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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4 03:16

KakaoTalk_20170124_020331801.jpg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170124_020329627.gif




프라하에서 부다페스트로 가는 야간 열차는 자정이 다 되서야 출발한다. 하루종일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다 간신히 기차시간에 맞춰 역에 온 톰이 뛰어들자마자 기차는 출발했다. 덜컹이는 기차 안에서 배정된 칸을 찾아 문을 밀어열었다. 4인 쿠셋은 생각보다 좁았다. 그래도 난방을 제대로 하는 모양인지 후끈할 정도로 따뜻했다. 톰은 티켓을 확인했다. 자신의 침대는 오른쪽 위. 먼저 겉옷부터 벗어야겠다 생각한 탐은 짐이 잔뜩 든 베낭을 쿵하고 내려놓았다. 


"헤이 - "


왼편 아래칸 침대에 비스듬히 기대앉은 남자가 고개를 들고 톰에게 인사했다. 헤이 - 사람이 있는 줄 몰랐던 톰은 놀라 조금 어색하게 웃었다. 남자는 일기를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겉옷과 무거운 워커를 벗어 던지고 사다리를 기어올라 침대에 앉았다. 허리를 굽히고 앉아야 할 정도의 공간이어 불편했지만 친구들이 겁을 줬던 것 보단 괜찮다고 생각하며 톰은 남방셔츠를 벗어 둘둘 말았다. 


"2층 안 불편해요? 아까 역무원에게 물어보니까 오늘 이 칸은 우리 두 사람만 쓴다던데."


노트를 손에 쥔 채 남자가 톰에게 말을 걸었다. 


"생각보다 위도 괜찮네요. 고맙습니다."


두겁고 냄새나는 양말을 벗어 발치에 뭉쳐둔 톰이 침대 밖으로 고개를 빼고 인사했다. 남자도 침대 밖으로 고개를 빼고 톰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그림자에 가려 제대로 못 봤는데 남자는 입술이 두툼하고 머리 숱이 풍성한 보기 드문 미남이었다. 펜과 노트를 내려놓은 남자는 침대 밖으로 나와 톰의 침대가에 섰다. 그리고 반쯤 먹은 하리보 젤리를 불쑥 내밀었다. 먹겠냐는 뜻인 것 같았다. 땡큐, 하곤 손을 내미니 색깔별로 곰을 골라 얹어준다. 그리고 침대 난간에 팔꿈치를 대고 기대서서 톰의 시선을 맞췄다. 


"부다페스트엔 무슨 일로 가요?"


"아, 일이 있어서 드레스덴에 왔는데 온 김에 동유럽이나 돌아보자 싶어 여행하고 있어요."


"흐응, 드레스덴엔 무슨 일로?"


"누나가 거기 오케스트라에 취직했거든요. 첫 공연은 그래도 가봐야 할 것 같아서 말이죠. 다른 가족들은 죄다 바쁘니 막내가 가야죠."


톰은 젤리를 우물우물 씹으며 말했다. 그러는 그쪽은요?


"전 그냥 여행왔어요. 전부터 유럽 여행, 해보고 싶었거든요. 가서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고."


"그래요? 그럼 부다페스트에선 뭐가 하고 싶었는데요?"


"흠, 일단 세체니 다리를 걸어 건너고 싶어요."


"그리고?"


"그리고 어부의 요새에 있는 카페에서 도나우 강을 내려다 보며 커피를 한 잔 할거에요. 여유있게 커피 한 잔 하면서 엽서를 쓸 거에요. 잔뜩 쓰면 좋겠지만 그럼 재미 없으니 딱 한사람한테만 쓸 생각이에요."


"여러사람한테 그냥 쓰면 안돼요? 왜 꼭 한사람한테 만이죠?"


"내 편지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톰은 장난스레 웃는 남자를 따라 웃었다. 재미있는 발상이네요 ㅡ  그죠? 


"음 ㅡ 그리고 귀하디 귀한 편지를 쓰고 나면 이젠 산책해야죠. 부다 왕궁을 걸어 다니다 배가 고프면 내려올거에요. 그리고 명색이 헝가리에 왔는데 굴라쉬 한 번은 먹어줘야 겠죠. 뜨끈한 스프로 전체를 해결하면 그 유명하다는 푸아그라 스테이크도 먹어봐야겠죠. 저녁을 먹고 나선 꿀처럼 달다는 토카이 와인을 사서 야경을 보러 겔레르트 언덕을 올라갈 거에요. 금빛 와인을 닮은 야경을 보며 루이 14세가 마셨다던 귀부와인을 병 째 들이키는 호사를 누려야죠."


"괜찮은 계획이네요."


즐거울 내일을 상상하는지 남자의 파란 눈은 반짝거렸다. 톰은 웃었다. 남자도 따라 웃었다. 


