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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26 04:33
커크는 이따금 창 밖을 감상했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주선 밖에는 칠흑같은 어둠뿐이다. 그 어둠 속에서 가루처럼 하얗게 흩뿌려진 별들과...

스팍은 늘 똑같은 풍경을 넋 놓고 감상하는 커크가 이해되지 않았다. 어느 날은 그의 옆에 다가갔다. 뭘 하고 있느냐고 물을 참이었다. 그러나 커크가 선수를 쳤다.

스팍, 벌칸에도 별자리가 있어?

벌칸은 이성과 지성을 중시합니다. 점성학은 학문으로서 흥미로운 분야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학문일뿐 신봉하지는 않습니다. 지구에서는 점성학의 역사가 길고 그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고 여겨지지만...

난 안 믿어 그거.

커크는 계속 우주를 보고 있었다.

그냥 하늘에 보이는 별을 대충 이어다가 이건 게 모양이네, 이건 물병 모양이네 하는 거잖아? 순 어거지지.

그렇다면 저에게 질문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내가 맘대로 별자리를 만들고 있었거든. 이거 꽤 재밌어. 저것 봐. 이걸 이렇게 이으면 타코 모양이야. 난 저걸 타코자리라고 하기로 했어.

이해할 수 없군요.

자세히 봐봐. 여기 이렇게 브리또가 있고, 샐러드가 있고... 햄이 있잖아! 하여튼 스팍은 재미가 없어.

커크가 투덜거렸다. 스팍은 그래도 커크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싶었다. 커크가 가리킨 곳을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하지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그저 항성들이 핵융합을 하면서 내는 빛의 무리일 따름이었다.


스팍은 바닥에 누운 채 그 때를 회상했다. 점점 체온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이 행성은 밤에도 기온이 높은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식어가는 스팍의 몸을 데워줄 수는 없었다. 스팍은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하늘을 보았다. 까만 하늘에 별들이 촘촘히 박혀있었다. 천천히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보이지 않는 선을 그렸다. 문득, 폐에서부터 올라온 무언가가 기도를 틀어막았다. 스팍은 밭은 기침을 토해냈다. 피였다. 본래는 초록색이건만 어둠 속에서 검은빛을 띠었다. 스팍은 잠시 눈을 감았다. 멀리서부터 요란한 발소리가 들렸다.

스팍, 세상에! 스팍, 스팍!

커크는 스팍의 몸을 더듬으며 연신 이름을 불렀다. 눈을 뜨자 셔츠는 찢어 먹고 머리도 산발이 된 커크가 보였다. 콧등은 긁혀서 핏자국이 나있고, 한쪽뺨은 퍼렇게 멍이 둘었다. 완전히 엉망이었다. 기다란 금속물질에 배를 완전히 관통당한 스팍에 비하면 양반이지만. 그는 넋이 나간 채 생각나는 대로 횡설수설 떠들었다.

걱정마. 넌 무사히 함선으로 돌아갈 거야. 본즈가 다 고쳐줄거야. 스코티가 방금 돌아갔으니까...

짐.

응?

타코자리를 찾았습니다.

뭐?

커크의 목소리가 떨렸다.

브리또도, 샐러드도, 햄도 모두 보였습니다.

거봐, 거봐... 내가 뭐랬어...

커크는 힘겹게 입꼬리를 당겨 웃었다. 눈물방울이 툭툭 떨어진다. 그는 스팍의 손을 꼭 붙들고 매달렸다.

돌아가면, 내가 다른 별자리도 알려줄게. 재밌는 거 많이 봐뒀거든.

기대되는군요.

스팍은 점점 호흡이 딸리는 것을 느꼈다. 다시 한 번 피를 토했다. 커크는 소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입가에 떨어진 피를 허둥거리며 닦아내었다.

이제 얘기하지마. 알았으니까, 알았으니까 제발... 이따가 메디베이 가면 그 때 다 얘기하자. 응?

스팍은 눈을 감았다 뜨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커크는 스팍의 손을 꼭 부여잡고 하늘을 보았다. 지금쯤 스콧은 함선에 올랐을까? 전송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까? 검은 하늘은 야속할 정도로 고요했다. 스팍이 조용히 커크의 팔을 끌어 내렸다. 커크는 스팍이 원하는 바를 바로 알아채곤 그 옆에 조심스럽게 몸을 뉘었다. 커크는 벌칸의 심장이 있는 자리로 손을 올렸다. 미약하지만 아직 심장은 뛰고 있었다.

짐, 하고 싶은 말이 있었습니다.

이따가 하라니까.

짐, 저는...

그 순간, 빛이 둘의 몸을 감쌌다.

함장님!

함장과 부함장을 맞이하고자 한달음에 달려온 스콧은 그만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스팍 옆에 나란히 누운 커크가 그의 몸을 끌어안고 울고 있었으므로.
2017.02.26 06:49
ㅇㅇ
모바일
헐 뭔데요ㅠㅠㅠㅠ내찌ㅁ지ㅠㅠㅜㅜㅠ어나더있죠? 그렇죠?
[Code: 4b90]
2017.02.26 08:21
ㅇㅇ
모바일
스팍 죽지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방금 제 심장이 덜컹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발 어나더ㅠㅜ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80d]
2017.02.26 08:22
ㅇㅇ
모바일
와중에 타코자리 너무 커엽다ㅠㅠㅠㅠㅠㅠ 하늘 맑은날 찾아볼래
[Code: 380d]
2017.02.26 09:33
ㅇㅇ
하 센세 이렇게 끝나면 안돼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행쇼해야하는데 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침부터 광광운다 ㅠㅠㅠㅠ
[Code: 4da6]
2017.02.26 12:02
ㅇㅇ
모바일
어나더요 센세 으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a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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