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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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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기일것 같아서 승으로 간신히 넘김...영화계알못ㅈㅇ



결국 레너드가 제임스와의 약속을 지키게 된 것은 마지막 합동 촬영이 시작한 후였다. 개인 촬영은 스케줄이 훨씬 빡빡했고 로케이션도 미묘하게 달랐기 때문에 시간을 맞출 수 없었고, 레너드는 내심 다른 생각을 할 시간도 없이 촬영이 진행된 것이 다행이라 생각했다. 일주일의 개인 촬영 끝에 다시 합동 숙소로 들어온 그는 완전히 탈진해 있었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시간 순서를 따라가는 촬영에 계절의 분위기가 확실히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술루의 고집은 아무도 꺾을 수 없었다. 짧은 시간 안에 소품과 배경을 맞추기 위해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탓에, 그를 비롯해 반으로 나누어진 크루들 모두는 회식을 제안하는 이가 없을 정도로 고생했다. 특히 자신의 관리 아래 있는 사람이 영화에서 뱃살을 노출하게 할 수는 없다는 우후라의 철학에 따라 강제 운동 시간까지 정해진 이후는 아주 죽을 맛이었다. 당장은 제임스 쪽 스텝이 합류하기 전에 하루의 여유가 있었고, 미안한 듯 전화를 건 감독은 합동 촬영은 천천히 진행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해 줄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물었다.

"커크 씨 일일 촬영분을 볼 수 있을까요?"

망설이다 묻는 레너드의 말에 술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두 분이 똑같은 걸 물으시네요."

정리에 조금 걸리겠지만 내일 아침엔 전달해 드리도록 할게요, 무엇인지 기억이 안 나는 인사와 함께 술루가 전화를 끊을 때까지 레너드는 멍하니 핸드폰 화면만 쳐다보았다. 









댐잇.

일어나자마자 두 시간을 제임스의 일일 촬영분 모니터에 쏟은 레너드의 감상은 그것이었다. 댐잇. 슬레이트를 치면 나오는 그 상처받은 눈빛이 가끔 카메라 밖에서도 보인다는 것을 그 꼬맹이는 알고 있는지. 그 이전에, 그 일렁이는 푸른 빛이 있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침대에 누워 바라보는 천장에도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이 그려졌다. 그는 점심 먹기 전에 몇 분만 보고 나가려고 영상을 틀고는 그대로 끼니를 걸러버린 탓에 이제야 고파오는 배를 쓰다듬으며 인상을 썼다. 시간을 보려고 들었던 핸드폰에 울리는 진동을 느낀 그는 배에 올렸던 손을 멍하니 침대 밑으로 떨어뜨렸다.

[커크예요. 생각보다 일찍 촬영이 끝나서 숙소에서 점심 먹었는데 니요타 씨가 계시길래 번호 받았어요.:)]

초집중 상태로 문자를 읽던 레너드는 곧이어 울리는 진동에 화들짝 놀란 자신에게 한심함을 느끼며 다음 문자로 시선을 옮겼다.

[오늘 저녁 일 없으시면 저번 약속대로 영화 같이 봐주실래요?]

[물론 안 오셔도 괜찮아요]

급하게 따라붙는 마지막 문자에 그도 덩달아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방금 전까지도 나한테는 커크고 우후라와는 왜 서로 제임스에 니요타냐고 투덜대던 머릿속 목소리는 빨리 답장을 보내지 않고 뭐하냐는 재촉이 되어가고 있었다. 약속은 지켜야지, 합리화를 하며 시간을 정하자고 답장한 그는 일주일 간 그래왔던 듯이 솟아나는 의혹을 무시했다.










초조하게 기다리던 제임스가 시계를 볼 새도 없이, 벨은 정확히 정각에 울렸다. 그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안도감에 웃으며 문을 열었다. 너머에 선 것은 예상대로 일주일 전보다 미묘하게 날카로워진 인상의 레너드였다. 눈을 마주쳤다 싶은 순간 그의 몸을 순식간에 훑고 지나가는 시선에 그는 데자뷰를 느꼈다. 처음 만났을 때도 그랬는데, 이것이 그의 생각대로 레너드의 습관이라면-

"밥 안 먹었어요."

