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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알파와 오메가는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이끌린다. 이것은 만고의 진리였다. 불행히도 세상에는 하나의 진리만 있지 않았다. 센티널에게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이것이 두번째 진리다. 그리고 에그시는 그 두번째 진리를 증오하다시피했다. 그의 연인은 이상적인 오메가였고, 동시에 센티널이었다. 에그시는 알파였지만 가이드는 아니었다. 에그시는 오래 전부터 허니에게 가이드가 필요할 것을 알았다. 히트사이클 때는 자신만만하게 허니를 품을 수 있었지만, 큰 힘을 쓰고 난 뒤에 그녀에게 필요한 건 알파가 아닌 가이드였다.


"해리, 를, 불러줘, 요, 제발..."


허니가 울먹이며 그녀의 가이드를 찾을 때 에그시는 심장이 쥐어뜯기는 고통을 맛봤다. 정장을 잘 차려입은 해리가 에그시에게 미안한 시선을 보내고는 괴로운 신음으로 가득찬 허니의 방으로 들어갔다. 에그시는 문 앞에 주저앉아 그녀의 고통이 이윽고 환희로 바뀌는 소리를 전부 훔쳐들었다. 30분 뒤 해리가 단정한 옷차림과 허트러진 머리카락을 하고 나오면 에그시는 그를 쳐다보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허니?"


그녀는 언제나처럼 잠들어 있었다. 에그시는 아직 채 식지 않은 허니의 옆에 누워 목 아래로 팔을 밀어넣었다. 그녀의 몸엔 해리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에그시는 이를 악물며 시트를 덮었다. 허니가 깨어나면 그에게 미안하다고 속죄할 거고, 에그시는 해리의 흔적을 지워나가며 고통뿐인 관계를 가질 것이다. 허니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불행히도, 빌어먹게 불행히도 허니는 오메가이자 센티널이었고, 에그시는 알파였지만 가이드가 아니었다.





2.

에그시와 허니는 보기 좋은 커플이었다. 좋은 나이의 선남선녀라는 것을 차치해두고서라도 우성알파와 우성오메가의 만남은 탁월한 시너지 효과를 보이기 마련이다.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두 사람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연인, 그것도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연인이라는 것을 금세 알 수 있었다. 서로를 사랑하는 것이 묻어 나올 정도로 달콤하게 바라봤고, 그 나이 대에 맞는 풋풋하면서도 장난기어린 모습을 보고 있자면 저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 오르는 관계였다. 


"해리, 이번 미션 허니는 빼주세요."


하지만 보기 좋은 장미에도 가시가 있고, 가장 행복한 가정에도 한두가지 불평이 나오기 마련이듯, 에그시와 허니의 사이에도 작은 독침은 있었다. 에그시는 허니는 문제가 아니라고 여겼다. 그녀가 센티널이었기 때문에 킹스맨 요원이 될 수 있었고, 그 덕에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에 빠졌으니. 문제는 에그시 본인이었다. 이날껏 우성알파라는 우월한 인종으로 살아온 에그시는 처음으로 자신이 가이드가 아님에 좌절했다. 센티널로서도 우수한 허니는 일상생활에서는 특별히 가이드를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미션을 다녀온 날엔 어쩔 수 없이 본성에 굴복해야했다. 에그시의 알파 페로몬은 오메가인 허니에게는 몰라도 센티널로서 괴로워하는 그녀에게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았다.


"불가능하다."

"저번 미션에서 다친 상처 아직 다 안 나았어요. 알잖아요."

"운신이 불가능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도 알지. 허니의 능력이 꼭 필요하다는 걸 인지하는 걸로 아는데."


전설의 갤러해드 자리를 에그시에게 물려준 해리는 이제 킹스맨의 수장이었다. 에그시는 그를 존경했다. 해리는 에그시를 진창에서 꺼내주고 인간구실을 하게 만들었으며 허니를 꼬실 때도 탁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에그시는 내심 허니와의 결혼식에서 주례는 해리 몫이라고 내정하고 있기도 했었다. 해리가 강력한 가이드라는 것을 알게 되기 전이었다. 이제 에그시는 해리를 존경하는 마음과 증오하는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 지 몰라 어쩔 줄 몰라했다.