"자, 이제 그 쪽 차례에요. 그 쪽은 계획이 뭐죠."


"오, 그 전에 그 쪽..."


"브래드라고 불러요."


"고마워요 브래드. 난 톰이에요. 다리 아프지 않아요? 내가 내려갈까요?"


"그래주면 고맙구요."


브래드는 톰의 침대 난간에서 떨어졌다. 사다리에서 훌쩍 뛰어내린 톰이 가방을 뒤져 간식거리를 꺼낸다. 시장에서 산 말린 과일과 초콜릿을 양손 가득 쥐고 브래드에게 건넸더니 브래드가 자신의 침대 옆 자리를 툭툭쳤다. 그의 침대 위에 간식을 쏟아놓고 옆에 앉으니 브래드도 가방에서 뭔갈 꺼내 던져줬다. 얼결에 받아보니 캔맥주다. 


"어 ㅡ 저 술은 잘 못해요. 미안해요."


캔을 얌전히 반납하니 브래드는 약간 머쓱한 듯 웃어보였다. 자긴 마셔도 되겠냐는 뜻으로 어깨를 한 번 들썩해보이기에 톰이 가볍게 끄덕였더니 바로 치익, 하고 캔을 딴다. 꿀꺽꿀꺽 넘어가는 소리가 시원하다. 건살구를 꺼내 씹으며 톰은 생각했다. 브래드가 톰을 보며 웃었다. 이제 계획을 그 쪽 계획을 말해보라는 거였다.


"음, 솔직히 말하자면 브래드. 난 정말 아무 계획도 없어요. 그냥 누나가 이왕 온 김에 동유럽이나 돌아보라고 했고, 그러면서 끊어준게 프라하에서 출발하는 부다 행 야간열차였어요. 드레스덴에서 프라하는 엄청 가까웠거든요."


"완전 무계획? 숙소는 잡았어요?"


"물론 숙소도 없죠. 뭐 도착해서 투어리스트 인포 가보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어서..."


브래드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톰을 바라보다 푸 ㅡ 하고 웃었다. 


"뭐, 그것도 나쁘지 않네요.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는거니까 재미있을 수도."


재밌다는 듯 웃는 브래드의 표정에 톰은 멋쩍은 듯 턱을 긁었다. 애꿋은 초콜릿만 손끝으로 부쉈다. 브래드가 말했다.


"그럼 톰 이러는 건 어때요. 사실 나도 아직 숙소 안 잡았거든요. 어디서 얼마나 머물지 확실하게 안정했단 말이죠. 비수기라 숙소 없을 리도 없다고 생각했구요. 사실 내 계획은 순전히 계획이고 내 환상이니까 어떨지 모르잖아요? 상상한 것보다 훨씬 좋아서 더 오래 있고 싶을지, 아님 훨씬 나빠서 바로 떠나고 싶을지 말이죠. 그래서 말인데 우리 같이 다니는 거 어때요? 내 계획대로 해보고 톰의 감상도 들어보고? 그리고 부다가 마음에 들면 같이 숙소 구해서 다음날도 같이 다녀보는 거 어때요? 하루 다녀보고 마음에 안 들면 그대로 서로 바이바이."







보고싶은거 1도 안나왔는데 기딸린다. 청춘인 20대 빵탐 비포 선라이즈 같은거 보고싶었음.

2017.01.24 03:20
ㅇㅇ
보고싶은게 안나왔으니 어나더!!!!!! ㅠㅠㅠㅠ 존좋 청춘빵탐 ㅠㅠㅠㅠㅠㅠ
[Code: bf5a]
2017.01.24 03:35
ㅇㅇ
모바일
센세 어나더가 없으면 나랑 바이바이야 그러니까 빨리 어나더 가져오ㅏ
[Code: 6771]
2017.01.24 04:46
ㅇㅇ
모바일
존잼 센세 억나더 억나더
[Code: de1f]
2017.01.24 06:14
ㅇㅇ
모바일
센세 나랑은 하이하이
[Code: 1f2d]
2017.01.24 07:37
ㅇㅇ
모바일
어나더
[Code: 4827]
2017.01.24 08:43
ㅇㅇ
모바일
존나좋다 청춘빵탐좋아요ㅠㅠㅠㅜ
[Code: 1583]
2017.01.24 12:53
ㅇㅇ
모바일
예상치못한 만남 존좋 ㅠㅠㅠㅠ 제일 좋은건 센세가 어나더를 가져오겟다는거야ㅠㅠㅠㅠ 기 보충하고 보고싶은거 더 가져와 센세ㅠㅠㅠ
[Code: 222b]
2017.01.24 18:20
ㅇㅇ
풋풋한 청춘빵탐 존좋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제발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저도 너무 보고싶읍니다ㅠㅠㅠㅠㅠㅠㅠ
[Code: 6e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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