"...뭐?"

"밥 아직 안 먹었고, 살이 빠진 건 본즈 쪽 같은데요."

그를 어이없다는 듯 응시하다 졌다는 듯 피식 웃음을 흘린 레너드는 들고 온 봉지를 내밀었다.









"매니지먼트에서 무슨 운동을 시켰는지 알아? 망할 필라테스인지 뭔지, 댐잇."

빠른 속도로 식사를 해치우는 제임스를 보며 레너드는 호텔 주방에 부탁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물론 사인 몇 번을 해줘야 하기는 했지만,-어디까지나 그의 기준에서-병약과 정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람이 밥을 맛있게 먹는 것을 보는 것은 기분이 좋았다. 내가 어딜 봐서 말랐냐고 궁시렁대면서도 제임스는 그와 대화할 동안을 뺀 모든 시간을 먹는 데 쏟았다. 거의 식사를 끝내 가는 제임스의 어쩌다 살이 빠지게 고생했냐는 물음에 노출을 위해 운동을 해야 했다고 대답하면서도, 레너드는 편한 옷을 입은 제임스가 어떻게 달라 보이는지에 한눈을 팔고 있었다. 그가 제임스의 대답과 그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하긴 장면이 장면인데 유연해야 할 필요는 있죠."

레너드는 그 말의 뜻을 이해하자마자 머리와 몸이 모두 굳어버렸다. 떠올리지 않으려고 온갖 짓을 다 했건만, 눈앞의 남자는 씩 웃으며 아랑곳없이 그의 상상력에 불을 지폈다. 건조한 시나리오 안에서도 베드신은 눈에 띄게 묘사가 세밀했다. 덕분에 실제라면 생각도 안 해 보았을 자세로 거사를 치르는 연기를 할 것을 떠올리면 처음에는 체력이 난감했으나, 지금은 다른 의미로 더 난감해졌다. 벽이라니, 댐잇. 붉어졌을 게 뻔한 귀를 식힐 생각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는 그의 앞에서 다행히 제임스는 남은 음식을 모아담기에 바빴다.









"내 일일 촬영분 봤다면서?"

그는 소파에 나란히 앉아 리모콘을 눌러대는 제임스에게 물었다. 영화를 찾던 손은 잠시 멈칫했다.

"술루 씨가 말해주셨어요? 사실 저는 촬영이 다 낮에 몰려 있어서, 저녁에 들어가면 할 일이 없었거든요."

그리고...알고 싶어서. 좀 이상한가? 눈치를 보는 제임스에게 레너드는 손을 저어 보였다. 아니, 네 걸 달라고 부탁했더니 너도 그랬다더라고.

아. 안도하듯 조심스레 웃은 제임스는 리모콘을 조금 더 만지작대다 레너드에게는 익숙한 제작사 로고가 띄워진 화면을 띄웠다. 고개를 돌린 후에도 어두운 조명 아래의 붉어진 뺨을 조금 더 응시하던 레너드는 그런 자신을 깨닫자마자 화면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가 들고 온 봉지에 있었던 맥주 캔은 러닝타임이 흐름에 따라 착실히 비워졌다. 제임스는 가끔 장면에서 눈에 띄는 것을 그에게 물었고, 레너드는 추억을 떠올리며 대답해주었다. 나중에 가서는 술기운 때문인지 촬영 비화를 이야기하느라 대화가 끊기는 일이 드물 지경이었다. 그가 나오는 장면에 가끔 감탄하며 젊었을 때도 잘생겼다고 키득대는 제임스의 말에 레너드는 어두운 조명에 홍조가 숨겨지기를 바라야 했다. 편안한 분위기에 각자 두 캔을 거의 비워갈 즈음, 영화는 절정을 맞이했다. 화면 속 젊은 레너드에게 도대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한 것이냐 처연하게 묻는 여주인공의 말에 제임스는 일시정지를 누르고 고개를 가냘프게 기울이며 장난스레 그녀를 따라했다.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장난치지마, 꼬맹이."

