롬곡....ㅠ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e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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