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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23:57

정확히 십분이 지나자 들리는 엘리베이터의 도착음 소리에 팀은 제 숨소리마저 거슬릴 정도로 신경이 곤두섰음. 꽤 넓은 보폭으로 뚜벅거리는 소리가 수차례, 일종의 통과의식이 여러번, 다시 들려오는 발걸음. 데미안은 제가 온 것을 숨길 이유가 없다는 걸 이런식으로 표현했고 팀은 전보다 조금 더 불편해졌음. 올라온지 얼마 안되는 기사들과 사진들은 의도가 명백했고 그 대상은 자신임이 확실해졌음. 어차피 이유가 궁금해 부른 것은 아니었으나 팀은 마치 네가 그럴 줄 알았다는듯, 혹은 그러길 바래왔다는 듯한 데미안의 행동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음. 이렇게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듯한 상황은 변수가 너무도 많아 계산이 어려웠고 팀은 그걸 가장 싫어했기 때문임


생각보다 빠르네,

..그렇게 동네방네 냄새를 풍기고 다니는데 모를리가 없잖아, 데미안. 쓸데없는 소리 말고 앉아.


살짝 뒤틀린 마음과는 다르게 차분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사장실을 가득 메웠음. 데미안은 군소리 없이 시키는대로 자리에 위치하기는 했으나 그것이 곧 복종과 상황의 종료를 뜻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겠지. 상대는 애인 이전에 웨인의 아들이었고 알굴의 아들이기도 했음. 세간에서 떠드는 극적인 합의 이전에 계속적으로 이어져온 쓸데없는 신경전을 떠올린 팀은 소리없는 한숨을 쉰 이후에 자리를 옮겼음. 풀썩하고 쇼파가 꺼지는 소리가 났음에도 돌아오지 않는 고개에 약간의 소음을 낸 팀은 제 손에 들린걸 돌려 넘겼음.


설명해.


방금까지 제 화면을 가득 채운 사진 속의 인물을 확인하는 눈은 건조롭기짝이 없었음. 마치 싸구려 가십지에 쓰인 어느 삼류기자의 허황된 소설을 보는 듯한 눈이 자연스럽게 저를 향했고 그는 가볍게 입을 달싹이다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는 흘려내듯 이야기했음. 


생각보다 잘 나왔네,


심기를 거스르기로 작정한건지 고순고순한 행동에 비해 바로 나오지 않는 답이, 그 답이 무엇일지를 알면서도 듣고 싶었음. 초조함은 곧 이 대치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지름길이 될 것을 알면서도 쉽게 떨쳐내지 못했음. 


...알잖아, 뭔지.

데미안,

은근히 넘기려는 그의 말꼬리를 잡았음. 그제야 제게로 돌아오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음. 제 눈에서 뭘 읽어가는지 알 수는 없으나 읽어주면 오히려 더 좋을 것이었음. 말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샘솟아 그걸 억압할수 없어 입을 다물기를 선택하는 팀에게는 더욱 필요한 것이엇음. 한참이 있은 후에야 데미안은 입을 열었고 팀의 입에선 결국 한숨을 쉬었음. 제가 생각했던 결말 중 가장 바라지 않는 순간이 저를 덮쳐왔음. 예고도 없는 그것에 절로 숨이 막히고 머리가 어질거렸음 


결혼하래, 팀. 


데미안의 말이 마치 말라버린 꽃잎마냥 버석거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음

2017.02.27 23:58
ㅇㅇ
모바일
제목보고 달려왔어요 센세 어나더는 사랑이야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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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23:59
ㅇㅇ
모바일
센세 네발로 뛰어왔어요 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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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23: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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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나더 왔으면 3나더가 와야지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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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7 23: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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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버석거렸다는 마지막 문장 되게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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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8 01: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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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좋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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