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429549
view 13416
2014.06.18 14:10

- 윌.

 

등 뒤에서 한니발의 속삭임이 윌의 부드러운 머리카락 사이를 지나 귓속으로 스며든다.

현실인지 꿈인지 알 수 없는 몽롱함의 가운데 윌의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다.

아직도 종종 악몽에 시달리는 윌의 침대는 이미 흥건히 젖어 있다.

한니발의 목소리를 신호삼아 모든 감각세포가 귀로부터 시작하여 파문이 이는 듯 일렁인다.

 

- 아직도 열이 있군요.

 

한 밤의 찬 공기를 묻힌 한니발의 차갑고도 뜨거운 손이 윌의 이마와 뺨을 쓰다듬고 목 뒤를 받쳐 일으켜 비스듬히 품에 안는다.

순식간에 현실로 소환당한 윌은 흔들리는 눈동자를 한니발에게 애써 고정하며 숨을 몰아쉬고 있다.


- 늦었네요. 들어오는 것도 몰랐어요.

 

한니발은 윌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눈을 감고 깊은 숨을 들이마신다.

윌의 냄새.

한니발은 한껏 들이마신 윌의 냄새를 폐속으로 깊숙이 넣으며 강렬한 매혹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 하지만...


- 윌, 이제 더 이상은 안된다고 했을텐데요.

 

윌은 초빙 강연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 녀석을 만났다.

은색이 드문드문 섞인 금색털이 물결치는 이 녀석.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만큼 정말이지 한니발을 닮았다.

가까이 오지 않지만 멀리는 가지 않고 뚫어질 듯 윌을 응시하는 눈동자도.

어떻게 이 녀석을 집으로 데려가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녀석은 그저 그 자체로 한니발인데.

 

- 어쩔 수 없었어요. 첫눈에 사로잡혀서...

 

- 오 윌, 지금 당신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요? 당신을 사로잡는 것이 나 이외에 또 있다는 그런 뜻인가요?

 

윌을 품에서 부드럽게 떼어내어 마주앉힌 한니발의 눈동자 속에 돌풍이 시작되고 있다.

한니발에게 잡혀있는 윌의 팔에 오싹하며 소름이 돋는다.

나를 사로잡는 것은 모두가 당신이거나 혹은 당신을 떠오르게 하는 것이죠, 한니발. 알고 있잖아요.

 

- 나는 누구와도, 무엇과도 당신을 나누지 않습니다, 윌. 나를 시험하지 마세요. 온전히 내 것이 되세요.

 

- 그건... 이미 당신이 더 잘 알고 있죠, 한니발. 개를 질투하지 마세요.

 

윌의 심장은 미친 듯 요동치고 있었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이상하게도 차분하다.

스무가지도 넘는 감정이 잔뜩 구겨넣어진 얼굴을 한 채 윌의 어깨를 쓰다듬으며 등 한가운데를 타고 내려가는 한니발.

그의 왼손에 윌의 모든 감각이 집중되고 있다.

한니발의 입술은 윌의 목선을 타고 오르내리며 지분거리고 있다.

한니발이 숨이 닿는 곳은 모두 데는 것 같기도 하고 전기가 오르는 것 같기도 하다.

 

- 질투? 버릇이 없군요, 윌.

 

한니발의 으르렁거리는 목소리가 윌을 뒤흔들고 있다.

떨리는 몸을 진정하려 이를 꽉 다무는 윌.

 

- 이런. 윌. 자꾸 그러면 턱을 상한다니까요.

 

왼손으로는 등과 허리를 집요하게 어루만지며 오른손으로는 윌의 꽉 다문 턱선을 따라 흐르며 입을 맞출 듯 가까이 다가가는 한니발.

윌의 입술사이에선 환락을 갈구하는 탄성이 저절로 흘러나오지만 한니발은 윌의 기대를 무시한 채 무심하게 입술에서 쇄골 가슴 배로 이어지는 손길을 만들고 있다.

 

한니발의 손이 허리선을 지나 더 아래로 향하자 윌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니발의 수트와 베스트 그리고 팬츠의 단추를 푼다.

윌이 하는대로 내버려두는 한니발.

윌은 한니발을 안고 입을 맞추려 급히 다가가지만 그것은 절대 허락되지 않는다.

 

- 말을 듣지 않는 버릇없는 아이는 벌을 받아야 합니다. 매우 긴 밤이 되겠네요, 윌.

 

벌을 받는다는 말을 듣기만 했는데도 윌은 벌써부터 절정에 오르고 있다.

밤새도록 절정의 부근에서만 맴돌게 하고 절대 끝을 맺어주지 않는, 가장 참혹하고 그만큼 달콤한 한니발의 벌.

 

기대감으로 이미 온 몸을 크게 떨고 있는 윌.

그리고 조용히 넥타이를 풀며 그런 윌에게 시선을 고정하는 한니발.

윌은 한니발의 눈동자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한니발의 고혹적인 입술도 미세하게 벌어지며 이미 윌이 가져다 줄 최상의 쾌락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혀로 입술을 적시며 윌이 선언한다.

 

- 당신이 내내 참고 견딜 수 있다면 그렇겠죠, 한니발.

 

한니발의 눈이 커지며 일렁인다. 난생 처음, 그 자신도 곧 절정에 다다를 것만 같다.

 

- 확신이 넘치는 군요, 윌. 오늘은 정말 기대가 됩니다. 그럼 한번 겨뤄 볼까요.



2014.06.18 20:56
ㅇㅇ
모바일
이제 벌을 받는 장면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Code: 2050]
2014.06.19 02:00
ㅇㅇ
모바일
선생님 뒷부분이짤린것같아요..
[Code: 1ce8]
2014.06.24 01:21
ㅇㅇ
모바일
맞아요 뒷부분이 뒷부분이 ㅜㅠㅜㅠ 왜없죠 올만에 한니발윌을 보다니 ~
[Code: 0650]
2014.07.02 17:15
ㅇㅇ
얌전히 벌을 받는 차칸 윌사스미를 빼먹으신것 같군요.
[Code: 5dbf]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