"저번 미션 때, 머리를 다쳤어요. 허니 정신이 완전히 무너질 뻔 했다고요. 또 그런 일을 시키겠다는 거에요? 젠장, 해리 당신은 인정이라는 것도 없어요?"

"그래서 충분한 휴식기를 줬지. 귀네비어가 나약하다고 말하는 건가?"


에그시는 허니의 코드네임이 싫었다. 귀네비어. 아서 왕의 원탁의 기사를 세우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여인이자, 아서 왕의 고귀한 왕비. 허니는 현장요원이었지만 멀린처럼 기사는 아니었다. 허니의 센티널은 상대의 기억을 읽고, 그것을 재구성하는 능력이었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눈만 깜빡하면 이뤄지는 성과는 아니었다. 타인의 기억을 읽어내기 위해 허니는 그와 접촉하고 그의 경계를 무너뜨려야 했다. 당연히 그녀가 나가는 주된 임무는 사교장이었다. 에그시는 허니가 미션의 일환으로 남자 혹은 여자와 관계를 가지는 것엔 불만이 없었다. 그건 에그시도 해야 하는 일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가이드는 달랐다.


"허니와 나는 곧 결혼할거에요."

"나도 알고 있단다. 청첩장을 디자인한다고 들떠있더군."


에그시는 해리를 노려보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해리는 그가 갑자기 결혼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짐작하고도 남았다. 에그시는 해리에게 경계를 느끼고 있었다. 훌륭하군. 해리는 중얼거렸다. 좋은 감이야. 다른 이들은 해리가 허니에게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심지어 허니마저도 그저 해리가 어쩔 수 없이 요원으로서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고행한다고 여길 정도였다. 그는 그만큼이나 철저했다.


알파의 본능이라는 건가. 가이드인 해리는 알파라는 족속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제 오메가에게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퍼붓는다는 상식은 있었다. 가이드인 해리는 일부러 센티널을 안지 않아도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었다. 처음에는 허니의 생각처럼 그저 의무였지만 몸을 섞는다는 결합은 해리의 마음에 점차 다른 감정을 꽃피웠다. 해리는 당황했고, 모르는 척 하다, 결국 그 감정을 받아들였다. 에그시의 경계는 물론 신경쓸 가치가 없었다. 해리는 허니를 차지할 생각이 없었다. 에그시가 그녀를 완전히 독차지하지 못하는 것처럼 해리 역시 그럴 것이고, 그렇다면 지금처럼 명예로운 방식으로 허니의 곁에 자리하며 그녀를 맛보는 행복을 만끽하는 편이 나았다.


"귀네비어라."


허니의 코드네임을 입 안으로 굴리며 해리는 오늘밤 맛 볼 그녀의 몸을 상상했다.


3.

"흐... 아... 에그시... 에기...아아..."


해리는 허리를 쳐올리며 연신 에그시를 불러대는 애타는 소리를 무시했다. 처음 몸을 섞을 때도 그랬지만, 허니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도 해리의 단 한번도 해리의 이름을 부르지 않았다. 고집스럽게 후_배위를 돌리지 않는 허니의 등에 해리가 자잘하게 입맞췄다. 센티널을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잦은 스킨십이나 잠자리는 흔히 통용되었지만 가이드가 그 행위에서 무언가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일은 적었다. 허니는 에그시와 본딩을 맺었을까? 땀으로 젖은 목덜미를 혀로 핥아내며 해리는 무심코 생각했다. 알파와 오메가는 미스테리한 호르몬의 작용으로 서로에게 최고의 황홀감을 안겨준다고 했다. 에그시와 허니는 우성 알파와 우성 오메가니 그 황홀감의 정도가 다를 것이다. 


"에그시...에그시... 에그시..."