다시 한 번 술을 넘기느라 그는 미처 그를 보는 제임스의 눈빛이 바뀌는 순간을 목격하지 못했다.

"여전히, 연기는 못하는데 이름 업고 예쁨만 받고 싶어하는 꼬맹이로 보여요?"

뭐? 입가의 거품을 닦아내며 말도 안된다는 말을 쏟아내려던 레너드는 제임스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그대로 멈췄다. 저 눈인데, 가끔 본, 그때마다 이상한 감정이 일게 만드는. 말을 시작하려고 숨을 들이쉬기도 전에, 제임스는 장난이었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 어쨌든-"

"사랑스럽다, 웃는 걸 지켜주고 싶다고."

댐잇. 말문이 막힌 듯한 제임스의 표정에 그는 눈을 꽉 감았다. 그는 무언가를 걸고 도박할 수 있는 갈림길에서 평생 가진 것에 매달리는 것을 택해 왔다. 그럼에도 모든 것을 잃었으니까, 다시 추락하지 않으리라는 자신도 없었다.

"카를이 루크에 대해 그렇게 느낀다고, 대본에 적었어."

내 나름대로의 분석이 그랬지, 덧붙인 레너드는 다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근데 말이지, 댐잇. 그게 배역인지, 아니면...나인지. 모르겠어. 이게 그렇게들 말하는 망할 촬영장의 열병인가 뭔가, 나는-댐잇, 미안해. 이상한 얘기나 늘어놓고."

"알게 되면."

뭐? 멍청하게 물어본 그는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들었다. 제임스는 투명하게 웃고 있었다. 

"뭔지 알게 되면 알려줘요. 나는-날 걱정해주는 사람이. 그게 정말 고마웠어요, 본즈. 그리고 기다리는 건 오래 해왔으니까, 그게 뭐든."

그는 레너드가 대답할 말을 찾기도 전에, 영화를 다시 재생시켰다. 화면 속에서 절절하게 사랑고백을 하는 젊은 제 자신에게 너는 아무것도 모른다고 쏘아붙여주고 싶어진 레너드는 사고회로가 정지된 상태로 나머지 러닝타임을 흘려보냈다.







멍하니 인사한 레너드가 떠나고 문이 닫히자마자 제임스는 머리를 쥐어뜯었다. 정말 좋은데, 좋은데. 유연성이 필요하다느니 말을 꺼내면서 관찰한 반응에 비호감은 아닌가, 희망을 가진 것보다도 레너드의 말은 훨씬 큰 것을 내포하고 있었다. 모든 것에, 특히 자기 자신에게 지치고 질린 듯한 표정이 너무나 극명히 와닿지만 않았어도 그는 레너드에게 선택을 종용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답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아닌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와도 웃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그는 생각했다.

일주일 전과는 달리, 떨리는 손은 연기가 아니었다. 




2017.01.16 21: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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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ㅏㅏ 내 센세 기다렸어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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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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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왔다 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 사랑해 센세 ㅠㅠㅠㅠㅠㅠㅠ 으아아우ㅜ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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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2: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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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진짜 아껴뽰어요ㅠㅠㅠ 우리 기승전결 끝까지 억나더로 함께해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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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2: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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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셨다!!!!!!!!!!!!!!!! 너무 좋아서 손이 떨려요ㅠㅠㅠㅠㅠㅠ 어나더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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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2: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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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사이의 긴장감이 넘 좋아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빨리 고백하고 결임육해 광광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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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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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선생님 오셧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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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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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뿌신다!! 다 뿌실거야!!!!!!!!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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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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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6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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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왔!!!!!!어!!!??????????? 본컼 넘나 사랑스럽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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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7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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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아아 본컼 썸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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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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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간질간질해ㅜㅜ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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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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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기승부터 전결까지 함께해ㅜㅜㅜㅜ 둘이 대화하는거 존나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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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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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억나더 가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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