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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0 17:44



얘기했었던 거 보고싶다. 본즈는 늘 코웃음쳤겠지. 내가 미쳤다고 이혼하고 털털 털린지 얼마 안되서 너같은 천방지축을 사랑하냐? 옆에서 챙겨주니까 별 시덥잖은 말을 다 하고 있다. 그리고 뭐, 사랑하면 어쩔건데? 결혼이라도 하게? 이러고 농담처럼 등 툭툭 치고 말았겠지. 본즈 말대로 커크는 본즈가 저를 사랑한대도 뭘 해주거나 관계를 진전시킬 생각은 조금도 없었음. 그냥 너 볼에 뭐 묻었다. 이 정도로 자기가 생각할 때 사실인 걸 얘기했을 뿐이거든.




본즈만 모르고있지 커크의 눈에는 본즈가 얼마나 저를 사랑하는지가 눈에 보였어. 그게 단순히 이성적으로서 느끼는 감정만이 아니라 우정, 걱정, 사랑이 합쳐져 더 넓고 포괄적인 감정이라는 걸 본즈만 몰랐지. 생도시절 내내 본즈, 어차피 넌 나 사랑하잖아. 라던가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있는 기분이 어때? 나 말이야. 너 나 사랑하잖아. 이럴 때마다 본즈가 하도 질색하니까 커크도 엔터프라이즈의 함장이 된 뒤로는 조용히 입을 다물었을듯. 그냥 본즈가 저런다니까 내 알 바 아니지, 뭐. 하고 말았을 거야. 뭐, 게다가 이제 그냥 생도들도 아니고 능력있고 잘생긴 CMO니까 언제든지 누구랑 이어져도 이상할 게 없잖아. 괜히 애먼 소리해서 친구 앞길 막을까봐 배려한 거였지.





그리고 커크가 한 번 죽던 날, 차게 식은 커크의 시체 앞에서 본즈는 생도시절 커크가 했던 말을 떠올렸을 듯.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덤덤하게 네가 날 너무 사랑하는게 느껴지는데, 왜 말도 못하게 하는 거야. 라며 투덜거리던 커크가 떠오르고 커크의 죽음을 마주하고서야 깨달은 사실들은 뜨거운 눈물과 탄식으로 세상과 마주하겠지.




커크가 깨어났을 때, 조금 정신을 차리고 혼자서 걸을 정도가 되었을 때 문득 안절부절 못하는 본즈한테 오랜만에 얘기를 꺼냈으면 좋겠다. 본즈, 너 아직도 날 사랑하는구나. 그 말에 본즈가 흠칫하고는 아무 말도 못하니까 커크도 아무 대답하지 않겠지. 그리고 얘기할 거야. 아냐, 내가 착각했나봐. 우린 그냥 좋은 친구지.




허망한 얼굴로 고개를 든 본즈한테 커크가 웃어보였어. 살려줘서 고마워, 본즈. 그리고 그 순간부터 본즈도 커크의 감정을 눈치챘으면 좋겠다. 죽다 살아난 커크는 다시 이런 일이 생긴다면 망설임없이 제 목숨을 버릴 테고, 그런 자기 때문에 제가 상처받을까봐 저를 밀어내기 시작했다는 걸.




그 뒤로는 완전히 상황이 역전돼서 본즈는 아무렇지도 않게 차트 보다가 맞다, 짐. 사랑해. 밥 먹이다가도 오늘따라 잘먹네, 그래야 내가 사랑하는 짐이지. 이런 식으로 고백을 남발하고 애먼 커크만 쿨럭거리면서 지금 뭐하는 거야 이혼한 아저씨야!! 하고 파르르 뛸 듯. 그러다 결국 300번째 사랑한다는 고백에야 커크가 본즈를 받아줬겠지. 근데 말이 300번째지 본즈가 하도 남발해서 한달만에 받아준 거라 둘이 나중에 엔티 공식커플 되어서 우린 이런 고난과 역경을 건넜지... 라고 아련터지게 말해도 다들 시벌탱 한달이라니 삽질같은 소리 하네 하고 스코티한테 욕이나 먹을듯





2017.02.20 17: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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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역전된거 압해ㅜㅜㅜㅜㅜㅜㅜ
[Code: 73ca]
2017.02.20 17:47
ㅇㅇ
모바일
상황 역전된거 존좋이다 쉬펄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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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0 17: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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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단 말을 한달동안 삼백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초반에 찌통일까봐 맘졸였는데 해피라 너무 행복해여 본컼 행쇼길만 걸어ㅜㅜㅜㅜㅜ
[Code: dc0b]
2017.02.20 17: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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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무조아ㅠㅠㅠㅠ아진짜좋다...아ㅠㅠㅠㅠㅠ 좋다고밖에 말못하겠다ㅠㅠㅠㅠㅠ
[Code: 854f]
2017.02.20 17: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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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역전되는 것까지 넘나 완벽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54f]
2017.02.20 17: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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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친 찌통일 줄 알았는데 너무 커엽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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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0 17: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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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가 시도 때도 없이 고백하는 거 존나 설렘
[Code: 0b97]
2017.02.20 18: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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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 슬퍼...
[Code: 9188]
2017.02.20 19: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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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꾸준히 열번씩 ㅋㅋㅋㅋㅋㅋㅋㅋㅋ보는 주위사람 환장할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aa92]
2017.02.20 20: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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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고난과 역경을 겪었었지라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752a]
2017.02.20 21: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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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벅해서 다행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붕붕이 찌찌 바사삭할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4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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