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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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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키가 해동되고나서 스티브랑 같이 살았겠지. 이때 스티브랑 몸도 텄는데 워낙 자낮이라 스티브가 제대로 마음 전한 건 곡해해서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내색은 안하겠지. 그렇게 스티브가 열과 성을 다해서 버키 해감시켜주고 팔도 봐주고 새로운 세상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버키는 맨날 잠자기 직전 튀튀하는 계획만 짜고 머릿속으로는 온갖 시뮬레이션 돌렸으면 좋겠다. 그러다 진짜로 튀튀하고 스티브도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으로 숨어들겠지. 근데 몸이 계속 안 좋아 혹시나 하는 맘에 임테기 샀는데 두줄 떠라. 홀몸인줄 알고 대충 챙겨서 거지같은 폐허에 자리잡았는데 애가 들어서 있으니 당황스럽고 무섭겠지. 거기다 사랑하는 스티브와의 아이여서 더 마음이 편치 않을거야. 그렇게 홀로 임신사실 알고 홀로 입덧하고 배불러서 애 낳겠지. 병원도 못 가고 산통오면 혼자 끓인 물 받아서 해산하는데 딱 기절하기 직전인데도 아이 생각때문에 정신차리겠지. 피 범벅이인 핏덩이 껴안고 겨우겨우 탯줄 자르는데 계속 눈물이 날거야. 갓 태어난 아기들은 작다곤 하지만 버키가 낳은 아기는 더욱 더 작아보였거든. 잘 먹지도 못하고 수중에 챙겨온 현금으론 싸구려 음식만 사먹었고 자리잡은 보금자리 뒷산에서 산열매나 과일같은거로만 끼니를 떼웠으니 아이도 볼품없이 작은거.


깨질 것 같은 소중한 아이 싸개로 조심히 싸서 그 후로 금이야, 옥이야하며 키우겠지. 근데 잘 못 먹고 젖도 잘 안 도는 버키이니 아기한테 죄책감만 더 해질거야. 그래도 예쁜 아기가 작게 태어난 거에 비해 잔병치레 안하고 조금씩 꾸준히 잘 자라서 다행이겠지. 버키는 아이가 세살 때까지 제가 키울거야. 아빠를 닮은 금발머리에 얼굴은 버키랑 똑같아서 사랑스럽기 그지없겠지. 이름은 스텔라로 지어주면서 때때로 스티브를 부르듯 애절함을 담아 보낼거야.
그리고 아이가 마마하며 말문이 조금씩 트일 때쯤, 버키가 잡아주지지 않아도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제 힘으로 온전히 걸을 때 쯤 버키는 아이를 데리고 스티브의 집으로 찾아가겠지. 품에서 자고 있는 아이에게 입맞추고 아이 가슴팍에 옷핀을 껴서 스텔라라고 얼기설기 엉성하게 수놓은 이름표를 붙여줄거야. 버키는 품안의 아이를 문 앞에다 내려놓고 혹시나 추울까봐 챙겨온 담요를 덮어주겠지. 해가 뜨기 직전, 규칙적이던 스티브가 일어나기 삼십분 전 버키는 다시 아이를 내려놓고 떠날거야.

스티브는 해가 고개를 들 즈음에 깼겠지. 알람도 울리지 않았는데 그냥 오늘따라 몇분 더 이르게 일어났어. 몇년간 썰렁했던 집은 이제 다른 이의 온기로 채워져있었어. 사실 그 이가 스티브 맘 속 깊이 자리잡은 허무와 우울을 완벽하게 달래주진 않았어도 그 이 마저 없다면 버키가 떠나버린 그 자리가 너무나도 깊고 어두워 그대로 무너져버릴지도 몰랐거든. 스티브는 아침부터 찾아온 고질병 같은 음울함에 미적미적 거실로 나갔지. 그런데 밖에서 아이 울음 소리 같은 게 들려. 스티브는 이상해서 나가봤지. 문을 열고 보니 현관에 담요에 덮인 아이가 마마를 부르면서 서럽게 울고 있겠지. 스티브는 놀라서 아이를 안아드는데 아이의 가슴팍에 스텔라라고 수놓아져 있는 어설픈 바느질을 보겠지. 스티브는 심장이 내려앉았겠지. 이 아이가 누구의 아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거든. 저를 떠나간 잔인한 연인을 똑닮은 얼굴하며 저를 닮은 금발머리하며....스텔라는 스티브의 아이였고, 버키의 아이였겠지.

스티브는 아이와 함께 울었어. 사랑했던 연인은 또 저를 놔두고, 심지어 아이까지 놔두고 떠났지. 온갖 인맥과 장비들을 동원했음에도 삼년간 찾지 못했던 버키였던터라 다음의 만남은 기약조차 할 수 없었지. 스티브는 분하기도 했을거야. 버키는 언제든 스티브를 찾아올 수 있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오늘을 제외하고는, 그런 적이 없었지. 스티브는 마치 버키의 망령이라도 붙드는 심정으로 아이를 꼭 껴안을거야. 어느 새 잠에 깬 스티브의 새로운 연인이 스티브의 옆으로 와 그를 달래주겠지. 아이는 지치지도 않는 지 계속 울고 스티브는 옆의 새 연인을 위해 겨우 훌쩍임을 갈무리하고 억지로 웃어보일거야.

2017.01.10 00:03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bcd4]
2017.01.10 00: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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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버키가 나중에 아이 만나는 것까지 보여주셔야지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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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0 00: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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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ㅜㅜ 분분이 찌통으로 기절 ㅜㅜ
[Code: 1cbe]
2017.01.10 00: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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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존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c0b]
2017.01.10 00: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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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c0b]
2017.01.10 00: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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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간적으로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8f7]
2017.01.10 00: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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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통ㅠㅠㅠㅠㅠㅠㅠㅠ 버키가 아기 만난거 안나왔으니 어나더는 약속된거네요 센세 억나더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6841]
2017.01.10 07: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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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팁 새 사람 만났구나 광광ㅠㅠㅠㅠㅠㅠㅠㅠ 자기는 버키가 어떤지조차 알 수 없는데 버키는 언제든 스팁 만나러 올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은에 분한감정 드는 스팁 마음도 이해가 간다ㅠㅠㅠㅠㅠ 센세 제목이랑 짤선정 오져따리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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