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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3 19:41
워레+약간의 뤠

레스타는 루이와 클라우디아한테 워낙 데여서 새 뱀파이어 동반자를 만들기를 주저하고, 워대디는 전쟁을 지독하게 겪어서 레스타를 사랑하지만 영생은 원치 않아서 대신 주어진 시간동안 여한없이 사랑하며 살자고 둘 다 동의한 상태임

루이는 19세기 중엽 레스타를 떠나 백여년을 방황한 끝에야 자신이 있을곳은 레스타 곁이란 결론을 내리고 레스타가 죽었다면 따라죽기로, 살아있다면 어디든 레스타가 가는 곳으로 따라 가겠다는 마음으로 레스타를 추적했는데 웬 인간에게 내일이 없는 것처럼 빠져있는걸 보게됨

루이는 당황하겠지 레스타가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했지만 이건 예상 답안에 없던 결과였으니까 그래서 며칠 근처를 맴돌며 상황을 지켜보려 했는데 미모와 빵화가 모든것인 조빱 뱀프이다 보니 당연히 뱀파이어 중에서도 사기스펙인 레스타한테 들킴

그리고 레스타의 반응 역시 루이 예상을 한참 벗어난것이었음

루이는 레스타가 자신을 보자마자 이를 갈며 죽이려 들거나(그럴경우 자신의 진심 한 마디만 전하고 기꺼이 레스타 손에 죽어 줄 생각이었음), 화를 내고 욕을하거나, 어쩌면, 정말 어쩌면 예전 자신을 끊임없이 원하던 그 때처럼 두 팔 벌려 반겨줄거라고 생각했는데 레스타는 합의하에 좋게 헤어진 옛연인을 오랜만에 마주친것처럼 순수하게 반가워하며 다정한 친구같은 태도를 취함

그리고 그 어떤 원망도 찾아볼 수 없는 레스타의 태도에서 루이는 깨달았음 원망은 그래도 일말의 감정이 남았을 때 나오는것이고, 자신은 이제 원망의 대상도 되지 못할만큼 레스타의 마음은 다른 사람으로 가득 차버렸다는걸ㅇㅇ

이제서야 레스타에 대한 자기 마음을 자각한 루이는 백년도 더 전에 굳어버린 심장이 찢어지는것 같은 고통을 느꼈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았음 레스타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벌을 이렇게 받는구나,하고 생각하며

애써 수소문해 찾아온 내색을 하지 않고 루이는 지나는 길에 너인것 같은데 인간과 함께 사는것 때문에 확신이 안 서서 좀 지켜보고 있었다고 둘러댔고, 레스타는 그 말에 의심도 없이 환히 웃으며 그 인간이 자신의 연인이라고 말했음

집에 들렀다 가라고 붙잡는 레스타를 가끔 오가다 들리겠다며 거절한 루이는 다시 정처없이 홀로 길고 긴 방황길에 나섰음

발길 닿는대로 떠돌다 가끔씩, 아마도 인간의 세월로는 꽤 긴 시간일 만큼의 간격을 두고 루이는 먼발치에서 레스타가 사는 모습을 지켜보다 돌아가곤 했음

레스타와 그 인간이 행복한 모습을 보고 다시 쓸쓸하게 돌아서기를 꽤 여러번 반복했을때, 루이는 문득 레스타의 연인이 이제 많이 늙었다는걸 알아차렸음 아마 뱀파이어인 레스타의 관점에서는 짧은 시간내에 그 인간의 수명이 다 할 것이라는것도

하지만 레스타도 그 인간도 초조해하거나 별다른 준비를 하는 기색이 없어서 루이는 의아했음 왜 레스타가 자기 연인을 뱀파이어로 만들지 않는걸까, 하며 발걸음을 돌림

그 후 세 번째로 찾아갔을 때, 루이는 레스타의 집이 사람 사는 기척없이 텅 빈 것을 발견하고는 놀라서 주변을 뒤지다 멀지 않은 곳에서 혼자 오도카니 앉아있는 찬란한 금발 뒷통수를 발견함

뱀파이어 특유의 신속하고 조용한 움직임으로 그 옆에 나란히 앉자, 여전히 앞만 본 채로 레스타가 입을 열었음

네가 한 번은 올 것 같아서 기다리고 있었어
....
여전히 아름답네, 루이

루이는 한동안 말없이 레스타가 보고있던 작은 묘비만 바라보고 있었음

왜 그랬어?

한참만에 입을 연 루이는 선문답같은 질문을 던졌음

그가 원하지 않았으니까
....
그리고 나도 원하지 않았어
레스타..
괜찮아, 루이. 우린 여한없이 사랑했으니까. 공연한 욕심을 부려 남의 인생까지 망치는건 한 번으로 족해
....
떠나려고 했는데 그래도 마지막으로 너는 한 번 보고가야할 것 같아서..네가 날 찾아 여기로 왔다 헛탕치게 할 수는 없잖아?

옅게 웃으며 말한 레스타가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났음

곧 해가 뜨겠네. 우리집에 가면 지하실도 있고, 창문 막아놓은 방도 많이 있으어. 같이 가.

레스타의 빈 집에 도착한 루이는 꼼꼼하게 널판지가 대어진 창문들이 이젠 죽고 없는 그의 솜씨임을 알아챘음

아무데나 너 좋은곳으로 골라. 난 먼저 들어갈게

그리고 레스타는 방 하나의 문을 열고 들어가 버림

다음날 해질녘 깨어난 루이는 레스타의 방이 빈 것을 보고 집안을 뒤졌지만 레스타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음

원래 강한 뱀파이어인 레스타는 햇빛이 다 사그라들기도 전에 일어나곤 했다지만 어쩐지 불안함을 느낀 루이는 레스타를 찾아 나섰고, 얼마 안 가 레스타를 찾아냄

작은 묘비 앞에 쌓인 한 무더기의 잿더미를 말없이 바라보던 루이는 잿더미에 손을 얹고 한참을 있다가, 그 속에서 검은 비단 리본 하나를 집어들어 제 품 속에 넣은 뒤 그 옆에 누워 떠오를 태양을 기다림

레스타가 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가겠다는 다짐을 이제야 지킬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면서, 뱀파이어에게도 영혼이 있다면 자신도, 레스타도 사랑했던 사람들이 있는곳으로 갈 수 있기를 바라며 루이는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보았음
2017.01.23 19:44
ㅇㅇ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슬픈데 아름답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으엉엉 ㅠㅠㅠㅠ
[Code: be9e]
2017.01.23 20:21
ㅇㅇ
모바일
아니 루벅...루벅이 아니다 엉엉엉ㅠㅜㅜㅠㅜㅜㅜㅠ루이 짠해ㅠㅜㅜㅜㅜㅜㅠ말이라도 해보지 이 애잔한노마ㅠㅜㅠㅜㅜㅠ
[Code: 1c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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