숨죽여 울며 허니가 베개를 물어뜯었다. 해리는 혀를 차며 그녀의 입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넣었고, 뜨거운 혀가 휘감기더니 잘근잘근 씹는 귀여운 촉감이 이어졌다. 물론 허니는 있는 힘껏 이를 세우고 있었으므로 행위가 끝날 때 쯤엔 잇자국이 나 있을 것이다. 해리가 마지막으로 세게 밀어붙이고 사정감을 참으며 그녀의 안에서 나왔다. 콘돔은 센티널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때문에 해리는 언제나 그녀를 생생하게 맛볼 수 있었다. 안에서 도달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그런 짓을 했다가는 거절당하게 될 테니 언제나 마지막까지 이성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하아...아...."


허니의 하얀 등에 분출한 해리는 잠에 빠져드는 숨소리를 확인하고는 그녀를 돌려눕혔다.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 문을 열자 언제나처럼 에그시가 앞에 서 있었다. 분한 얼굴로 씩씩거리는 에그시의 시선이 의도적으로 넥타이를 매만지며 보여준 손가락을 발견하고는 욕설을 내뱉였다. 알파 페로몬은 일반인에게도 영향을 끼칠 수 있었다. 해리는 흉폭하게 쏘아지는 페로몬에 살짝 놀랐다가 평정심을 되찾았다.


"자고 있단다."


어깨를 세게 치고 밀고 들어간 에그시가 허니의 옆에 자리잡고 눕는 장면을 방 문이 닫히기 전에 바라본 해리는 잇자국이 남은 손가락을 매만졌다. 




새벽녘 목이 말라 눈을 뜬 허니는 코앞의 에그시의 눈동자 깜짝 놀랐다가 베시시 미소 지었다. 에그시도 마주 웃으며 그녀의 콧망울에 키스했다.


"안 자고 뭐해?"

"너 보고 있었어."

"내일 미션 없어?"
"당분간은."


허니가 꼬물거리며 에그시의 품을 파고들었다. 서로에게 익숙한 체향을 깊게 들이마시자 만족감이 차올랐다. 


"해리가 널 아프게 했어?"


표정을 들킬 위험이 사라지자 에그시가 얼굴을 굳히고 물었다. 허니가 고개를 들려 했지만 뒷통수를 꾹 누르는 힘에 다시 품에 코를 박을 수밖에 없었다.


"몰라. 기억 안 나. 왜?"

"아무리 아파도 깨물면 어떡해."

"내가 깨물었대?"

"그런 말은 안 하는데, 이빨자국 나 있더라."


허니가 당황하며 에그시의 품을 빠져나왔다. 어느새 에그시는 장난스러운 얼굴로 돌아와 허니를 놀렸다. 그런 버릇 없었는데 해리가 되게 못하나보다, 나이만 먹었지 실력은 영 별론가봐, 가이드 바꿔야 되는 거 아니야? 같은 소리로 허니를 웃긴 뒤 그녀의 목덜미에 키스했다. 허니가 간지럽다고 까르르 웃으며 몸을 굴려 한바탕 엎치락뒤치락 힘겨루기를 했다. 이윽고 허니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올라탄 에그시가 쪽쪽 소리를 내며 가슴을 가볍게 애무했다.


"미안하네. 힘 쓰고 난 다음엔 아무 정신이 없어서 생각이 잘 안 나. 사과해야 되나?"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그럴 것 까지야."


불쑥 에그시가 허니의 입술로 손가락을 가져갔다.


"왜?"

"나도 해 줘."

"깨물어달라고?"


허니가 기막힌 웃음을 흘리자 에그시가 어린애처럼 투정부렸다. 허니가 몸을 일으켜 에그시를 뒤로 밀고 반대로 올라탔다. 훅 끼쳐오는 은은한 향에 에그시의 앞섭이 부풀었다.


"그런 거 말고 제대로 된 도장 찍어줄게."


에그시의 목에 코를 막고 흐흐 웃던 허니가 이를 세워 물다가 얇은 살가죽을 살살 빨아올렸다. 에그시는 허니의 허리에 손을 얹고 신음을 삼켰다. 


"됐다."

"잘 찍었어?"

"응. 완전 예뻐."


자연스럽게 섹스텐션이 흘렀지만 미션을 마치고 온데다 해리를 상대하느라 진이 빠진 허니를 에그시는 밀어붙이지 않았다. 둘은 그저 꼭 껴안고 종알종알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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